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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동아

    [르포] "더 작고 강력하게" 다이슨, 모터에 자신 있는 이유···싱가포르 SAM 가보니

    2026.07.30. 18:20:29
    읽음454

    [IT동아 싱가포르=박귀임 기자] 유리 벽으로 구획된 설비들이 길게 늘어선 통로와 정교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 그리고 밝은 조명 아래 가지런히 정리된 배관 배선까지. 마치 반도체 클린룸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었다.


    다이슨 첨단 제조 시설 내부 / 출처=다이슨
    다이슨 첨단 제조 시설 내부 / 출처=다이슨


    지난 6월 글로벌 기술기업 다이슨(Dyson)의 ‘다이슨 글로벌 미디어 데이(Dyson Global Media Day)’ 일환으로 방문한 다이슨 첨단 제조 시설(SAM, Singapore Advanced Manufacturing)의 첫인상이다.

    싱가포르 서쪽 산업도시 주롱 웨스트에 자리한 SAM은 다이슨 무선청소기, 헤어드라이어, 헤어 스타일러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고성능 모터 ‘하이퍼디미엄(Hyperdymium) 모터’를 만드는 곳이다. 이곳의 7개 생산라인 중 청소기와 헤어 스타일러용 모터가 생산되는 2개 라인을 살펴봤다.

    로봇 400여 대가 지키는 24시간 무인 공정

    SAM 내부는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로봇 400여 대가 전 공정을 담당하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었다.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되며 연간 1000만 개 모터를 생산한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수십여 개 로봇팔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은 일종의 전시관처럼 보이기도 했다. 로봇팔들은 수 mm 크기 부품들을 집어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미니어처를 보는 듯 했지만, 완성된 모터도 상상 이상으로 작았다. 직경 28mm로, 동전 500원 크기와 비슷했다.


    수십여 개 로봇팔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모터를 만드는 모습 / 출처=다이슨
    수십여 개 로봇팔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모터를 만드는 모습 / 출처=다이슨


    의외로 소음도 크지 않았다. SAM 측에서 내부 소음이 클 것이라고 안내했지만 일반적인 제조 공정만큼 귀마개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었다. 옆사람과 대화 역시 가능했다. 정밀하게 다루는 모터 공정 특성상 사람 손이 거의 필요 없고, 로봇이 작업을 주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피터 테오 키안 싱 SAM 총괄 매니저는 "다이슨 디지털 모터의 성능은 강력하다. 이 사양(스펙)에 맞는 성능을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해 모터 생산라인이 설계됐다"면서 "고정밀 자동화 시스템으로 일관된 품질 구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트기보다 5배 빠른 회전의 비밀

    생산라인의 핵심은 고속 회전 날개인 임펠러(Impeller)다. 임펠러에 여러 부품을 정밀하게 연마하고 결합해 완성품으로 만드는 작업이 7개 라인에서 진행된다. 이 임펠러는 분당 11만~12만 rpm으로 회전하는데, 제트기 엔진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이런 초고속 회전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브러시리스(brushless)' 설계가 있다. 아사프 오오이 다이슨 플로어케어 신제품 개발 총 책임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기존 브러시 방식 모터는 카본 브러시에 의존해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쓰면서도 기계적 에너지 생성 효율은 떨어진다"며 "브러시와의 마찰, 카본 분진, 마모에 따른 수명 제한 등 구조적 비효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슨은 지난 20여 년간 브러시가 필요 없는 디지털 스위칭 방식 모터 개발에 투자해 왔고, 그 결과 10만 rpm을 훌쩍 넘는 회전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다이슨 모터의 회전 속도는 약 1만 5000 rpm인 제트 엔진, 약 1만 9000 rpm인 포뮬러1(F1) 엔진, 약 3만 rpm인 일반 진공청소기 모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정밀한 공정을 위해 비전 시스템 등을 활용한다 / 출처=다이슨
    정밀한 공정을 위해 비전 시스템 등을 활용한다 / 출처=다이슨


    정밀도 역시 중요하다. 모터가 초고속으로 회전할 때 임펠러와 주변 부품 사이에 머리카락 두께보다 작은 틈만 생겨도 심각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한다. 심하면 모터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그만큼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조립 정밀도가 요구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건 로봇에 탑재된 비전(vision) 시스템이다. 일부 로봇은 비전 시스템을 갖춰 생산라인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해석하며, 10초 이내에 모터를 정밀 조립한다. 사람의 눈과 손으로는 따라잡기 어려운 속도와 정밀도를, 로봇이 실시간 판단과 결합해 구현하는 셈이다.

    이런 정밀도를 지키는 전략에 대해 아사프 오오이 총 책임자는 원천 기술의 내재화를 꼽았다. 이어 "다이슨은 모터의 개발과 생산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해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동시에 핵심 지식재산(IP)을 보호하고 있다"며 "모터 기술 외에도 공기역학, 지능형 센서·소프트웨어, 비전 시스템 등 여러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현장을 안내한 혼신웡(Hon Sin Wong) 엔지니어 역시 "모터는 신뢰성이 중요한 부품인 만큼 매우 정밀하게 생산하고 있다. 아직까지 불량품이 나온 적 없는 공정 구간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대를 거듭한 모터, 숫자로 보는 진화

    다이슨은 그간 '다이슨 디지털 모터(DDM)'로 불리던 명칭을 2020년 '하이퍼디미엄'으로 바꿨다. '하이퍼(Hyper)'는 속도를, '디미엄(dymium)'은 모터에 흔히 쓰이는 자성 소재인 네오디뮴(neodymium)에서 따온 표현이다.


    다이슨은 하이퍼디미엄으로 모터 명칭을 바꿨다 / 출처=IT동아
    다이슨은 하이퍼디미엄으로 모터 명칭을 바꿨다 / 출처=IT동아


    단순한 브랜드 개편처럼 보이지만, 아사프 오오이 디렉터는 명칭 변경 이면에 20여 년간 쌓아온 기술적 축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슨 하이퍼디미엄 모터는 기존 디지털 모터와 마찬가지로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으로 구동을 제어하는 디지털 모터"라며 "다만 다이슨 핵심 기술의 차별성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새 명칭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세대별 진화 폭은 수치로 보면 뚜렷하다. 다이슨 최초의 디지털 모터는 2004년 나온 'X020'이었고, 2009년 'V2'를 거치며 크기와 무게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기술적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V 시리즈를 거치며 회전 속도가 꾸준히 올라갔는데, V6 기준 최대 회전수는 11만 rpm 수준이었다. 최신 세대인 '하이퍼디미엄 140k' 모터는 직경이 단 28mm에 불과한데, 다이슨이 선보인 모터 중 가장 빠르고 작은 모델이다. 최대 14만 rpm까지 회전하며, V9 하이퍼디미엄 모터 대비 전력 밀도가 34% 향상됐다.

    헤어케어용 모터 역시 별도 계보를 밟아왔다. 2016년 다이슨 최초의 헤어드라이어용 모터 'V9'가 등장해 최대 11만 rpm으로 회전하면서도 무게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2024년에는 최대 15만 rpm까지 회전하는 '하이퍼디미엄2' 모터가 개발돼 헤어스타일러 '에어랩 코안다2X'에 적용됐다.


    다이슨 첨단 제조 시설에서 생산한 하이퍼디미엄 모터 완성품 / 출처=다이슨
    다이슨 첨단 제조 시설에서 생산한 하이퍼디미엄 모터 완성품 / 출처=다이슨


    하이퍼디미엄 모터가 다이슨 기술의 결정체인 이유는 간단하다. 크기는 계속 작아지는데 성능은 오히려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이슨이 무게를 줄이고 그립감을 개선한 스틱형 무선청소기 '펜슬백'을 2025년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 모터의 소형화가 있다. 손잡이 안에 들어갈 만큼 작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에어랩의 성능 개선에도 같은 모터가 쓰인다. 머리카락을 더 많이 감아 넣을 뿐만 아니라 더 빠르게 스타일링하고 건조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작아질수록 강해지는 역설

    다이슨은 하이퍼디미엄 모터를 통해 소형화도 전략적으로 추구한다. 윌 커 다이슨 제품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은 "혁신이 필요한 지점에서는 제품 크기를 더 줄이려 노력한다"면서 "그 결과 크기는 작아지고 무게는 가벼워진 제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을 들고 사용하기 훨씬 편리해지고, 회사 입장에서는 원자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며 "큰 방향에서 다이슨은 소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형화가 단순히 비용과 편의성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모터가 작아지더라도 오히려 성능 자체가 올라가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 역설이 가장 뚜렷하게 체감되는 제품이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이다.

    슈퍼소닉을 처음 마주한 사람은 대부분 헤드 중앙의 커다란 빈 공간에 먼저 시선을 빼앗긴다. 세련된 도넛처럼 가운데가 시원하게 뚫려 반대편 배경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존 드라이어의 꽉 막힌 뒷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시각적 개방감이라 더욱 그렇다. 막상 써보면 또 다른 반응이 나온다. "생각보다 빨리 마른다", "머리카락이 덜 상한 것 같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고가의 헤어드라이어를 샀다는 사실을 정당화하려는 심리가 아니다. 실제로 다르다.


    다이슨은 20여 년간 모터에 집중했다 / 출처=다이슨
    다이슨은 20여 년간 모터에 집중했다 / 출처=다이슨


    그 차이는 디자인이 아니라 모터에서 온다. 손잡이 안에 숨어 있는 직경 27.5mm짜리 모터가 분당 11만 회 회전하며 만들어내는 기류가 핵심이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공기를 통과시키기 때문에 열을 낮춰도 빨리 건조된다. 두피와 모발이 받는 열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그 결과다. 다이슨은 이 모터 하나에 20여 년을 걸었다.

    SAM을 나서며 처음 마주했던 클린룸 같은 풍경이 다시 떠올랐다. 로봇 400여 대가 24시간 쉬지 않고 만들어내는 건 청소기나 헤어드라이어에 들어갈 부품 하나가 아니라, '더 작고, 더 빠른 모터'라는 한 가지 승부수였다. 다이슨이 20여 년간 쌓아온 모터 기술을 이 공장이 실제 생산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성장이 둔화된 가전 시장에서, 그 승부수가 얼마나 더 통할지는 다음 제품이 증명할 몫이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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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전기차 성지마저 셧다운... 獨 4개 공장 폐쇄, 초강도 구조조정

      오토헤럴드 26.09.02.
      읽음 228 공감 2
    • '장바구니에 담기'... 온라인 '스펙 비교' 구매에 100년 브랜드까지 휘청

      오토헤럴드 26.09.02.
      읽음 224 공감 2
    • 2학기 캠퍼스를 뜨겁게 달굴 테크 축제, ‘2026 인텔®&다나와 아카데미 페스티벌’ 개최!

      다나와 26.09.01.
      읽음 1,845 공감 33 댓글 5
    • 캠퍼스에 불어오는 최신 테크의 바람 ‘2026 인텔®&다나와 아카데미 페스티벌’ 온다!

      다나와 26.09.01.
      읽음 313 공감 4
    • 새학기 IT기기 트렌드를 한눈에, ‘2026 인텔®&다나와 아카데미 페스티벌’

      다나와 26.09.01.
      읽음 303 공감 4 댓글 1
    • [김흥식 칼럼] 美 빅3 바뀌나... GMㆍ포드 턱밑까지 추격한 토요타와 현대차

      오토헤럴드 26.09.01.
      읽음 189
    • [기자수첩] 100년 전통 완성차의 굴욕... 올해 전기차 '톱 20'에 단 한대뿐

      오토헤럴드 26.08.31.
      읽음 192 공감 4
    • [모빌리티 인사이트] '스크린 전쟁'에 소비자는 시큰둥, 35% 사용 경험 無

      오토헤럴드 26.08.31.
      읽음 187 공감 3
    • 신생팀 돌풍 잇는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WEC 론스타 르망 출격

      오토헤럴드 26.08.31.
      읽음 290 공감 3
    • [EV 트렌드] 美 ‘흑연 걷어낸 리튬 메탈’ 개발 성공... 中 LFP 패권 위협

      오토헤럴드 26.08.31.
      읽음 210 공감 2
    • [정보/루머] 추론에 올인한 GPU, 크레센트 아일랜드 공개한 인텔 및 AM5 생명연장을 꿈꾸는 AMD 등

      다나와 26.08.31.
      읽음 1,371 공감 11
    • 람보르기니가 만든 600만 원대(?)한정판 '리프 AL 지알로'의 정체는

      오토헤럴드 26.08.28.
      읽음 297 공감 12 댓글 1
    • [EV 트렌드] FSD 믿고 운전석에서 '천태만상'…위험천만 인증 영상 확산

      오토헤럴드 26.08.27.
      읽음 234 공감 8
    • 지구 8000바퀴 '웨이모'의 일침 "테슬라 FSD 방식, 완전자율주행 불가"

      오토헤럴드 26.08.27.
      읽음 255 공감 8 댓글 1
    • [공수전환] "지붕 높여야 팔린다?" 카니발 vs 팰리세이드 '하이루프' 경쟁

      오토헤럴드 26.08.27.
      읽음 2,254 공감 14 댓글 1
    • ‘꿈을 현실로’ 세상의 시선 사로잡은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아치 게이트’

      오토헤럴드 26.08.27.
      읽음 231 공감 3
    • [EV 트렌드] 테슬라, 수요 부진에도 사이버트럭 판매가 5000달러 인상

      오토헤럴드 26.08.27.
      읽음 256 공감 2
    • [기자수첩] 토요타와 빅3의 텃밭 미국, 현대차 선전포고는 통할까?

      오토헤럴드 26.08.27.
      읽음 262 공감 3
    • ‘10만 명 감원·공장 폐쇄 칼바람’... 폭스바겐그룹, 노사·주주 정면충돌

      오토헤럴드 26.08.26.
      읽음 285 공감 9 댓글 1
    • 현대차 '좌우분할, 신박한 테일게이트' 특허... 신형 픽업트럭 적용 기대

      오토헤럴드 26.08.25.
      읽음 394 공감 10
    • [모빌리티 인사이트 ] "車 만드는 공식 바뀐다"... 리비안을 선택한 폭스바겐

      오토헤럴드 26.08.25.
      읽음 256 공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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