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신에너지차 판매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신에너지차 판매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다. 정부 지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세제 혜택이 줄고 교체 지원 방식도 바뀌면서 경쟁 기준이 판매량 확대에서 수익성과 해외 진출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신에너지 판매는 약 470만 4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또 같은 기간 전체 승용차 소매 판매도 약 870만대로 20.2% 줄었다.
이번 시장 변화의 배경에는 경기 둔화와 정부 지원 정책 조정이 자리한다. 중국은 2024년과 2025년 신에너지차 구매 시 차량 1대당 최대 3만 위안(약 600만 원)의 취득세를 면제했지만, 올해부터 면제 한도를 절반인 1만 5000위안으로 낮췄다.
노후차 폐차 및 교체 지원도 차량 가격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기존 차량을 폐차한 뒤 신에너지차를 구매하면 차량 가격의 12%, 최대 2만 위안을 지원하고 중고차를 처분하고 교체하면 8%, 최대 1만 5000위안을 제공한다.
이번 시장 변화의 배경에는 경기 둔화와 정부 지원 정책 조정이 자리한다(오토헤럴드 DB)
지원이 폐지된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낮은 전기차는 이전보다 실제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저가 모델을 앞세워 대중 수요를 확대해 온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방식이 정책 변화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된 것이다.
이에 업체별 대응 방식도 엇갈리고 있다. BYD와 지리자동차는 중국 내 판매 감소를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상쇄하면서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BYD의 지난 7월 중국 내 판매는 23만 9370대로 전년 동월보다 9%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17만 9841대로 124.3% 증가했다. 지리자동차 역시 중국 내 판매가 14만 3498대로 29.1% 줄어든 반면 해외 판매는 10만 6663대로 202.4% 늘었다.
반면 샤오펑과 니오, 리오토 등 신생 전기차 업체는 해외 진출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판매 대부분을 중국 시장에 의존한다. 내수 수요가 둔화하면 판매와 수익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가 전년보다 약 10% 감소한 2460만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710만대에서 올해 약 10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내수시장의 조정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미칠 가장 큰 영향은 수출 확대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오토헤럴드 DB)
중국 내수시장의 조정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미칠 가장 큰 영향도 수출 확대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생산 물량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동 및 중남미로 이동하면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의 14% 감소는 전동화 전환이 중단됐다는 신호보다 정부 지원에 의존한 양적 성장 단계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앞으로는 원가 관리와 기술력,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 판매망을 함께 확보한 업체만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제 단순 판매량 경쟁을 넘어 지원이 줄어든 환경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기업을 가리는 국면에 진입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서 시작된 변화는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가격과 생산 및 경쟁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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