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의 현대차 아이오닉 5 무인자율주행차. 웨이모는 테슬라의 비전 온리와 맵이 없는 완전자율주행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카메라 센서에만 의존하는 ‘비전 온리’와 지도 없는 주행이 과연 완전자율주행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지구 둘레를 8000바퀴 이상 돌 수 있는 2억 마일(약 3억 2186만 km)의 무인 실주행 데이터를 축적한 구글 웨이모(Waymo)가 자율주행의 오랜 기술 논쟁에 명확한 결론을 내놨다.
웨이모는 26일(현지 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한 ‘2억 마일 완전자율주행이 남긴 AI 교훈 10가지’를 통해 멀티모달 센서 융합과 정밀지도(HD맵)가 안전한 레벨 4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임을 확실히 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고수하고 있는 ‘카메라 온리 및 노맵’ 전략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웨이모는 첫 번째 교훈으로 멀티모달 센서의 필요성을 꼽았다. 라이다(LiDAR)는 3차원 형상을 밀리미터 단위로 정밀 측정하고 카메라는 신호등과 표지판을 판별하며 레이더는 악천후 속에서 속도를 추적해 이들 각 센서의 상호 보완 없이는 완전자율주행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HD맵 역시 차량의 연산 부담을 덜어주는 핵심 사전 정보(Prior) 역할을 한다. 사전에 구축된 정밀지도를 ‘기억’처럼 활용해 도로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차량 내 온보드 컴퓨터가 돌발 공사 구간이나 우회로 등 실시간 동적 변수에 연산력을 온전히 집중하도록 돕는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측면에서는 기능별 분리 모듈 대신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로 통합하되 순수 엔드투엔드(E2E) 모델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경계했다. 센서 입력부터 조향 명령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딥러닝 방식은 오류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모는 2020년부터 운전자나 감독자가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기 시작해 누적 2억 마일(약 3억 2186만 km)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구축했다. (웨이모)
웨이모는 AI가 제안한 주행 궤적을 물리 법칙과 교통법규에 맞춰 실시간으로 검증하는 독립 안전 레이어를 추가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주변 차량이 자차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폐루프(Closed-loop)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도로 위에서 마주칠 수 있는 희귀 돌발 변수(Edge case)를 사전 검증하고 있다.
'크리틱'과 '데이터 플라이휠'이 이끄는 자율주행 선순환 초인적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평가 시스템도 공개됐다. 웨이모는 주행 품질을 상시 채점하는 자체 AI ‘크리틱(Critic)’을 도입했다. 운전자 역할을 하는 AI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오류를 방지하고 교통법규 준수와 승차감을 정밀하게 측정해 엔지니어가 고난도 상황 해결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여기에 매주 수백만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자동 선별·라벨링해 모델을 재학습시키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구축해 지속적인 시스템 고도화를 이뤄냈다. 복잡한 경찰관 수신호나 예외 상황을 해석하기 위해 제미나이(Gemini) 기반 비전-언어모델(VLM)을 결합하되, 순간 제어는 빠른 연산 모델이 맡고 고차원 추론은 VLM이 맡는 ‘빠른 사고·느린 사고’ 이중 구조를 채택했다.
현재의 수준에서 완성차 업계가 주로 탑재하는 레벨 2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고도화로는 완전자율주행(레벨 4)에 도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놨다. 운전자 개입 없이 시스템이 온전히 모든 책임을 져야만 진정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완성된다는 진단이다.
웨이모는 실제 도로에서 축적한 2억 마일의 데이터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낙관론을 넘어 센서와 정밀지도 그리고 엄격한 다중 검증 시스템의 융합만이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여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테슬라가 주장하는 ‘카메라만의 자율주행’이 위험한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수치와 기술로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가 웨이모의 주장에 어떻게 반박하고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웨이모의 완전자율주행(L4) 아키텍처 10대 핵심 원칙
비전 온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라이다·카메라·레이더 융합 기술이 집약된 웨이모의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 하드웨어 모듈. (웨이모)
I. 멀티모달 센서는 필수불가결=카메라만으로는 완전자율주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실주행 데이터로 입증됨. 라이다(3D 형상), 카메라(신호·표지판 인식), 레이더(속도 추적 및 악천후 투과)가 상호 보완하는 구조.
II. HD맵은 강력한 "사전 정보"=정밀지도를 실시간 센서 입력과 함께 "기억"처럼 활용해, 온보드 연산력을 새로운 변수(우회로, 임시 표지판 등)에 집중시키는 전략.
III. 적고 큰 모델이 낫다=과거의 기능별 분리 모듈(보행자 감지, 차량 추적 등) 방식은 확장성 한계에 부딪혔고, 소수의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환.
IV. 블랙박스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순수 엔드투엔드(픽셀→조향명령) 방식의 해석 불가능성을 지적하며, 물리·교통법규 기반 검증 레이어를 별도로 두는 이중 구조를 채택.
V. 폐루프(closed-loop) 시뮬레이션이 더 많은 엣지케이스=단순 재생식(open-loop) 시뮬레이션은 주변 차량이 반응하지 않아 한계가 있고 실제와 유사한 상호작용 피드백 루프가 필요.
VI. 뛰어난 운전자에게는 뛰어난 '비평가'가 필요=자체 개발한 AI 크리틱(Critic)이 주행 데이터를 상시 평가해 "자기 채점"의 함정을 방지.
VII. 비전-언어모델(VLM)이 장면 추론을 향상=제미나이(Gemini) 기반 VLM으로 고차원적 상황 판단(예: 수신호를 보내는 경찰관 이해)을 수행하되, 실시간 제어에는 느려 "빠른 사고·느린 사고" 이중 구조로 보완.
VIII. AI는 이를 평가하는 거버넌스만큼만 효과적=주행·시뮬레이션·평가 전 과정에 안전 거버넌스를 결합해야 진정한 확장성 확보 가능.
IX. 데이터 플라이휠이 지속적 개선을 가능케 함=매주 수백만 마일 주행 데이터를 크리틱과 라이더 피드백으로 추출·라벨링·재학습·검증하는 자동화 선순환 구조.
X. 완전자율주행 경험을 대체할 것은 없다=L2 운전보조 시스템의 고도화만으로는 L4에 도달할 수 없으며 사람 없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실주행만이 시스템을 진정으로 성숙시킴.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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