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네시스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초기품질(TGW-i) 평가에서 사상 처음으로 렉서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 2015년 독립 브랜드 출범 이후 국산 브랜드가 초기품질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다.
반면 새차 구입 후 3년이 지난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내구품질(TGW-d)에서는 렉서스와 토요타가 2년 연속 1·2위를 휩쓸며 일본차의 품질 독주를 이어갔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7월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26차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2026년)’ 품질(TGW) 평가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100대당 소비자가 직접 경험한 고장 및 문제점 수(PPH, Problems Per Hundred)를 집계한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품질 완성도가 뛰어남을 의미한다.
제네시스, 사상 첫 초기품질 정상 등극
구입 1년 이내 신차를 대상으로 한 초기품질(TGW-i) 평가에서 제네시스는 85 PPH를 기록, 전통의 강자 렉서스(85 PPH)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두 브랜드 모두 신차 1대당 문제점 수가 0.85건에 불과한 수준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2023년 4위에서 2024년 3위, 2025년 2위로 매년 한 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린 끝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올해 자동차 업계 전반의 초기품질 산업 평균이 144 PPH로 전년(120 PPH) 대비 24 PPH나 악화되고 렉서스마저 19 PPH 증가한 가운데 제네시스는 오히려 문제점을 줄이며 전년도의 격차를 단숨에 극복했다.
3위에는 120 PPH를 기록한 한국지엠이 깜짝 진입했다. 한국지엠은 전년 대비 문제점을 36 PPH나 대폭 개선하며 작년 10위에서 무려 7계단 수직 상승했다. 주력 차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출시 3년 차를 맞아 생산 및 제조 품질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토요타(123 PPH), BMW(126 PPH)가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의 초기 품질 지수가 사상 처음 렉서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오토헤럴드 DB)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128 PPH(+26 PPH)로 6위, 기아는 130 PPH(+27 PPH)로 7위에 그치며 나란히 순위가 하락했다. 최근 1년간 집중된 전동화 전환 및 소프트웨어·전자장비 관련 오류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년 후 내구품질, 렉서스·토요타 철옹성
새차 구입 후 평균 3년이 경과한 차량을 평가하는 내구품질(TGW-d)에서는 일본계 브랜드의 아성이 여전히 견고했다. 렉서스가 129 PPH로 1위, 토요타가 146 PPH로 2위를 지키며 2년 연속 원투펀치를 유지했다. 조사 대상 전체 브랜드 중 유일하게 ‘100 PPH대’를 유지한 곳도 두 브랜드뿐이다.
내구품질 산업 평균 역시 243 PPH로 전년(214 PPH) 대비 29 PPH 늘어나며 품질 불만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BMW(202 PPH)가 3위를 유지했고, 제네시스가 209 PPH로 4위에 랭크되며 작년 7위에서 3계단 뛰어올랐다.
이어 볼보(222 PPH, 5위), 테슬라(228 PPH, 6위), 현대차(235 PPH, 7위), 기아(241 PPH, 8위) 순으로 산업 평균 이내에 들었다. 특히 상위 8개 브랜드 가운데 내구품질 문제점 수가 전년보다 감소한 곳은 토요타(-9 PPH), 제네시스(-4 PPH), 테슬라(-26 PPH) 단 3곳에 불과했다.
품질 판도 변화의 핵심은 ‘SDV와 전동화’
올해 조사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초기품질과 내구품질 모두 산업 평균이 동반 급락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계적 완성도 저하보다는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전동화·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과거 엔진·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고장 중심에서, 최근에는 충전 이슈, 무선 통신 연결 오류, 인포테인먼트 버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경고음 등 전장·소프트웨어 관련 소비자 불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초기품질과 내구품질 두 영역 모두에서 전년 대비 문제점 수를 줄여낸 브랜드는 제네시스가 유일했다. 제네시스는 초기품질에서 글로벌 최정상에 도달한 데 이어, 내구품질에서도 렉서스와의 격차를 전년도 139 PPH에서 올해 80 PPH까지 크게 좁혔다.
신차 출고 직후의 초기 완성도에서 렉서스를 따라잡은 제네시스가 향후 3년 이상 장기 보유 단계에서의 내구성까지 입증해낼 수 있을지, 양사의 품질 패권 다툼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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