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코리아가 DM-i의 국내 시장 진출에 앞서 배포한 참고 자료 일부분이 과장 또는 왜곡돼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토헤럴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BYD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DM-i(Dual Mode Intelligent)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BYD는 DM-i가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기모터 중심의 주행과 1000km 이상의 긴 주행거리, 급속충전 기능까지 갖춘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BYD DM-i는 기존 하이브리드 기술과 차별성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일부는 시장에 혼란을 줄 정도로 과장돼 있다. '전기차 기반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은 혼다 e와 르노 E-Tech 등을 통해 이미 익숙한 기술이다.
BYD가 강조하는 800만 대 판매와 누적 300억km 주행 기록 역시 일방적 주장일 뿐 독립적인 검증이 어려운 수치다. DM-i가 하이브리드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혁신적인 기술인지, 또는 기존 기술을 전기차에 가깝게 다듬은 진화형 시스템인지는 보다 냉정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Q. DM-i는 기존 하이브리드와 완전히 다른 기술인가?
A. 그렇지 않다. BYD는 DM-i를 '전기차 기반 하이브리드(Electric First Hybrid)'라고 설명하지만 기술 구조 자체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상당 부분 유사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다.
대표적으로 혼다의 e(i-MMD)는 저속 구간에서 전기모터 중심으로 주행하고 고속 정속 주행에서는 엔진이 직접 구동에 참여한다. 르노의 E-Tech 하이브리드 역시 엔진과 전기모터를 상황에 따라 조합하는 직병렬 구조를 사용한다.
BYD DM-i 역시 전기모터 중심 구동 후 고속 영역에서 엔진 직결 모드가 개입하는 방식으로 업계에서는 PHEV와 EREV의 장점을 결합한 진화형 직병렬 하이브리드 정도로 평가한다. 즉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 기존 기술을 BYD 방식으로 최적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Q. DM-i 엔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열효율을 갖고 있나?
A. 높은 수준이지만 세계 최고는 아니다. DM-i 핵심인 샤오윈 1.5T 엔진의 열효율은 40.12%다. 현재 업계에는 41% 이상의 열효율을 기록한 토요타 엔진이 있고 중국 업체들도 43~48% 수준의 열효율을 발표하고 있다.
심지어 BYD가 별도로 공개한 5세대 DM 시스템용 1.5리터 자연흡기 엔진은 46.06% 열효율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국 40.12%는 우수한 수치이지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Q. 18kW DC 충전을 "전기차 수준"이라고 할 수 있나?
A. PHEV 기준에서는 장점이지만 전기차 수준은 아니다. 기존 PHEV 대부분이 AC 완속충전에 의존하는 것과 비교하면 분명한 강점이지만 BYD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순수 전기차 씰, 씨라이언7, 아토3 등 조차 80~150kW급 DC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충전 출력만 놓고 보면 DM-i의 18kW는 순수 전기차 대비 5~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PHEV 중에서는 빠른 편'이라는 표현은 가능하지만 'BYD 전기차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설명은 다소 과장된 해석에 가깝다.
DM-i가 30분 만에 충전을 마치는 이유 역시 초고속 충전 때문이 아니라 약 18kWh 수준의 비교적 작은 배터리 용량 덕분이다. 30%에서 80%를 채우는 같은 양의 전력(약 9kWh)을 가정용 7kW 완속 충전기로 채워도 1시간 20분 정도면 충전이 가능하다.
반면 최근 출시한 토요타 라브4 PHEV는 50kW CCS1 급속 충전 규격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5분(상온 25℃ 기준) 만에 충전할 수 있다.
Q. "EV에 근접한 탄소 저감 효과"는 사실인가?
A. 조건부로만 가능하다. DM-i는 기본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다. 배터리를 자주 충전하고 짧은 거리를 주행할 경우 전기차에 가까운 효율을 얻을 수 있다. 장거리 주행시 엔진이 주동력으로 사용되고 배터리 충전에 사용하는 모터 역시 엔진을 사용한다.
따라서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 배출가스가 발생하며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사용자의 충전 습관에 크게 좌우된다. 유럽에서는 PHEV 운전자들의 실제 전기 주행 비율이 제조사 발표보다 크게 낮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Q. "세계 최초 양산형 PHEV"라는 주장은 맞나?
A. 사실이지만 의미는 다르다. BYD는 2008년 F3DM을 출시하며 세계 최초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다만 세계 최초와 시장 성공은 별개의 문제다.
F3DM은 판매량이 많지 않았고 글로벌 시장 영향력도 제한적이었다. 첫해 판매량이 48대에 그쳤고 2013년 단종 될 때까지 누적 3284대에 그쳤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대중화는 토요타 프리우스 PHEV, GM 쉐보레 볼트,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 등이 오히려 큰 기여를 했다.
Q. 800만대, 300억km 주행 검증은 사실인가?
A. BYD는 최근 2년간 연간 400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DM 계열 PHEV였다. 가장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은 DM 계열 차량이 누적 300억km를 주행했다고 주장이다.
누적 판매량 800만 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차량 1대당 평균 누적 주행거리는 약 3750k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승용차가 3~4개월 정도 운행하면 도달하는 거리다.
BYD가 과거 공개한 다른 자료에서는 150만 대 차량이 매달 28억km의 주행 데이터를 생성한다고 밝힌 것과도 대비된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800만 대 차량의 누적 주행거리는 현재 발표된 300억km보다 훨씬 커야 한다.
업계에서는 해당 수치가 과거 어느 시점의 통계를 그대로 사용했거나 판매량 증가 이후 업데이트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Q. "1997년부터 전기차 연구를 시작했다"는 설명은 사실인가?
A. 사실관계가 다소 불명확하다. BYD가 배포한 참고자료에는 "1997년 왕촨푸 회장이 전기차 연구에 착수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BYD 공식 연혁에 따르면 1997년은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을 본격 확대하던 시기이며 자동차 사업은 2003년 시안 친촨자동차 인수 이후 시작됐다.
더구나 같은 자료 FAQ에서는 "2004년부터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해 같은 문서 안에서도 시점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Q. 종합적으로 DM-i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A. DM-i는 분명 경쟁력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전기모터 중심 주행, PHEV 특유의 긴 주행거리, DC 충전 지원 등은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DM-i는 혁신적인 신기술보다는 기존 하이브리드 기술을 전기차에 가깝게 다듬고 이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전기차와 같은 경험', '세계 최고 수준', '300억km 검증' 등의 표현은 사실관계와 다소 거리가 있거나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 토요타가 국내 출시한 신형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역시 22.68kWh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 전기(EV) 모드만으로 최대 77km를 주행한다.
BYD가 DM-i를 탑재한 신차의 가격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국내 출시가 유력한 씰 U DM-i의 예상 가격은 중국 가격은 4500만~5500만원대다. 따라서 4000만 원대 아래부터 시작하는 국산 하이브리드 SUV, 6000만 원대인 프리미엄 수입 PHEV와의 틈새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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