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초는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제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사용하던 PC의 성능 부족이 실감된다거나, 프로그램 응용 실력이 발전하면서 더 높은 성능이 요구되는 각종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 아니면 '그냥' 업그레이드 욕구가 발현된다거나, 이유는 여러가지다.

그리고, 업그레이드라면 가장 먼저 순위권에 올리는 부품이 바로 CPU다.
게임을 즐기는 이라면 그래픽 카드 순위가 더 높을 수 있지만, 그래픽 카드도 그에 맞는 급의 CPU가 있어야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외장 그래픽 카드를 쓰지 않는 사용자라도 CPU가 없이는 PC 자체가 구동되지 않는데다, 시스템의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이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는 메모리 및 SSD 가격 급등한데다, 그 여파로 그래픽카드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CPU를 포함해 다른 부품 구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여러가지 할인 이벤트를 살펴보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잠깐 언급한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제 같은 해외 연말 세일을 들 수 있다.
당장은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해외 직구나 중고 등을 권하기 어려운데, 왜 그런지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해외 직구의 불편한 사후 지원, 무시하기 어려운 가짜 가능성

해외 직구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사후 지원의 불안정성이다.
일부 글로벌 워런티 정책이 적용되는 제품이 있어서, 구매 국가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사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품도 있지만, AMD CPU를 포함한 대부분의 PC 부품은 해당 국가의 공식 유통사를 통해 판매된, 흔히 '정품'으로 불리는 제품에 대해서만 해당 유통사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즉, 대한민국에서는 AMD CPU의 국내 공식 유통사인 제이씨현과 대원CTS를 통해 판매된 제품만 이들 유통사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한 제품은 국내 유통사를 통해 서비스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체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CPU에 실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당장 관련 커뮤니티에 들어가 검색해보면 갖가지 CPU 고장 증상을 호소하는 질문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해외 구매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판매처와 상의해 서비스 대행을 요청하거나, 해외 서비스 센터(...)로 CPU를 직접 보내거나, AMD에 직접 RMA를 요청해야 한다. 해외 구매 CPU의 서비스가 가능해도, 물건너가는 해외 발송인 만큼 최소 주 단위 시간 소요를 각오해야 하고, 그 동안 PC를 사용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그에 비해 국내 정품은 문제 발생 시 택배를 이용해도 빠르면 3일 만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여건이 된다면 직접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당일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사후 지원의 편의성과 작업 연속성면에서 국내 정품이 압도적으로 편리하다.

또한, AMD CPU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짜 CPU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로 게이머들의 선호도가 높은 X3D 모델의 가짜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직접적으로 판매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가짜 CPU로 인한 피해 사례를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CPU는 아니지만, 그래픽 카드를 샀더니 벽돌이 왔다거나 쿨러만 왔다는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만일 국내에서 가짜 CPU 같이 주문한 물건과 다른 제품을 받게 된다면 판매점에 바로 환불이나 교환을 요청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직구 제품이라면 역시나 국내 정품에 비해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고, 그 과정도 길고 지루한 인내심 테스트 현장이 될 수 있으며, 그러고도 제대로된 지원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각종 프로모션 해택과 이벤트는 정품 구매자 대상

AMD CPU의 국내 정품 구매가 추천되는 또 다른 이유는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 참여 자격이, 국내 정품 구매자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보통 구매자에게 게임 번들 프로모션 사용기 프로모션등이 진행으로, 보통 이벤트 기간 내 구매 여부 확인을 위한 증빙 자료를 요청하기 때문에 해외 구매자가 국내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용기 이벤트야 번거로움 때문에 건너 뛰는 사용자도 있겠지만, 게임 번들은 보통 해당 기간 인지도 높고 인기있는 AAA 급 게임이 주로 제공되고, CPU 업그레이드의 주요 동기 또한 높은 수준의 게임 성능 유지에 있는 만큼, 번들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큰 손해를 보는 셈이다.
HW는 동일, 구매자 지원은 정품의 압승

가짜 CPU가 아니라면, 정품과 해외 구매 제품의 하드웨어적 차이는 없다. 똑같이 AMD에서 만든 제품이고, 어디서 판매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그 작은 차이로 구매자가 받을 수 있는 해택과 불이익이 갈린다.
당장 체감할 차이는 아니지만, 지포스 RTX 50 시리즈 보조전원 커넥터 멜트다운 이슈도 예고하고 발생하는게 아닌 것처럼, CPU 역시 문제가 발생한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발생할지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최고는 교체할 때 까지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지만, 내가 그 운 나쁜 사용자 1이 될 가능성은 0이 아니다. 특히, 요즘은 해외 직구의 할인율이 높아도 환율 또한 높은 편이라, 국내 가격과 비교해 정품의 해택을 포기하면서 까지 해외 직구할 메리트가 크지 않은 환경이다.
물론, 정품의 메리트를 포기할 정도의 할인율이 적용된 게릴라성 '폭탄' 세일을 운 좋게 발견했다면 해외 직구를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고,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폭탄' 세일을 기다리고 찾아 해메느라 정작 필요한 CPU 업그레이드 시기와 체계화된 빠른 사후 지원, 이벤트 등의 해택을 놓친다면 언어도단(言語道斷)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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