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한국인의 중국 방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앨리슨 양(Alison Yang) 중화권 커머셜 총괄 부사장을 만나 한국인 여행객의 특징과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 새로운 중화권 여행지에 대해 들었다.
Q.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은.
A. ‘The Exchange Seoul 2026’에 참석해 한국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소통하고,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하 메리어트)과 중화권 호텔들이 한국 시장을 위해 어떤 부분을 지원할 수 있을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방문했다.
Q. 올해 행사에 중화권 호텔이 대폭 늘어난 배경도 한국 시장의 성장과 관련이 있는가.
A. 그렇다. 올해는 30여 개 중화권 호텔의 총지배인을 비롯한 핵심 직원들이 직접 한국을 찾았다. 한국이 매우 중요한 시장인 만큼, 현지 리더들이 한국 비즈니스 파트너를 직접 만나기를 희망했다.
국가별로 여행객이 요구하는 바와 호텔에서 기대하는 브랜드 경험은 명확히 다른데,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해 배웠다. 향후 한국 파트너들과 한국인 특화 패키지, 맞춤형 경험이 포함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싶다. 공급자의 일방적인 상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 고객의 니즈에 실제로 부합하는 경험을 공동으로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Q.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국인들의 중국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메리어트도 이를 체감하는가.
A.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 개선된 항공 연결성, 새로운 중화권 여행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 증가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한국인의 중국 방문이 급격히 늘어났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44만7,500명 이상의 한국인 여행객이 상하이를 여행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베이징, 선전, 칭다오, 홍콩, 타이베이 등으로 한국인 여행객들의 관심 지역이 다변화되는 추세다.
메리어트가 집계한 결과,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 중화권 객실 판매는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26년 상반기 현재까지도 이러한 모멘텀이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
Q. 중국 현지에서 바라보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특성은 무엇인가.
A. 한국인 여행객은 진정성 있는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특징을 보인다. 첫 방문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한 후 친한 친구와 재방문하고, 이어 가족을 동반해 다시 찾는 단계적 확장 성향을 나타낸다. 미식에 대한 열정이 매우 높으며 단순 관광지를 소비하기보다 현지인처럼 깊이 있게 문화에 몰입해 살아보는 경험을 선호한다.
체류 형태 면에서는 일반 여행객이 호텔당 평균 2~3박을 머물고, 비즈니스 여행객은 평균 8~10박의 장기 체류 패턴을 보인다. 또한 일반 여행객은 출발 직전 예약을 진행하는 성향이 강한 반면, 비즈니스 여행객은 일찍이 계획하는 차이점을 보인다.
Q. 중국 메리어트 시설을 방문하는 한국인 고객의 예약 패턴은?
A. 한국인 투숙객 중 50% 이상이 로열티 프로그램인 메리어트 본보이의 회원이고, 메리어트 공식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예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상황에 맞춰 한국인 회원을 위한 맞춤 혜택과 경험을 어떻게 차별화하여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또한, 대형 OTA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여행 경험 전체를 정교하게 기획해 주는 소규모 부티크 여행사나 전문 에이전시가 성장하는 흐름도 포착됐다. 젊은 한국인 여행객들은 단순히 객실이나 항공권 구매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여행지를 발굴한 후 본인의 취향에 맞춰 전체 일정을 디자인해 줄 수 있는 전문 파트너를 찾는다.
상하이 등 대도시 재방문율이 높은 고객일수록 상투적인 관광 상품보다 깊이 있는 체험형 상품을 원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이러한 에이전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메리어트가 한국 시장에서 더욱 깊이 있게 탐색하고 협력해야 할 영역이다.
Q. 중화권 인·아웃바운드 여행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트렌드 변화도 있는가.
A. 현재의 소비자들은 가치 지향적 소비 형태를 보이고 있으나, 이것이 여행 지출 자체를 줄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행은 정서적 만족과 추억,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므로 여전히 지출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이다. 다만 달라진 점은 소비자들이 비용을 지출할 때, 더욱 신중해지고 선택 과정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을 집약하는 용어로 최근 ‘MVP(More Value for Price)’라는 개념을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맹목적으로 최저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최대의 가치를 원하고 있다. 즉, 투자한 비용이 더 나은 경험과 우수한 서비스,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환원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동시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특하고 경험 중심적인 여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일방적인 관광보다는 현지 문화 체험, 웰니스, 미식 탐방, 개인 맞춤형 여행을 원한다. 아울러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출장에 여가를 결합하는 블레저(Bleisure) 여행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Q. 한국인의 중국 여행이 일부 대도시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주목할 만한 여행지와 메리어트 호텔을 소개해달라.
A. 상하이는 여전히 거점 도시로서 필수적인 방문지이지만, 중화권에는 관문 도시를 벗어난 매력적인 선택지가 다양하다. 먼저 ‘장저후(江浙沪)’ 지역이다. 장쑤성, 저장성, 상하이를 잇는 지역들로 고속철도망이 잘 구축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강남(江南) 특유의 유서 깊은 전통과 현대적 세련미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시후(西湖)와 인접한 JW 메리어트 호텔 항저우, 류위안과 줘정위안 전경을 품은 리츠칼튼 쑤저우, 그리고 트렌디한 감각과 다이닝으로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AC 호텔 쑤저우 인더스트리얼 파크도 있다.
여유로운 ‘바스(巴适, 기분이 좋을 때 쓰는 사천 지방의 방언)’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적 독창성을 지닌 도시 청두도 있다. 리츠칼튼 청두는 통유리창을 통한 파노라마 스카이라인 조망권을 제공하며, 판다 번식연구기지 및 콴자이샹쯔 등 주요 명소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이 있는 시안도 빼놓을 수 없다. 13개 왕조의 고도로, 역사적 유산과 현대적 럭셔리가 조화를 이룬다. 취장츠(曲江池) 호수 곁에 자리한 W 시안은 독창적인 다이닝과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해 지역의 유산을 재해석한다. 중화권 100번째 포포인츠 프로퍼티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시안 벨타워는 다탕부예청 야경, 산시 요리 탐방에 최적화된 거점이다.
개인적으로 중국인에게도 색다른 도시처럼 느껴지는 창사(长沙)를 추천하고 싶다. 상하이와 완전히 다른 느낌의 역동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야간 문화가 매력적인 젊은 도시다. W, 세인트레지스, JW 메리어트 등 20여 개의 메리어트 호텔이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중국 본토 무비자 정책으로 홍콩과 마카오 여행 수요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에 대한 메리어트의 분석과 하반기 전략은 무엇인가.
A.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를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인식하는 흐름이 정착되고 있다. 본토의 무비자 정책은 오히려 웨강아오 대만구(GBA, 광둥성-홍콩-마카오 경제권)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복합 여행 허브로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홍콩으로 입국해 쇼핑과 다이닝을 즐긴 후 마카오로 이동하고, 이어 무비자로 선전이나 광저우까지 여정을 확장하는 통합적 동선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여행객이 이러한 도시들을 하나의 여정으로 결합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한국인 고객의 관여도가 높은 스포츠, 음악, 미식 분야를 중심으로 본보이 회원 전용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홍콩에서는 두 가지 파트너십이 추진된다. 먼저 ‘홍콩 카이탁 스포츠 파크(Kai Tak Sports Park)’의 공식 파트너 호텔로서 메리어트 본보이 회원 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다. 포스트 말론 등 글로벌 아티스트 공연이나 맨체스터 시티, 첼시 FC 등이 참가하는 홍콩 풋볼 페스티벌 개최 시 VIP 좌석과 프리미엄 패키지에 우선 접근할 수 있다.
또 매년 10월에 열리는 ‘홍콩 와인 & 다인 페스티벌’에 대규모로 참가할 예정이다. 중화권 미쉐린 레스토랑의 셰프들을 현장에 초청하고, 셰프 간 협업으로 진행되는 ‘포핸드(Four-hand) 콜라보레이션 디너’를 기획 중이다. 본보이 회원은 포인트를 통해 테이스팅 메뉴를 즐기고, VIP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글 이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