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모토 모토이 사일런트 힐 시리즈 프로듀서(이하 오카모토): 코나미 US 오피스와 안나푸르나 간의 논의 후, LA에서 안나푸르나 팀을 만나 스크린번을 소개받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일런트 힐 f와 달리 코나미가 먼저 기획한 것이 아니라, 스크린번이 자체적으로 제안한 제안서를 안나푸르나를 통해 받게 되며 시작됐다.
존 맥켈렌 사일런트 힐: 타운폴 각본 및 디렉터(이하 존): 사일런트 힐 프로젝트 제안 수락을 받았을 때, 진행 중이던 다른 작업을 즉시 멈추고 집중했다. 코나미와 안나푸르나로부터 커다란 창작의 자유와 서포트를 받으며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
오카모토: 개발사 스스로가 사일런트 힐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체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을 존중하며, 심리적 공포라는 핵심이 유지되는 한 강제적인 요구사항을 강요하지 않는다.
존: 제작진 내부의 공통된 의견을 모아 방향성을 잡았으며, 코나미 및 안나푸르나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사일런트 힐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검증받았다.
오카모토: 코나미 내부에도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각 개발 스튜디오가 직접 과거 명작들을 플레이하고 분석하여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코나미는 미세한 간섭보다는 심리적 공포 서사가 잘 구현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체크하고 지원한다.
오카모토: 사일런트 힐을 리부트하면서 특정 '장소'보다는 '심리적 공포 서사'라는 핵심 가치에 집중하기로 정의했다. 이 핵심 축만 유지된다면 로케이션이나 게임플레이 시스템은 유저가 지루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어도 무방하다는 것이 프로듀스 방침이다.
오카모토: 정확한 개발 기간을 밝힐 수는 없지만 2022년 이전부터 개발을 진행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CRTV 장치가 없었으나,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스크린번, 안나푸르나, 코나미가 함께 검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추가되었다.
존: 발표 이후 긴 시간이 흘렀지만, 개발 과정에서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초기 기획안을 지속적으로 점검했다. 개발 마일스톤마다 코나미에 제출했던 내용을 되돌아보며 정체성을 잃지 않고 원래 목표했던 게임을 완성해 냈다.
존: 비좁은 스코틀랜드 소도시가 주는 폐쇄공포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또한 화면에 별도의 UI나 미니맵을 띄우지 않고, CRTV라는 물리적 장치를 카메라 바로 앞에 가져와 몰입감을 주려면 1인칭 시점이 필수적이었다.
존: 플레이어가 직접 사람들의 집 안을 수색하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찬장을 열고 물건들을 둘러보는 물리적 행위를 통해 단순한 아이템 획득을 넘어 그 장소에 살던 사람들의 삶과 서사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존: 1인칭 시점으로 전환하면서 많은 메커니즘이 변경됐다. 대표적인 장치가 1인칭 시점에 필수적인 'CRTV'다. 그러나 몇 차례 언급했듯, 사일런트 힐을 일관되게 유지해 주는 것은 근본적인 테마다. 분위기와 톤, 특유의 정서가 다양한 메커니즘 전반에 스며,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이면서도 사일런트 힐 고유의 느낌을 지닌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존: 개발 초기 과제는 '어떻게 라디오를 더 능동적인 장치로 만들 것인가'였다. 비디오 요소를 도입하면서 스토리 전달, 힌트 제공, 은신 메카닉 구동 등 다양한 선택지가 대폭 확장됐다. 또, 이는 스크린번이 전작에서 보여준 VHS로 설명되는 레트로 아날로그 감성을 가져온 것이기도 하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자마자 이것이 스토리를 표현할 최선의 방식임을 확신했다.
존: 기억에 안개가 낀 남자가 여자를 찾아 도시로 들어온다는 클래식한 설정과 유저들의 기대를 의도적으로 이용했다. 익숙한 사일런트 힐의 분위기로 유저들을 끌어들인 뒤, 그 기대를 완전히 비틀어버리는 새로운 서사적 여정을 선사하고자 했다.
존: 이는 스튜디오의 DNA다. 어린 시절 기억이나 익숙한 대상에서 오는 추억과 향수, 즉 노스탤지어를 선사한 뒤, 이를 기괴하게 뒤집어 공포의 대상으로 만드는 연출 방식을 즐긴다. 또, 아날로그 기술은 언제 고장 날지 모르는 불안정함과 취약함을 품고 있다. 옛 지도나 브라운관 TV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플레이어에게 기술이 자신을 구해줄 수 없다는 고립감과 공포를 선사한다.
존: 개발진이 스코틀랜드 출신이기 때문이다. 작가로서, 그리고 팀으로서 가장 중요했던 목표는 플레이어가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다. 개발진이 나고 자란 스코틀랜드 소도시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무대를 구축할 때 가장 정직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이 탄생한다고 판단했다.
존: 스코틀랜드는 이미 안개와 몬스터로 가득 찬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게임의 배경으로 적합하다. 현지에서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면 "우리가 사일런트 힐에 살고 있네"라는 농담을 할 정도다. 스코틀랜드 소도시의 건축물들은 맑은 날에는 아늑해 보이지만, 안개가 끼고 축축해지면 특유의 폐쇄공포증적인 압박감과 공포를 선사하므로 사일런트 힐의 무대로 완벽하다.
존: 디테일 요소를 많이 숨겨두었다. 일례로 게임 초반부에 방문하는 집에서 전력을 켜기 위해 충전식 카드를 사용하는 시스템이 등장한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실제 생활 양식을 반영한 것이다. 그 외에도 주방 구조, 가구 디자인, 벽지 등 현지인들이 공감할 만한 여러 요소가 반영됐다.
존: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은 유의미하다. 적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파악하는 방식을 알면 게임 진행이 더 수월하다. 은신, 근접전, 원거리 무기 등은 저마다의 쓰임새가 있으며, 각 상황에 맞는 최선의 방식을 실험해 보면서 컨트롤을 숙달해 나가는 것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존: 가장 훌륭한 색상 조합이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없이 설명하자면, 붉은색과 또다른 세계가 묘사되는 방식 사이에는 연관성이 존재한다. 주인공 사이먼이 겪는 모든 경험과 시각적 요소는 스토리가 끝날 때 개연성을 가지도록 설계됐다.
존: 호러 게임에서 오디오는 경험의 5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오디오 디렉터와 팀원들이 실제 현지 마을을 찾아가 환경음을 직접 샘플링했으며, 해안가 오브젝트의 소리를 음악의 타악기 요소로 활용하기도 했다. 몬스터의 소리 역시 각자가 상징하는 서사에 기반하여 디자인했다.
존: 팬들이 기대하는 히든 엔딩은 당연히 준비했다. 메인 엔딩의 경우 플레이어가 진행 과정에서 사이먼으로서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단순한 A/B 선택지가 아니라 플레이어의 행동 양식이 쌓여 도출되는 결과이므로, 플레이어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오카모토: 보충하자면 메인 엔딩 3종은 1회차 플레이만으로도 플레이 방식에 따라 모두 도달 가능하다. 비밀 엔딩은 2회차 플레이를 통해 해금되는 구조다. 사일런트 힐 f처럼 모든 메인 엔딩을 보기 위해 강제로 2회차, 3회차를 반복해야 하는 구조는 아니다.
Copyright ⓒ 게임메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