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는 유령과 달리 실체 곧 육신이 있다. 좀비와 보통의 인간 역시 좀비가 된 인간이 지능이 떨어지고 행동이 굼뜨다는 점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감염과 동시에 자의식을 잃은 좀비는 거듭 다시 죽게 될 위험은 고려하지 않고, 그저 다른 이를 감염시켜 좀비의 수세를 늘리는 목적하에 움직인다.
좀비물에서 최초의 좀비는 미지의 감염체로부터 등장한다. 이들에게 물린 사람들은 보통 몇 분 안에 좀비가 된다. 이러한 설정을 두고 과학자들은 현실에서 좀비 바이러스는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바이러스가 숙주의 DNA를 복제하려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잠복기가 짧은 편인 노로바이러스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최소 12시간이 걸린다. 영화 속 좀비처럼 몇 분 안에 자기복제를 하거나 숙주의 신체 가능을 완전히 장악하는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고 능력을 잃고 난폭해지며, 끝내 죽음에 이르는 사례를 알고 있다. 광견병 환자가 대표적이다. 광견병 바이러스로 인해 대뇌 변연계에 문제가 생긴 동물은 착란과 발작 증세를 일으키며 공격성 또한 심해진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잠복기가 짧고 전염성이 큰 다른 바이러스와 결합한다면 신종 ‘좀비병’이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전문가의 답변은 자연에서 본질적으로 계통이 다른 바이러스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론적 가능성을 믿고 실험실 환경에서 인공 생물체를 조합하더라도 그 결과물이 살아서 활동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란셋흡충(Dicrocoelium dendriticum) 또한 최종 목적지인 초식 동물의 몸에 가기 위해 중간 숙주인 개미를 이용한다. 이 기생충은 개미의 먹이인 달팽이의 점액에 수백 마리의 유충 형태로 섞여 먹히기를 기다린다. 개미의 몸에 들어간 유충 대부분은 복부에 있지만 그중 단 한 마리가 신경계를 장악한다. 저녁이 되면 감염된 개미는 무리에서 떨어져 풀잎 꼭대기로 올라가고, 소나 양이 개미가 올라간 풀을 뜯어 먹으면서 기생충의 생활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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