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자동차의 카메라를 이용해 운전 중에도 원하는 피사체를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 특허를 출원했다. (AI 이미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운전 중 차창 밖으로 그림 같은 노을이나 평소 보기 힘든 희귀한 클래식카가 지나갈 때 스마트폰을 꺼내려다 아찔한 순간을 겪어본 운전자라면 누구나 솔깃할 만한 특허가 나왔다.
토요타가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출원한 신기술은 운전자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외부 카메라로 원하는 장면을 찰나에 찍어주는 ‘시선 추적 기반 핸즈프리 촬영 시스템’이다.
시선 추적 기반 핸즈프리 촬영 시스템은 웨어러블 기기인 메타 레이밴(Ray-Ban Meta) 글라스가 안경에 달린 초소형 카메라로 시선에 들어오는 일상을 기록하듯 차량 내부와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 네트워크로 원하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
작동은 실내에 위치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카메라가 운전자의 머리 움직임과 동공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차체 외부에 장치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카메라 군(群) 가운데 운전자가 응시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렌즈를 조준하는 방식이다.
운전자는 도로를 주시한 채 "저 빌보드 광고판 찍어줘"라고 말하거나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을 가볍게 누르기만 하면 된다. 스마트폰을 찾느라 시야를 뺏기거나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필요가 전혀 없다.
촬영된 사진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메모리가 아니라 운전자의 스마트폰으로 곧장 전송된다. 주행 중 사진을 들여다보는 위험한 행동 대신 목적지에 도착해 안전하게 주차한 뒤 주행 중 수집한 로드 스냅샷을 앨범처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단순한 셔터 기능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의 개인 데이터 및 AI 알고리즘과 결합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시선 추적 기반 핸즈프리 촬영 시스템 특허. (USPTO)
특허에 따르면 운전자는 차량에 상시 명령어(Standing instructions)를 설정할 수 있다. 예컨대 "주변에 클래식카가 지나가면 알아서 찍어줘"라고 설정해 두면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해도 순간 전방 주시를 놓치는 위험 없이 차가 알아서 원하는 피사체를 프레임에 담아낸다.
나아가 스마트폰의 검색 기록이나 헬스 데이터와 연동하는 시나리오도 담겼다. 주치의로부터 "더 많이 걸으라"는 조언을 받았다면 시스템이 주행 경로 중 보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산책 명소나 공원 풍경을 인식해 가볍게 기록해 두는 식이다.
메타 스마트 글래스가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질의응답을 건네는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운전 중 스마트폰 조작은 도로 위에서 가장 치명적이면서도 쉽게 근절되지 않는 사고 원인 중 하나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도로 위 흥미로운 상황을 기록하고 공유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법과 단속만으로 막기 어렵다면 자동차가 안전하게 그 역할을 도맡게 하겠다는 것이 토요타의 제안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매년 출원하는 수많은 특허 중 실제 양산차로 이어지는 비율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토요타의 이번 특허 역시 특정 양산 모델 적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토요타의 특허는 스마트 안경을 얼굴에 쓰지 않아도 자동차라는 거대한 캡슐 자체가 하나의 스마트 렌즈 역할을 하면서 운전자의 눈과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줄 날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는 실용적인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