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 발표가 공개되기 전, 신뢰도는 낮더라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루머와 업계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게 될 차세대 제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실제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떡밥은 멈추지 않고 등장하는데요. 넘실거리는 정보의 바다 속, 흥미롭거나 실현 가능성이 높은 소식들을 한 번 추려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해 보시죠!
| 무리한 경쟁인가, 로드맵의 연장인가 인텔 다이아몬드 래피즈, 192코어 외에 256코어도 준비 중? |
인텔이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다이아몬드 래피즈(Diamond Rapids)"를 2027년에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인텔은 이 프로세서가 전작 대비 코어 수가 50% 늘어난다고 밝혔는데요. 전작인 "그래나이트 래피즈"의 최대 코어 수가 128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발표는 자연스레 192코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 인텔 관련 루머를 다뤄온 X 사용자 jaykihn(@jaykihn0)이 다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인텔이 여전히 256코어 버전의 다이아몬드 래피즈를 개발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 256코어라는 숫자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재이킨은 이미 지난 4월에도 같은 수치를 언급한 바 있으니까요. 다만 이번엔 더 구체적인 배경까지 곁들여졌습니다.

▲ jaykihn(@jaykihn0)이 256코어 다이아몬드 래피즈의 존재를 언급했습니다
원래 인텔의 야심은 지금보다 훨씬 컸습니다. 클리어워터 포레스트를 대체할 예정이었던 E코어 기반 384코어ㆍ512코어짜리 "다이아몬드 래피즈 HD" 라인업까지 계획했었죠. 하지만 이 초고밀도 계획은 작년 12월 정의 단계에서 통째로 취소됐고, 이제 남은 건 P코어 기반 제품군뿐입니다. 개발 상황에 따라 실속을 챙기는 쪽으로 방향을 튼 셈이네요.
어찌되었든 jaykihn이 언급한 다이아몬드 래피즈 256코어 최상위 모델은 "존슨 시티(Johnson City)"라는 플랫폼에서 최대 650W급 전력으로 운용될 전망이며, 192코어까지 지원하는 일반형 모델은 500W급 플랫폼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소켓 크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LGA 9324라는 초대형 소켓을 쓰는데, 데스크톱용 LGA1700 대비 약 5배나 큽니다.
이번 제품은 256개 물리 코어를 갖춘 AMD의 현행 최상위 EPYC 9006 "베니스" 계열 프로세서, 그중에서도 EPYC 9996을 겨냥한 것 같습니다. AMD는 512스레드에 1GB L3 캐시, 600W 전력 등급의 EPYC 9996과, 192코어 384스레드 구성의 EPYC 9966을 함께 라인업에 두고 있는데요. 재밌는 건 타이밍입니다. 하지만 AMD는 이미 6세대 EPYC를 시장에 출시한 반면, 인텔의 다이아몬드 래피즈는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출하 시점에서 한 세대 가까이 뒤처져 있다는 뜻이죠.
기술적으로는 18A-P 공정을 기반으로 한 팬서 코브 계열 P코어와 PCIe 6세대, 16채널 메모리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주류 시장을 겨냥했던 8채널 플랫폼은 아예 로드맵에서 빠졌고요. 하이퍼스레딩(SMT) 복원도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다이아몬드 래피즈는 하이퍼스레딩이 없는 마지막 제온 세대가 될 예정이며, SMT는 2028년 등장할 "코럴 래피즈(Xeon 8)"에서 다시 부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텔 CEO 립부 탄이 직접 확인한 내용이라니 신빙성은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서버용 CPU 경쟁은 치열하지만, 인텔의 고민도 엿보입니다. 한때 512코어까지 그렸던 청사진을 접고 256코어로 재조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AMD와 경쟁하려는 움직임이거든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코어 수는 여전히 상징성이 큰 지표입니다. 다만 스펙 경쟁에서 따라잡는다고 해서 출시 시점의 격차까지 메워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 지금 인텔이 마주한 가장 현실적인 숙제로 보입니다.
| 쓸 데 없어 보이는 NPU 빼고 실속을 챙기다 AMD, AI 가속 제외한 라이젠 400 시리즈 APU 공개 |
AMD가 조용히 두 개의 신형 모바일 프로세서를 제품 데이터베이스에 올렸습니다. 라이젠 7 449와 라이젠 5 439입니다. 이 둘은 라이젠 AI 400 시리즈와 같은 "고르곤 포인트(Gorgon Point)" 실리콘을 쓰지만, "라이젠 AI"라는 브랜드는 붙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조용히 등록됐는지, 제품이 올라온 페이지의 헤더가 여전히 "라이젠 6000 시리즈"로 표기돼 있었다고 하네요. AMD는 이 다이가 NPU를 물리적으로 비활성화한 것인지, 아예 다른 형태로 제공되지 않는 것인지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스펙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라이젠 7 449는 젠5 코어 4개와 젠5c 코어 4개를 조합해 8코어 16스레드를 제공하며, 부스트 클럭은 5.0GHz(젠5)ㆍ3.4GHz(젠5c)입니다. 내장 그래픽은 라데온 860M으로, 8개의 컴퓨트 유닛이 최대 2.8GHz로 동작합니다. 비교 대상인 라이젠 AI 7 프로 450은 CPU와 GPU 클럭이 조금 더 높고, 최대 50 TOPS의 XDNA-2 NPU를 통해 총 66 TOPS의 AI 성능을 낸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라이젠 7 449 스펙 페이지에는 이 NPU 항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 AMD가 실속을 챙긴 라이젠 400 시리즈 APU를 공개했습니다
라이젠 5 439도 비슷한 패턴입니다. 젠5 3개와 젠5c 3개로 구성된 6코어 12스레드에, 4.6GHz(젠5)ㆍ3.3GHz(젠5c) 클럭을 갖췄고, 라데온 840M(4CU, 최대 2.8GHz)이 그래픽을 담당합니다. 가까운 사촌 격인 라이젠 AI 5 프로 440과 비교하면 클럭은 소폭 낮고, L3 캐시는 16MB에서 8MB로 절반이 줄었습니다. 프로 440은 50 TOPS NPU를 갖춰 총 59 TOPS의 AI 성능을 내세우고 있지만, 라이젠 5 439엔 그런 항목이 아예 없습니다.
두 프로세서 모두 NPU 사양 자체가 없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요구하는 40 TOPS 이상의 코파일럿+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없습니다. NPU가 빠진 만큼 종합 TOPS는 라이젠 5 439가 8~9, 라이젠 7 449가 15~16 수준에 그칠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리콜(Recall), 클릭 투 두(Click to Do), 일부 윈도우 스튜디오 이펙트, 로컬 라이브 캡션 번역처럼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전용으로 묶어둔 기능은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가격, 출시 파트너, 판매 시점 모두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고요.
이런 결정은 현 PC 상황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 PC 업계 전반이 부품 원가 압박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NPU 블록은 다이 면적을 차지하고 전력도 소모하는 구성 요소입니다. 로컬 AI 기능이 굳이 필요 없는 보급형 노트북 입장에선 이 블록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플랫폼 원가를 낮출 여지가 생기죠. 수율 관리 과정에서 NPU 영역에 결함이 생긴 다이를 재활용하는 전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눈에 띄는 부분은 CPU와 GPU 아키텍처가 젠5와 RDNA 3.5로 여전히 최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보급형 라인업에 구형 젠3나 젠4를 재탕해 넣던 관행과는 결이 다르네요. AI 브랜딩 없이도 알맹이는 챙긴 셈입니다. "AI PC"라는 마케팅 구호에 대한 시장의 피로감이 이제 실제 제품 라인업 구성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메모리 하나 때문에 벌어진 하극상, 그래도 피지컬 극복은 어렵다 RTX 5070보다 비싼 RTX 5060 Ti, 그래도 성능은... |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메모리 가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갑니다. 그 여파가 결국 그래픽카드 서열까지 뒤집어놓았습니다. 영국 소매 시장에서 RTX 5060 Ti 16GB의 최저가가 RTX 5070의 최저가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오버클러커스 UK와 스캔 컴퓨터스 UK 두 곳 모두 RTX 5070보다 저렴한 RTX 5060 Ti 16GB 재고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오버클러커스 UK 기준 가장 저렴한 5060 Ti 16GB는 578.99파운드였는데, 가장 저렴한 5070은 569.99파운드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둘 다 ASUS Dual OC 모델이었고요.
미국 시장 흐름은 더 끔찍합니다. 톰스하드웨어가 뉴에그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6월과 8월 사이 RTX 5060 Ti 16GB는 39%나 뛰어 569.99달러에서 804.99달러가 됐고, RTX 5070은 36% 오른 899.9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MSRP 549달러 대비 64%나 높은 수준입니다. RTX 5060은 27% 오른 470달러 선, RTX 5080은 1462달러에서 1500달러로, RTX 5090은 MSRP 1999달러의 두 배가 넘는 4700달러 선까지 치솟았습니다.

▲ 메모리 하나 때문에 벌어진 하극상은 게이머를 슬프게 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데이터는 8월 발표된 BuySellRam 리포트에서 나왔습니다. RTX 5060 Ti 8GB는 출시가 379달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429달러에 출시됐던 16GB 모델은 560달러 선까지 31%나 올랐다는 겁니다. 엔비디아가 두 모델 사이 메모리 용량 차이에 공식적으로 매긴 값은 50달러였는데, 지금 시장은 그 프리미엄에 180달러 가까운 값을 물리고 있는 셈입니다. 8GB냐 16GB냐, 같은 GPU에서 메모리 용량 하나만 다른데도 이렇게까지 벌어졌다는 게 이 시장의 왜곡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네요.
메모리 가격을 볼까요? 2026년 1분기 D램 계약 가격이 전분기 대비 약 80% 폭등했고, 3분기에도 추가로 13~18%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GDDR6와 GDDR7 역시 같은 흐름을 타고 있는데, 삼성ㆍSK하이닉스ㆍ마이크론 세 공급사가 웨이퍼 생산 능력을 AI 가속기용 HBMㆍ서버 D램 쪽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진이 훨씬 좋으니까요. 업계는 2026년 AI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메모리 생산량의 최대 70%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하는데, 2022년만 해도 이 비중은 20~30% 수준이었습니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이 역전 현상은 더 부조리합니다. RTX 5060 Ti 16GB는 8GB 모델과 동일한 GPU에 128비트 메모리 버스를 그대로 쓰는 구성이고, RTX 5070은 SM과 텐서ㆍRT 코어 수가 33%가량 많은 데다 메모리 대역폭도 오히려 50% 가까이 넓습니다. 용량만 많다고 다가 아니라는 얘기죠. 그래서 영국 IT매체인 오버클럭3D는 “지금 상황이라면 영국 게이머 입장에서 RTX 5060 Ti 16GB를 살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한동안 PC 조립 업계에는 "메모리 용량이 곧 가성비"라는 공식이 통했습니다. 여유 있게 VRAM을 챙겨두는 게 미래를 대비하는 똑똑한 선택으로 여겨졌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 여유분에 붙는 프리미엄이 본래 가격 차이보다 훨씬 커져버린 시대입니다.
| 샘 올트먼과 조니 아이브의 만남의 첫 결실 나올 때 됐나? 오픈AI의 첫 소비자용 하드웨어는 “AI 스피커” |
오픈AI의 첫 소비자용 하드웨어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이 기기는 화면이 없는 배터리 구동형 스마트 스피커로 도넛(토로이달)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가격은 300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입니다. 하키 퍽 정도의 크기에, 가운데 구멍이 뚫린 원형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하네요. 이동성을 살리기 위해 한 손으로 들고 방을 옮겨 다닐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함께 만드는 곳은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세운 스튜디오 러브프롬(LoveFrom)입니다. 오픈AI는 지난해 아이브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IO프로덕츠를 65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물리적 기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이번 스피커가 그 투자를 상업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첫 시험대인 셈입니다.
포지셔닝을 보면 야심이 느껴집니다. 아마존 에코 라인업이 대략 40달러에서 240달러 사이, 애플 홈팟이 299달러부터 시작하고, 보스 라이프스타일 울트라도 299달러 선에 판매되는 상황입니다. 오픈AI의 기기는 이들보다도 위, 사실상 스마트 스피커 시장 최상단에 자리를 잡으려는 모양새입니다. 고급 금속 소재를 활용한 프리미엄 마감을 지향한다고 하니, 애플식 디자인 감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인상이네요. 여기에 아직 용도가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가동 요소까지 포함될 예정이라 개성을 부여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 AVcesar에서 AI로 생성해 만든 오픈AI의 스피커라고 합니다
기능적으로는 마이크와 스피커, 카메라, 각종 환경 센서를 갖춰 인간적인 음성 대화를 구현하고, 사용자의 습관을 시간이 지나며 학습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The Information을 통해 먼저 알려진 초기 버전에서는 카메라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결제 인증에 활용하거나,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하는 사용자에게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먼저 제안하는 등 선제적 기능까지 언급된 바 있습니다.
다만 보도가 거듭될수록 가격대가 조금씩 올라가는 흐름도 눈에 띕니다. 지난 2월 보도에서는 200~300달러 선으로 추정됐지만, 이번 8월 블룸버그 보도에서는 300~400달러로 상향됐습니다. 세부 사양은 여전히 유동적인 상태로 보입니다.
하지만 변수가 하나 있죠. 바로 법률 리스크입니다. 애플이 2026년 7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오픈AI를 상대로 하드웨어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죠. 이 소송과 금지명령 신청이 2027년 출시 일정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픈AI는 이 주장에 대해 "애플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는 완전히 새롭고 다른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한 상태고요. 조니 아이브가 옛 친정을 상대로 소송당하면서까지 애플의 가장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를 위해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꽤 아이러니하네요.
오픈AI의 하드웨어 야심은 이 스피커로 끝이 아닙니다. 스마트 램프와 AI 글래스도 함께 개발 중이지만, 이쪽은 2028년 이후에나 실물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별도로 퀄컴ㆍ미디어텍과 스마트폰용 칩을 공동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걸 보면, 오픈AI는 애플식 수직 계열화된 하드웨어 생태계를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관건은 디자인의 완성도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갈 AI의 완성도일 겁니다. 화면 없이 대화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기기인 만큼, 하루 종일 옆에 두고 말을 걸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AI가 아니라면 아무리 예쁜 도넛이라도 서랍 속으로 들어가기 십상이니까요. 휴메인 AI 핀(옷에 붙이는 AI 비서)의 실패가 남긴 교훈을 오픈AI가 얼마나 되새기고 있을지, 2027년이 오면 확인할 수 있겠네요.
전달해 드릴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다양한 소식이 쏟아졌네요.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떡밥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 회원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글 강우성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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