봄·여름철 기승을 부리는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 운전자의 시야를 흐리고 순간적으로 운전대를 놓치는 실수를 유발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오토헤럴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때 이른 더위가 찾아 왔지만 절기상 지금은 봄이다. 어느 계절보다 화려한 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복병을 만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복병은 꽃에서 나오는 가루, 꽃가루다. 알레르기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꽃가루는 골칫거리다. 그래서 비염을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봄은 화려함과 고통을 함께 주는 계절이기도 하다.
반전이 하나 있다. 꽃가루로 부르고 있지만 '진짜 주범'은 화려한 꽃이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나무(수목류)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타너스, 은행나무, 느티나무는 물론 산에 널린 상수리나무와 신갈 나무, 자작 나무, 참나무, 삼나무, 오리나무 등도 꽃가루 주범이다.
꽃가루는 비염 환자들에 고통을 주는 것 이상으로 안전운전에도 영향을 준다. 볼보자동차가 영국 운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9%가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이 안전 운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문제는 심한 재채기다. 응답자의 13%가 재채기를 하는 순간 운전대에서 손을 뗀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영국의 전체 운전자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4.9%인 53만 여명이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으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Near Miss)'을 경험했다.
우리도 일상적 운전에서 재채기 때문에 순간 당혹스러웠던 경험들이 한 두번 있었을 것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으로 불편을 겪은 시기는 이제 몇일 앞으로 다가온 6월이 29%로 가장 많았다. 지나간 5월이 22%, 이어 7월이 16% 순이다.
앞으로 다가올 계절에 꽃가루 알레르기에 더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알레르기 증상으로 재채기를 하면서 운전대를 놓치는 매우 위험한 상황만으로 끝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대부분 환자들이 알레르기 증상 완화를 위해 복용하는 치료제는 뇌의 스위치가 꺼지듯 극심한 졸음과 피로감을 유발 '항히스타민제'다. 과하게 복용하면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 단속 기준과 다르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 비염 증상이 심하고 알레르기 약을 먹었다면 운전을 삼가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알레르기 증상에 따른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방법은 뭐가 있을까. 우선은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 한다. 꽃가루는 보통 기온이 오르고 건조해지는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에 가장 많이 날린다. 이 시간대를 피해 운전을 하고 그래도 해야 한다면 KF80 이상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헤파(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거나 운전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닫고 에어컨 공조 시스템을 '내부 순환 모드'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실내 공기를 순환하겠다며 창문을 여는 행위도 삼가해야 한다.
도로변 가로수 대부분에서 나오는 꽃가루를 들이 마시는 꼴이 될 뿐 아니라 특히 한적한 시골길을 달릴 때도 우리나라 산에 많은 상수리나무나 신갈 나무도 치명적인 꽃가루를 날리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면 이 나무들이 날리는 꽃가루를 달리는 차량 안으로 포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반면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잦아 들었지만 노랗게 날리며 차량까지 물들이는 소나무의 송홧가루나 씨앗에 붙은 솜털을 날리는 버드나무는 알레르기 비염 자체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이른 더위로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가 조금 사그러 들었지만 안심할 때는 아니다. 꽃가루는 장마와 높은 습도로 여름철 날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뿐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9월에 접어들면 다시 기승을 부리게 된다.
겨울이 아니면 안심할 수없는 꽃가루 알레르리가 안전 운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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