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EREV 시스템 구성도. 구동은 전기 모터가 담당하고 엔진은 발전 기능만 수행하는 구조로 현대차의 2모터 기반 독자 시스템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에 배터리 완충과 1회 주유로 총 600마일(약 965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파워트레인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EREV는 배터리와 모터, 내연기관의 조합이라는 면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비슷한 것으로 보기 쉽지만 구동 방식과 메커니즘에서 분명하고도 결정적인 차이를 품고 있다. 두 파워트레인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바퀴를 굴리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가에서 갈린다.
일부 방식에서 차이는 있지만 EREV의 바퀴는 기본적으로 전기 모터만으로 구동된다. 엔진은 바퀴와 기계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어 고전압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을 맡는다. 이 때문에 운전자가 느끼는 주행 감각과 구동 질감은 순수 전기차와 완전히 동일하다.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가 상황에 따라 번갈아 가며 바퀴를 직접 굴리거나 둘이 힘을 합쳐 동시에 구동력을 전달한다. 변속기와 복잡한 동력 배분 장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구동 메커니즘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
이에 비해 EREV는 순수 전기차와 비교해 배터리 용량을 절반 이하로 대폭 줄일 수 있고 고성능 배터리 셀과 발전 전용 엔진을 맞물려 중량도 낮출 수 있다. 그만큼 전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현대차가 신차 라인업에 EREV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 역시 효율적인 에너지 설계가 가능한 때문이다.
엔진이 발전만 담당하는 만큼 구동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효율이 높은 구간 위주로 운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PHEV는 엔진이 직접 구동에 관여하기 때문에 고속 주행이나 등판 등 상황에 따라 엔진 작동 영역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현대차 싼타페. 2027년 출시가 예상되고 있는 부분변경 모델에 EREV 트림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토헤럴드 DB)
두 시스템 모두 배터리가 바닥나도 주유소에서 몇 분 만에 기름을 채워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모터로만 구동하는 EREV는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감, 순수 전기차보다가격이 낮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EREV는 내연기관 엔진과 발전기, 모터, 배터리를 모두 품어야 하기 때문에 공차중량이 늘어나고 외부 충전 없이 순수 발전 모드로만 장거리 주행 시 에너지 변환에 따른 손실로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실주행 연비가 낮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일상적인 단거리 출퇴근을 순수 전기로 소화해 유류비를 아낄 수 있고 조건이 맞을 때는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려 고속 항속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복잡한 기계적 구조로 인한 변속 충격과 애매한 시장 포지셔닝이 한계로 지적된다.
전기차 캐즘과 충전 인프라 부족이 맞물린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가 꺼내든 EREV 카드는 매우 현실적인 승부수다. 대형 SUV를 선호하면서도 충전 불편, 장거리 주행에 불안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전기차의 부드러움과 내연기관의 편의성을 동시에 챙긴 EREV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매우 높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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