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닷지가 화재가 발생항 전기차 배터리를 차량의 후미로 빼내는 특허를 출원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차체를 통째로 태우는 대신, 불타는 배터리팩만 지면에 떨어뜨려 버린 뒤 차는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다소 기상천외한 특허 기술이 공개돼 화제다.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스텔란티스 산하 닷지(Dodge)가 ‘차량용 고전압 배터리 퀵 릴리즈 시스템(High-Voltage Battery Quick Release System For Vehicle)’이라는 명칭의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 도면과 설명에 따르면 시스템 작동 방식은 매우 직관적이고 과격하다. 전기차 화재나 배터리 열폭주 징후가 감지되면 차체 하부에서 배터리팩을 고정하고 있던 맞물림 프레임이 서로 엇갈리며 풀리거나 화약식 볼트(폭발성 패스너)가 터지며 배터리를 그대로 지면에 떨어뜨린다.
진짜 묘미는 그 다음이다. 고전압 배터리를 길바닥에 버리고 나면 차량이 주행 동력을 잃어 불타는 배터리 위에 멈춰 서는 문제가 생긴다. 닷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전압 12V 배터리를 구동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화재가 난 고전압 팩을 차체 밖으로 분리·투하한 직후, 남아 있는 12V 보조 배터리의 전력을 이용해 차체를 배터리로부터 안전거리까지 슬금슬금 굴려 이동시키는 구조다.
닷지가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한 ‘차량용 고전압 배터리 퀵 릴리즈 시스템(High-Voltage Battery Quick Release System For Vehicle)’. (USPTO)
네티즌들은 닷지의 배터리 배출 방식을 두고 “운전자와 차체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지 몰라도 주변은 안중에도 없는 지극히 미국적인 발상”이라는 실소가 섞인 반응을 내 놓고 있다.
앞서 중국의 체리자동차도 불이 붙은 배터리를 차량의 옆면으로 강하게 분출시키는 기술을 공개했다가 비슷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소화에 수만 리터의 물이 필요할 만큼 진압이 극도로 까다롭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 도로 한복판이나 건조한 산림 도로에 불타는 배터리를 냅다 던져두고 차만 도망친다면 주변 차량 연쇄 화재나 대형 산불, 보행자 위협 등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차량 하부에 갇혀 있는 것보다 배터리가 바깥으로 노출돼 있으면 소방관들이 방수나 냉각 조치를 취하기에는 오히려 수월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특허가 상용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반적인 주행 중 오작동으로 배터리가 도로에 떨어질 경우 초래될 치명적인 안전사고 위험과 법적·윤리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양산차 적용보다는 화재 대응 콘셉트 수준의 아이디어 출원에 그칠 공산이 크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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