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퓨어리튬사가 공개한 리튬 메탈 기반 LFP 배터리 제원.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음극재 흑연을 배제하면서도 에너지 밀도와 수명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Pure Lithium)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삼원계(NCM)와 리튬인산철(LFP)이 장악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구도를 정면으로 겨냥한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했다. 미국에서 베일을 벗은 새로운 개념의 배터리는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음극재 '흑연'을 완전히 배제하면서도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리튬 메탈 기반 LFP 배터리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배터리 스타트업 ‘퓨어 리튬(Pure Lithium)’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소재였던 흑연 음극재를 없앤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최근 공개했다. 글로벌 흑연 가공의 9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한 상황에서 북미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 기술이다.
핵심은 ‘전착(Electrodeposition)’ 공정이다. 퓨어 리튬은 구리 집전체 위에 리튬 메탈을 직접 증착해 원하는 두께의 음극을 단일 공정으로 제조하는 방식을 적용해 생산 단가를 대폭 낮췄다. 여기에 니켈과 코발트, 망간뿐 아니라 흑연까지 배제하고 LFP 양극재와 결합해 극단적인 소재 다이어트를 완성했다.
성능도 기존 배터리를 능가한다. 기존 LFP 배터리는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겁다는 태생적 한계가 뚜렷했다. 퓨어 리튬은 흑연을 제거해 확보한 공간에 활물질을 채워 넣으며 성능 지표를 대폭 끌어올렸다.
실험실 테스트 결과, 1시간 충전과 1시간 방전(1C)을 반복하는 가혹 조건에서 9315회의 충·방전 사이클을 달성했다. 기존 상용 배터리 수명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 밀도는 1세대 300Wh/kg, 개발 중인 2세대는 425Wh/kg을 목표로 설정했다.
상용화 문턱도 낮췄다.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나 팩토리얼(Factorial) 등 주요 개발사들이 전고체(Solid-state) 배터리에 매달리는 것과 달리, 기존 액체 전해질 시스템을 유지하며 음극 제조 공정 혁신에 집중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퓨어 리튬은 시카고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기술 상용화를 위해 40여 개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기술적 청사진이 실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전고체와 실리콘 음극재 등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파일럿 단계를 넘어 대량 양산 수율과 실제 주행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입증해야먄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FP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마지막 열쇠가 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