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6세대 '올 뉴 RAV4'의 핵심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적용된 급속 충전 기능이다(토요타)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토요타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6세대 '올 뉴 RAV4'의 진짜 핵심은 디자인도, 성능도 아니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적용된 급속 충전 기능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외부 충전이 가능하더라도 완속 충전만 지원한다. 배터리 용량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만큼 급속 충전까지 적용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충전에 수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는 PHEV의 장점인 전기 주행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출퇴근이나 장거리 이동 중 짧은 시간 안에 배터리를 충전하기 어려워 상당수 운전자들이 결국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토요타는 신형 RAV4에 새롭게 개발한 22.68kWh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DC 급속 충전 기능을 적용했다(오토헤럴드 DB)
반면 이번 출시된 올 뉴 RAV4 PHEV는 기존의 틀을 깨는 방식을 선택했다. 토요타는 신형 RAV4에 새롭게 개발한 22.68kWh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DC 급속 충전 기능을 적용했다. 토요타 측 설명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50kW CCS1 급속 충전 규격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5분(상온 25℃ 기준)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앞서 국내 출시 행사에 참석한 후토나가네 요시노리 RAV4 개발 총괄 치프 엔지니어는 "새로운 배터리와 파워 컨트롤 유닛을 적용하고 급속 충전 시스템을 엔진룸에 통합 배치했다"라며 이번 세대 PHEV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로 급속 충전을 꼽았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가격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E 300e와 GLC 300e, GLE 400e, 중국의 BYD와 Lynk & Co 일부 모델 등이 DC 급속충전을 지원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선택지가 극히 제한적이다. 특히 국내 판매되는 1억 원 미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가운데 DC 급속충전을 지원하는 모델은 사실상 RAV4 PHEV가 유일하다.
국내 판매되는 1억 원 미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가운데 DC 급속충전을 지원하는 모델은 사실상 RAV4 PHEV가 유일하다(오토헤럴드 DB)
여기서 토요타가 급속 충전에 집중한 이유는 명확하다. 전기차 사용 경험을 PHEV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RAV4 PHEV는 전기모드 기준 최대 77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출퇴근 평균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평일 대부분을 엔진 개입 없이 전기로만 운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장거리 이동 시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작동해 충전 인프라 부담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공 충전시설에서 짧은 시간 동안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PHEV와 차별화되는 요소다. 완속 충전기를 찾아 몇 시간씩 연결해야 했던 기존 PHEV의 한계를 상당 부분 해소한 셈이다.
토요타는 이를 '멀티 패스웨이(Multi Pathway)' 전략의 연장선으로 설명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를 병행하는 전략 속에서 RAV4 PHEV는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 모델 역할을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RAV4 PHEV가 단순히 새로운 SUV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한다(오토헤럴드 DB)
업계에서는 이번 RAV4 PHEV가 단순히 새로운 SUV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긴 주행거리와 충전 편의성, 경제성을 동시에 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토요타가 신형 RAV4를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단순한 전동화가 아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사이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에 가깝다. 그리고 그 해답의 중심에는 전기차의 효율성과 하이브리드의 실용성을 결합한 '급속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자리하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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