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유럽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기아가 주요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독주에 가까운 흐름이다.
전동화 전략과 SUV 중심 제품 경쟁력을 앞세운 기아는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현재의 판매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유럽 시장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아의 유럽(EU+EFTA+영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1~5월 누적 기준 4.1%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3.9%에서 3.4%로 하락했다.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가 2.4% 감소한 가운데 기아는 5.1% 성장하며 그룹 내 실적을 견인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5월 EU 신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보다 4.0% 증가했다. 시장은 친환경차가 성장을 주도했다. 하이브리드는 전체 판매의 37.8%를 차지하고 순수 전기차(BEV) 비중이 20.0%까지 확대되는 등 전동화 전환이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
기아는 이런 시장 변화의 최대 수혜 브랜드였다. 올해 1~5월 판매는 전년보다 5.1% 늘어 시장 평균 성장률을 웃돌았고 5월 한 달만 보면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4만 938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며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시장 성장률(3.6%)의 약 4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성장의 중심에는 스포티지가 있었다. 5월 한 달 동안 1만 6072대가 판매되며 기아의 유럽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스포티지 가운데 6869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전기차 가운데서는 EV3가 4770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기아의 성장 배경은 단순히 전기차 판매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유럽 소비자들이 여전히 하이브리드를 가장 선호하는 시장 환경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동시에 강화한 '투트랙 전략'이 적중했다.
실제로 5월 전동화 모델(BEV·HEV·PHEV) 판매는 3만 995대로 기아 브랜드 전체 판매의 60%를 웃돌았다.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폭넓은 제품군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며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판매 기반도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영국과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핵심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췄다. 특히 EV3와 EV4 등 신형 전기차가 기존 스포티지와 피칸토, 스토닉의 판매를 잠식하기보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기아의 유럽 질주는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유럽 소비자는 아직 완전한 전기차 시대로 이동하지 않았지만 순수 내연기관에서는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그 사이를 메우는 하이브리드와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동시에 확대한 전략의 효과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주춤하는 사이 기아가 전동화와 하이브리드로 속도를 내면서 유럽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양사의 판매 구도가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라며 시장 점유율 역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