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정연호 기자] 동네 이웃 간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당근마켓’에는 중고거래 사기피해가 없을까?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당근마켓 중고거래는 사기거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다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자주 발생하는 비대면 중고거래 사기는 당근마켓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당근마켓에선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 중고 거래를 하는 ‘직거래’ 주로 일어난다. 하지만, 최근엔 중고거래 시 직거래가 아닌 비대면 방식인 ‘택배거래’를 택하는 당근마켓 이용자가 늘었다. 당근마켓 이용자는 택배거래 등의 비대면 거래도 위치 기반으로 한다. 당근마켓 이용자는 가입 시 인증했던 지역(동네)에서 올라온 판매 및 구매 글만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비대면 중고거래 사기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중고거래 플랫폼의 비대면 중고거래 사기는 조직적인 범죄로 발전했다. 당근마켓 이용자는 계정 가입 단계에서 동네인증을 하며, 자신이 선택한 동네에 사는 이용자와만 거래할 수 있다. 그런데, 일부 사기조직들은 전국 각 지역의 당근마켓 계정을 확보한 뒤 중고거래 사기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한 조직에 의한 범죄여도 범죄 피해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온다.

이처럼 사기조직은 당근마켓 등의 중고거래 플랫폼이 개발한 사기에 대한 ‘안전장치’도 교묘하게 우회한다. 당근마켓은 교묘해지는 사기를 막을 장치를 개선하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다양한 사기 유형과 주의 사항을 공개한다. 중고거래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당근마켓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비대면 중고거래 사기유형을 확인해보자.

상품권을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상품권 사기’는 비대면 중고거래 사기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10만 원 상품권을 9만 원에 판매합니다’와 같은 글이 자주 올라온다. 사기꾼들은 상품권을 액면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면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때 사기꾼은 거래신청순이 아닌, 먼저 입금한 순서대로 구매자에게 상품권을 문자로 발송한다고 안내한다. ‘빨리 입금하지 않으면 상품이 품절된다’며 구매자에게 선입금을 재촉하는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물건값을 입금하면 사기꾼은 구매자에게 상품권을 보내지 않고 잠적한다.

사기꾼의 또 다른 수법은 ‘큰 사기’를 치기 전 구매자와 중고거래를 몇 번 해서 신뢰를 쌓는 것이다. 구매자들은 처음부터 판매자로부터 상품권 여러 장을 사는 대신, 대부분 1장 정도를 실험 삼아 먼저 구매한다. 첫 거래가 정상적으로 끝나면 피해자는 같은 판매자로부터 4~5장의 상품권을 구매한다. 피해자로부터 물건값을 받은 사기꾼은 상품권 번호를 보내지 않고 거래를 종료한다.

당근마켓 이용자는 거래를 할 때 거래 상대방과 ‘거래 채팅방’으로 거래 관련 이야기를 나눈다. 당근마켓 측은 상품권 거래 시 거래 채팅방에 뜨는 ‘상품권 거래 유의사항 확인하기’를 참고하라고 권한다.

당근마켓은 거래 채팅방의 상품권 거래 시 유의사항으로 △판매자의 기존 판매 물품이 모두 상품권인 경우 △상품권에 표기된 액면가보다 굉장히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 △거래를 위한 계좌번호를 끊어 쓰는 경우(당근마켓 시스템이 사기계좌로 발견하지 못하도록 계좌번호에 일부로 공백을 넣는 경우)△상품권 판매가 첫 거래인 판매자의 경우 사기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구매자에게 안내한다.

구하기 어려운 인기상품을 저렴하게 판매

판매자가 인기상품이나 비싼 상품을 지나치게 싸게 판매한다면 거래 전 주의가 필요하다. 혹은 사기꾼은 제품 상태가 좋은 중고 상품을 동급의 중고상품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판다. 중고가격이 일반적인 기준보다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면 더치트 등에서 판매자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를 먼저 조회하고 거래를 시작하는 게 좋다.

다만, 더치트는 사기 이력이 있는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사기꾼들은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계좌 개설이 쉬운 인터넷은행에서 계좌를 새로 만들고 이를 사기에 사용하기도 한다. 더치트 시스템은 사기꾼의 계좌번호여도 이런 사기 이력이 없는 계좌번호를 잡아내지 못한다. 더치트가 사기 이력이 없다고 확인한 계좌번호를 안내하는 판매자여도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다.

당근마켓은 경찰청의 사기 피해 신고 이력 조회 시스템과 당근마켓 시스템을 연동했다. 이를 통해 전화번호와 계좌번호, 이메일 주소 등의 신고 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사기 의심 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당근마켓 시스템이 사기의심 거래로 판단한 거래를 하면, 당근마켓 이용자는 ‘사기 거래를 주의하라’는 안내 메시지를 받게 된다. 이러한 메시지를 받는다면 거래를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당근마켓 시스템은 구매자가 ‘안전결제로 거래할까요?’, ‘다른 채널(카카오톡)에서 대화할까요?’와 같은 메시지를 받을 때도 이를 자동으로 감지한다. 안전결제란 구매자가 물건을 받기 전 돈을 송금하면 이를 제삼자의 회사가 받고, 이후 구매자가 구매한 물건을 받으면 판매자에게 돈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사기꾼들은 피해자에게 가짜 안전결제 URL을 보내 속인 뒤 대금을 받고 잠적한다. 가짜 안전결제 페이지는 실제 안전결제 페이지와 유사해서 이에 속는 피해자가 많다.

당근마켓은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판매자가 ‘안전결제를 사용하자’는 메시지를 보내면 구매자에게 ‘가짜 안전결제URL’ 사기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당근마켓 측은 안전거래를 위해서 “거래 대화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문자 대신 당근마켓의 거래 채팅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가까운 지역이라면 직거래(만나서 거래)를 통해 물건을 확인하고 거래하는 것을 권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만약, 직거래를 하자고 해도 택배거래를 해야 한다고 계속 핑계를 대는 판매자가 있다면 사기 가능성을 의심해 볼만하다.

당근페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오해를 악용한 범죄

당근마켓의 ‘당근페이’는 안전결제 시스템이 아니다. 그럼에도, 당근마켓 이용자 중엔 당근페이를 안전결제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당근페이는 거래채팅방에서 사용하는 간편송금 결제 시스템이다. 이를 사용하면 구매자는 다른 은행 앱에서 송금하지 않아도 된다.

비대면 중고거래 피해자 중엔 당근페이를 안전결제 시스템으로 오해하고 사기를 당한 경우도 있다. 다만, 당근마켓 관계자는 “앞으로 대면 거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근페이를 통해 안전하게 거래하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안전결제를 포함해 다각도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고거래 사기당했으면 직접 경찰서에 신고해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사기를 당했으면 피해자가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한다. 국내법에 따르면, 사기 피해는 피해자가 직접 신고해야 한다. 사기꾼의 개인정보를 모른다면 수사기관에 “당근마켓에 관련 공문(압수수색검증영장)을 보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법원에서 발급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이 있어야 당근마켓 측에서 경찰서에 사기피의자의 휴대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사기범이 당근마켓 플랫폼을 탈퇴했어도 중고사기 신고가 가능하다. 계정 탈퇴 이후에도 관련 법령 및 개인정보처리 방침에 따라 계정정보와 대금 결제 및 재화의 공급에 대한 정보를 5년 동안 보관한다. 이를 통해 수사지원 등 경찰과 밀착 공조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