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에어로스페이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동화가 이동 수단의 개념을 바꾸는 것은 도로 위 자동차만이 아니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전력전자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하늘에서도 전기추진 항공기가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직 배터리 전기 항공기(BEA)가 대형 여객기를 대체하기에는 에너지 밀도와 항속거리라는 높은 장벽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짧은 거리와 지역항공, 비행훈련, 도심항공교통에서는 이미 실제 기체가 하늘을 날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의미 있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Heart Aerospace)의 X1이 지난 12일 뉴욕주 플래츠버그 국제공항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스웨덴에서 전기·하이브리드 전기 항공기 개발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미국으로 거점을 옮겼다.
이륙중량 2만 5000파운드(약 11.3톤)가 넘는 X1은 약 27분간 비행하며 1100피트(약 335m)까지 상승했다. 전기추진 시스템은 1MW 이상의 출력을 냈고 첫 시험비행에 사용한 전력 비용은 불과 5달러, 우리 돈으로 약 7000원에 불과했다.
X1은 상용 항공기를 위한 기술 실증기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ES-30은 30명이 탑승하는 하이브리드 전기 지역항공기로 순수 전기추진으로 약 200km를 비행하고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최대 약 800km의 항속거리를 목표로 한다. 2031년 형식증명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용운행도 시작할 예정이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
전기추진 항공기는 이미 소형 영역에서는 현실이 됐다. 피피스트렐(Pipistrel)의 벨리스 일렉트로(Velis Electro)는 세계 최초로 형식증명을 받은 전기 항공기다. 2인승 경량 항공기로 비행훈련을 중심으로 활용되면서 전기추진의 낮은 소음과 운항비용이라는 장점을 실제 운항환경에서 검증하고 있다.
하늘의 전동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도심에서는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 eVTOL이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개발되고 있다. 수직으로 이착륙해 기존 활주로의 제약을 줄이고 도심과 공항, 지역 거점을 연결하는 새로운 항공 모빌리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가 도로 위에서 이동의 효율을 높였다면 전기추진 항공기와 eVTOL은 이동의 공간 자체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존 대형 공항 중심의 항공교통에서 벗어나 지역공항과 도심 인근 거점을 연결하는 지역항공 모빌리티(RAM)와 도심항공교통(UAM)이 새로운 시장으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가 내연기관이라는 동력의 변화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충전 인프라를 결합한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든 것처럼 항공 역시 배터리, 전기모터, 자율비행, AI 기술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이동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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