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해가 바뀌며 우리 집 고양이는 10살 묘르신이 되셨다. ‘똥꼬발랄’하던 ‘아깽이’ 시절, 천지 분간 못하고 밤낮으로 뛰어다니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세월 앞에 장사 없듯 그렇게 기운 좋던 고양이는 이제 창가 앞에서 일광욕하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 우리집 고양이도 어느덧 10살이다
이쯤 되면 집사들은 본능적으로 깨닫게 된다. 이제 우리 고양이와 함께할 날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긴 힘들지만 그렇다고 외면해버리면 이별하는 순간 더 후회하게 된다. 남은 시간, 우리 집 묘르신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필할 방법들을 알아보자.
‘밥은 잘 먹는데 왜 살이 빠지지?’ 우리 집 고양이 노화 신호
▲ 고양이는 7살에 접어들면 노인이라 칭한다
고양이 평균 수명은 10~15년 정도다. 사람과 비교하면 한순간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짧은 데다 노화 진행 속도도 빠르다. 고양이는 보통 7살에 접어들면 관리가 필요한 노묘로 본다. 요즘에는 고양이 사료, 영양제가 워낙 잘 나온 데다 아이를 심하게 방치한 게 아니면 9살이 되어도 청년처럼 팔팔한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그래 봐야 9살까지가 한계다.
▲ 10살이 되면 갑자기 팍 늙어버리는 고양이
실제로 필자 주위 집사들을 보면 9살까지 아픈 데 없던 고양이가 10살 이후 급속도로 노화 현상을 보인다는 반응이 많다. 모든 생명이 그렇듯 고양이도 늙으면 가장 먼저 건강에 이상 신호가 발견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고양이 체중이 갑자기 증가 또는 감소하거나, 생활 패턴이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다. 그저 나이가 들어 기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이를 나이 탓으로만 돌리고 관리해주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질병이 생겨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를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노묘 요주의 질병! 신부전, 치아질환, 갑상선기능 항진증
▲ 신부전에 걸린 고양이 변화 (출처: www.greensboroughvets.com.au)
고양이나 강아지나 나이가 들면 걸리는 질병은 비슷하다. 특히 신부전은 두 반려동물이 나이와 관계없이 많이 걸리며 치명적인 질병으로 손꼽힌다. 고양이는 신부전에 걸리면 체중이 감소하고 구토를 하거나 구취가 심해지고 소변을 자주 보는 임상 증상을 보인다. 사실 이 정도 증상을 보일 때는 신부전이 많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신부전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 깨끗한 물을 많이 먹이고, 소변을 자주 보게 해주자.
▲ 고양이는 치아 건강도 신경써야 한다
치아와 잇몸질환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고양이 치아에 질환이 생기면 고양이는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예민해진다. 치아 질환을 방치하면 구내염, 치주질환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전체 발치 상황까지 갈 수 있다.
▲ 고양이들이 잘 걸리는 갑상선기능 항진증 (출처: www.vet.cornell.edu)
만약 고양이 식욕은 왕성한데 점점 말라간다면 목 주위에 혹이 만져지는지 살펴보자. 갑상선기능 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기능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과하게 분비돼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병이나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 아무리 건강해 보여도 10살이 넘으면 노인이다
이 외에 관절염, 암, 치매, 변비 등 크고 작은 질병들이 고양이에게 올 수 있다. 고양이들은 아파도 엄살을 보이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집사들은 우리집 고양이가 노묘라는 사실을 잊고 검진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 아무리 건강해 보여도 10살이 넘으면 눈 앞의 고양이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노묘가 된다.
노묘는 건강검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씩 수의사에게 검진을 받도록 하며,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발견되면 인터넷 검색하지 말고,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가길 바란다(제발!!!). 어떤 질병이든 조기에 발견해야 치료 가능성도 커지고, 그래야 집사와 함께할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집 고양이 건강은 내가 지킨다! 고양이 홈 헬스케어
▲ 고양이 건강검진은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사실 건강검진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것이다.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처럼, 고양이 건강도 평소 집에서 잘 관리해줘야 “아이고~ 아주 건강하시네! 오래 사시겠어요” 같은 안심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노묘 치아관리
▲ 고양이 치석 제거 전/후 (출처: www.waverleyanimalhospital.com.au)
고양이도 치석이 심하게 쌓이면 입안에 염증이 생기고, 결국 음식을 거부하게 된다.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좋겠지만 동물들은 대부분 전신마취 후에 스케일링을 하기 때문에 마취가 부담스러운 노묘에겐 여간 고민되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치석이 쌓이지 않도록 평소 치아 관리를 잘해주자.
1) 눈 깜짝할 사이에 양치해주는 칫솔
▲ 치카펜
반려동물용 칫솔인 치카펜은 손잡이에 치약이 들어 있어 버튼을 누르면 브러시 사이로 치약이 나온다. 그래서 브러시에 치약을 짜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브러시가 45도 각도로 제작돼 있어 닦기 어려운 어금니까지 빠르고 깔끔하게 양치할 수 있다. 참을성 없고 예민한 묘르신에게 사용하기 좋은 칫솔이다.
2) 먹이기만 하면 치석&플라크 제거 끝!
▲ 플라그오프 덴탈 파우더 캣 40g
고양이 입 냄새와 치석, 플라크까지 제거해주는 영양제다. 분말 형태로 되어 있어 사료에 뿌려줘도 되며, 고양이가 좋아하는 맥주 효모가 들어 있어 거부감이 적다. 북대서양 해초로 만들어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성하고, 반려동물에게 유해한 인공색소와 방부재를 일체 첨가하지 않아 안심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8주 정도 꾸준히 사용하면 플라크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3) 병원 스케일링, 집에서 하자! 반려동물 전용 치석 제거기
▲ 스켈소닉 반려동물 치석제거기
치석이 상당수 쌓여 양치만으로 관리가 안 된다면 스케일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양이 전신마취는 두렵다. 이럴 땐 가정에서도 쓸 수 있는 초음파 치석 제거기를 써보자. 이 제품은 치석 제거기로 유명한 스켈소닉사에서 반려동물 전용으로 출시한 것으로 분당 200만회 초음파 진동을 일으켜 잇몸에 자극을 주지 않고 신속하게 치석을 제거한다. 치아 상태에 따라 진동 세기도 조절할 수 있으며 얇은 펜 형태라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단 치아에 기기가 닿는 걸 싫어하거나 초음파 진동 소리에 거부감이 큰 아이들은 적응 시간을 갖고 사용하길 권한다.
▶ 노묘 영양 및 신장 관리
▲ 우리집 고양이는 나이가 드니 편식을 하기 시작했다 (북어만 골라먹는 중)
고양이는 나이가 들면 식욕이 감소하고, 먹는 양도 줄어든다. 심할 때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끼니를 거르게 두면 영양 불균형으로 면연력이 떨어지고 이는 크고 작은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이럴 때는 기호성이 뛰어나거나 목넘김이 좋은 영양식을 사용해보자.
1) 잃어버린 입맛을 부탁해! 고양이 영양식
▲ 더독 간편 북어국
더독몰 북엇국은 사람이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만든 수제 영양식이다. 북어는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고 혈액을 맑게 해줘 반려동물 영양제로 불린다. 간편하게 개봉 후 급여하면 끝이다. 북어 외에 오리죽, 오리탕, 삼계탕 등 다양한 영양식 시리즈가 있으니 여러 개 구비해두었다가 고양이가 입맛을 잃었을 때 한 번식 먹여드리자.
2) 신부전 예방 지름길! 요로케어 영양제
▲ 닥터바이 헤어볼케어 요로케어 1개월
노묘가 되면 영양제도 잊지 말고 투여해야 한다. 그중 고양이가 가장 많이 걸리는 신부전 예방 영양제를 꼭 챙겨주자. 요로케어 영양제는 비뇨기질환 관련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제품인데, 고양이에게 요로감염이 발생하면 신장이 손상되고 방광염의 원인이 돼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요로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양제를 꾸준히 먹여주는 게 좋다. 특히 이 제품은 츄르 형태로 되어 있어 기호성도 매우 좋다.
3) 고양이도 물 많이 마시면 좋다! 자동 급수기
▲ 고양이 선인장 정수기 젠에디션
고양이는 물을 잘 마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물을 적게 마신 고양이들은 신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고양이는 고인 물보다 흐르는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분수대처럼 깨끗하게 물이 흐르는 자동 급수기를 설치해두면 스스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자동 급수기를 두면 고양이 급수량 유지는 물론 물을 손으로 찍어 먹는 귀여운 먹방 샷까지 건질 수 있다.
후회 없는 이별을 위해... 집사가 할 수 있는 두 가지
▲ 후회 없는 이별은 없지만, 그래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
후회가 남지 않는 이별이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미래를 예견할 순 없지만 고양이는 매우 높은 확률로 집사보다 훨씬 먼저 소풍을 떠날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우리는 고양이가 곁에 머무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래야 후회의 눈물보다 그리움의 눈물을 흘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묘르신과 가족사진 찍기
▲ 고양이와 사진을 많이 남겨두자
아직 핸드폰 속에 고양이 사진만 가득하다면 이번에는 집사와 고양이가 함께한 멋진 사진을 남겨보자. 전용 스튜디오를 예약해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도 있고, 셀카봉을 설치해 고양이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담아보는 것도 좋다.
▶ 고양이를 추억할 수 있는 특별한 굿즈 만들기
▲ 메모리얼 스톤
고양이 치아나 털 등으로 메모리얼 스톤을 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소중하게 보관하고 싶은 것을 투명한 몰드에 보관할 수 있다. 사이즈도 크지 않아서 간직하고 싶은 고양이 털이나 수염, 이 등을 담아 예쁘게 제작할 수 있다.
▲ 스마트폰 할 시간에 고양이를 한 번이라도 더 만져주고 사랑해주자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여행을 가기도 어렵다. 특히 노묘는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서 여행을 갈 수도 없다. 그렇다고 고양이에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고양이에겐 지금 집사와 있는 이 집이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공간이다.
고양이가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집에서 가장 의지하는 집사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준다면 고양이에게 이보다 더 좋은 추억은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 볼 시간에 한 번 더 고양이 털을 빗겨주고, 한 번 더 눈을 마주쳐주고, 한 번 더 ‘궁디팡팡’을 해주고 쓰다듬어주고 안아주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 장기은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