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브레이크 페달을 의무화하고 있는 현행 구조상 형식 승인을 받을 수 없지만 테슬라는 자체 인증으로 상용 운행을 시작했다. 이에 NHTSA가 자체 승인 근거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을 4일(현지 시간) 공개하고 실제 도로 운행을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일론 머스크 CEO가 불참하고 참가자들의 내용 공개나 SNS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철저히 통제하는 매우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일에 싸인 데뷔전보다 시장의 이목을 끄는 건 미국 연방 규제당국의 조사 착수 소식이다. 사이버캡이 텍사스 오스틴에서 이미 상업 운행을 시작한 가운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가 거친 '자체 인증' 과정과 기술 자료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자율주행 사업의 성패가 기술력 이전에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통과 여부에 달렸다는 의미다.
핸들 없는 차, 자체 인증 논란의 핵심
테슬라 사이버캡은 자동차가 도로 운행을 시작하기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형식 승인을 자체 인증(Self-Certification) 방식으로 마무리했다. 자체 인증은 규제 기관이 차량을 직접 승인하는 대신, 제조사가 스스로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충족했다고 선언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건 자체 인증 방식이 아니다. NHTSA가 문제 삼는 것은 '인간 운전자를 전제로 한 장치가 아예 없는 차량'에도 제조사가 임의로 예외를 두고 자체 인증을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사이버캡은 스티어링 휠,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 사이드미러 등 운전자를 위한 기본 장치가 아예 없다.
현행 규정상 형식 승인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NHTSA는 현재 최대 1000대에 달하는 사이버캡을 대상으로 테슬라가 특정 안전기준을 '적용 제외'로 스스로 판단한 법적, 기술적 근거가 충분한지를 살피고 있다. 만약 위법성이 드러나면 대규모 리콜이나 운행 중단 사태로 번질 수 있다.
테슬라 '자체 인증' vs 아마존 죽스 '예외 승인'
테슬라의 행보는 경쟁사인 아마존 '죽스(Zoox)'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무인 자율주행차라는 점은 같지만 죽스는 NHTSA에 정식으로 예외 승인을 신청해 지난 7월 제한적인 상업 운행 허가를 받았다.
아마존 로보택시 죽스(Zoox). 아마존은 NHTSA에 정식으로 예외 승인을 신청해 상업 운행 허가를 받았다. (죽스)
죽스가 "현행 기준에서 예외가 필요하다"며 사후 논란을 제거하는 정공법을 택한 반면, 테슬라는 "해당 기준 자체가 사이버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속도전을 택한 셈이다. 예외 승인 절차를 밟을 경우 운행 대수와 범위가 크게 제한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플릿 단위 조사의 압박과 규제 개정 변수 지름길을 택한 만큼 리스크도 커졌다. 이번 조사는 개별 차량의 결함이 아닌 최대 1000대 규모의 '플릿(Fleet) 단위' 인증 적법성을 따지고 있어 테슬라에게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NHTSA가 자율주행 전용 차량에 한해 브레이크 페달 의무 장착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연내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테슬라의 자체 인증 논란은 한풀 꺾일 수 있다. 사이버캡이 로보택시 시장에 안착할지, 운행 중단이라는 최악의 암초를 만날지는 향후 당국의 조사 결과와 안전기준 개정 방향에 달렸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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