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옷에 풀을 먹이는 작업을 한 뒤 세탁을 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풀은 서양에서도 잘 먹였다. 옷에 풀을 먹이면 의류가 빳빳해져 쉽게 변형되지 않고, 때가 덜 탈 뿐만 아니라 세탁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 먹지 마세요, 옷에 양보하세요 (출처: 픽사베이)
그런데 풀을 먹이려면 먼저 쌀, 밀, 감자 등에서 전분을 내서 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도 번거로운 데다 각 전분별 사용되는 옷감들도 다르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다행인 건 시중에 풀 먹이기와 비슷한 효과의 다림질 전용 스프레이가 많이 나와 있어 저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 왼쪽부터 샤키트, 소네트, 다리미 풀
주부들이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모니터한 결과 '샤키트' 제품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재팬 거니 패스. 대신 유럽 가정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부들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독일제 ‘소네트 스프레이’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 예쁜 디자인 때문에 헤어 제품으로 오해하기 쉬운 소네트 스프레이
소네트 스프레이는 자연 친화적 원료로 만든 유기농 독일 세제로 유아, 아동, 성인 모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성분을 살펴보니 식물에서 발표한 알코올이 5~15%, 옥수수 녹말이 1~5%, 황산화피마자유가 1%, 유기농올리브 비누 성분이 1% 들어가 있단다. 특히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원료가 항알레르기성을 가지고 있어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적합하다. 설명문에 적힌 효과를 보면 샤키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국내 인지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닌 듯하다.
▲ 다림질 전용 스프레이, 과연 효과적일까?
아무튼 오늘의 주제는 ‘다림질 전용 스프레이, 과연 효과적인가?’이다. 이 같은 질문 아래 ‘물을 뿌려서 다림질을 했을 때와 다림질 전용 스프레이를 사용해 다림질했을 때’ 얼마나 다른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실험해보았다..
"진정성 있는 실험을 위해
다림질 경험치 5%의 마이너스 손이 직접 실험에 참여해보았습니다."
준비물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블라우스, 반팔 셔츠, 반팔 티셔츠, 정장 바지, 긴팔 셔츠
1) 스팀 무선 다리미
2) 물이 담긴 분무기
3) 소네트 스프레이
4) 남녀노소 대중적으로 많이 입는 소재&형태의 옷 5벌
1번 블라우스 - 폴리에스테르 30%, 폴리우레탄 1%, 면 69%
▲ 누구나 한 벌 정도는 갖고 있는 블라우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블라우스다. 면과 폴리에스테르가 섞인 제품인데 면의 혼용률이 높아 통기성이나 흡습성이 좋지만 진한 구김 선이 잘 생기는 단점이 있다. 한껏 구겨져 있는 이 제품에 물과 스프레이를 뿌려 다림질 테스트를 해봤다.
물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스프레이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평 :폴리에스테르와 면의 혼용 소재라 그런지 물만 뿌려도 다림질은 부드럽게 잘 되는 편이다. 다만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렸더니 셔츠가 좀 더 빳빳하고 무게감이 생겼다.
▲ 다림질 후 의류 상태 비교 (왼쪽 물 분사 / 오른쪽 다림질 스프레이 분사)
솔직히 촉감이나 광택은 별 차이가 없는 듯하나 블라우스는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중요한지라 스프레이 촉감 면에서 별 하나를 뺏다.
▲ 구김 후 의류 상태 비교 (왼쪽 물 분사 / 오른쪽 다림질 스프레이 분사)
다림질 스프레이를 뿌리면 옷에 구김이 덜 간다고 하여 테스트해 봤는데 밝은 곳에서 봤을 땐 별 차이가 없어 보이나 조명이 없는 곳에서 보니 물을 분사한 부분이 확실히 구김이 더 있어 보였다.
2번 반팔 셔츠 - 폴리에스테르 60%, 면 40%
▲ 누구나 한 벌 정도는 갖고 있는 반팔 셔츠
이 제품은 1번 블라우스와 재질이 유사하지만 옷감이 좀 더 두껍다. 혼용률도 폴리에스테르가 조금 더 높아 비교적 구김이 덜 가고 빨래 후 금방 마른다는 장점이 있다.
물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스프레이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평 : 신기하다. 블라우스보다 살짝 두꺼워졌을 뿐인데 다림질 느낌은 스프레이를 분사한 쪽이 훨씬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두껍고 빳빳한 소재에 스프레이로 풀을 바짝 먹이니 셔츠가 긴장한 것처럼 각이 살았다.
▲ 모기장 아님! 구김 후 의류 상태 비교 (왼쪽 물 분사 / 오른쪽 다림질 스프레이 분사)
블라우스보다 폴리에스테르 혼용률이 높아 인위적인 구김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어 보여서 실제로 1시간을 착용한 뒤 비교해보았다. 확실히 스프레이를 뿌린 쪽이 생활 구김이 덜했다.
3번 반팔 T셔츠 - 면 100%
▲ 누구나 한 벌 정도는 갖고 있는 순면 반팔 티셔츠
흔히 입는 면 100%의 티셔츠다. 면 100%의 옷은 촉감이 부드럽고 땀 흡수성과 통기성이 좋아 사계절 내내 쾌적하게 입을 수 있으며, 물에 젖었을 때 오히려 강도가 증가돼 물 세탁 시 손상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름이 매우 심하게 지기 때문에 관리를 잘못하면 순식간에 걸레화 되기 쉽다.
물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스프레이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평 : 개인피셜이지만 100% 면 티셔츠는 블라우스나 셔츠 대비 다림질 느낌이 좋지 않다. 코튼 특유의 답답하고 막히는 느낌이 있다. 다만 다림질 후 촉감은 최고다. 이불처럼 부드럽다.
▲ 구김 후 의류 상태 비교 (왼쪽 물 분사 / 오른쪽 다림질 스프레이 분사)
다림질 느낌이나 촉감에서는 물, 스프레이의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옷을 구겨보니 확실히 차이가 보였다. 물을 분사한 부분은 구김이 눈에 띄게 생긴 반면 스프레이를 뿌린 부분은 주름이 덜 졌다.

이번 테스트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페인팅 된 티셔츠의 경우 페인팅 된 부분에 스프레이를 집중적으로 뿌리고 스팀을 쐬어주면 페인팅 장식이 눌리지 않고 빳빳하고 힘 있게 연출된다.
4번 셔츠 - 면 100%
▲ 누구나 한 벌 정도는 갖고 있는 순면 긴팔 셔츠
요즘 같은 날씨에 걸쳐 입기 딱 좋은 긴팔 셔츠다. 이번에도 면 100% 소재지만 셔츠라서 구겨지면 티가 잘 나고 더욱 단정하지 못해 보인다. 빳빳하게 풀을 먹여 잘 다려 입고 다닐 필요가 있다.
물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스프레이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평 : 다림질 스프레이는 확실히 두꺼운 셔츠에 뿌려야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 같다. 앞서 테스트한 면 티셔츠와 같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셔츠 형태라 그런지 스프레이를 뿌렸을 때 다림질 느낌이 좀 더 좋았다.
▲ 다림질 후 의류 상태 비교 (왼쪽 다림질 전용 스프레이 분사 / 오른쪽 물 분사)
하이라이트는 촉감과 구김이다. 얼핏 봐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스프레이를 뿌린 쪽은 빳빳하고 힘이 있는 느낌인데 물을 뿌린 부분은 원단이 흐물흐물 힘이 없어 보인다. 100% 면 소재라 그런지 인위적인 구김을 주었을 때는 2번 셔츠 대비 구김이 더했으나 스프레이를 분사한 쪽은 물을 분사한 쪽보다 주름이 덜했다.
5번 바지 - 겉감 폴리에스테르 40%, 모 46%, 폴리우레탄 3%, 안감 폴리에스테르 100%
▲ 막 입어도 되는 기성복 정장 바지
흔히 볼 수 있는 기성복 정장인데, 모와 폴리에스테르가 많이 섞인 저렴이 버전이다. 이태리나 영국 원단 같은 고급 소재라면 당연히 전문가에게 맡겨 스팀 다림을 해야겠지만 그게 아니므로 실험에 참여시켰다.
이 재질의 경우 통풍과 보온성이 조금 떨어지고, 마찰이 자주 일어나는 곳에 반들반들 윤이 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저렴하고 편하게 입기 좋아 사회초년생 정장 혹은 막정장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물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스프레이 : 다림질 느낌 ★★☆ 촉감 ★★☆ 구김 ★☆☆
평 : 면 소재 옷보다 다림질은 잘되지만 왠지 다림질에 무게감이 없고 너무 가벼운 느낌이다(즉 싼 티 나는 다림질). 모와 폴리에스테르의 혼용률이 높아서 그런지 다림질 느낌이나 구김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스프레이를 뿌린 쪽이 조금 더 빳빳하고 무게감이 있었으며 칼 주름이 더 잘 잡혔다. 뿐만 아니라 스프레이를 분사한 쪽은 광택이 줄어들어 고급스럽게 보였다.
▲ 다림질 후 의류 상태 비교 (왼쪽 다림질 스프레이 분사 / 오른쪽 물 분사)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검은색 바지를 열판으로 다리자 바지에 다리미 자국이 남았는데 물을 분사한 쪽은 그 흔적이 도드라졌지만 스프레이를 분사한 쪽은 다리미 자국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론
▲ 셔츠를 자주 입는 사람이라면 다림질 스프레이를 하나 정도는 마련해두자 (출처: 픽사베이)
다림질 스프레이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 광고처럼 드라마틱한 효과는 아니지만 셔츠의 경우 촉감과 형태 면에서 확실한 차이(더욱 빳빳해지고 무게감이 느껴짐)를 보였으며 티셔츠 역시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리면 우는 느낌이 덜하고 깔끔해진다. 무엇보다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림질을 했더니 활동 시 구김이 덜 생긴다는 점이 좋았다.
이 외에 필자가 엄마, 세탁소 아저씨, 동네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다림질 스프레이 활용법을 정리해봤다.
1) 단추를 달 때 플래킷 쪽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려주면 빳빳해져서 바느질이 편해진다.
2) 흰 와이셔츠의 경우 칼라와 소매, 겨드랑이에 스프레이를 분사하면 누런 변색을 줄어든다.
3) 정장 바지는 칼 주름 부분에 5번 이상 분사해주면 아무리 격한 활동에도 주름이 죽지 않는다.
4) 리넨 소재의 경우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흐물거리지 않아 착용 시 핏이 멋있어 보인다.
5) 뜨개질로 만든 컵 받침이나 목도리가 심하게 오그라져 있으면 다림질 스프레이를 뿌린 후 다려준다. 바로 쫙 펴진다.
6) 깜빡하고 섬유유연제를 넣지 않았다면 스프레이를 뿌려서 꼭 다려주자. 정전기를 예방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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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최미선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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