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곳에 전화를 걸 수 있는 도구이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역할이 늘어났다. 더 이상 손에서 땔 수 없는 제품이란 얘기다. 아이폰 4처럼 배터리를 분리할 수 없는 제품들은 남아 있는 배터리 잔량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충전용 외장 배터리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그런데 배터리 제품을 구입할 때 해당 제품이 과연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가 판매되고 있는데, 미디어잇은 이들 중 네 모델을 시장에서 직접 구입, 벤치마크를 진행해 보았다.

1. 외장 배터리, 어떻게 하면 오래 쓸까?
2. 외장 배터리 4종 벤치마크

* 테스트 환경에 따라 일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벤치마크 선수 소개

외장 배터리 벤치마크에는 시중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4800mAh, 5200mAh 제품 4종을 직접 구입, 이용했다.

셀타이드 애니차지4 :

셀타이드의 애니차지 4는 아이폰 3Gs 시절부터 많은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모델로, 전체 용량은 4800mAh이며, 잔여 배터리 양은 총 4개까지 표시되는 막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외장 배터리의 충전은 일반 TTA 충전기(4.2V, 0.75A 출력)를 사용하면 된다. 다나와 최저가는 4만 5천원 대.

아이코스 i-5200 :

아이코스 i-5200은 5200mAh의 용량을 자랑하는 모델로, 전면에 위치한 LED 점등을 통해 제품의 충전 작업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외장 배터리의 충전은 일반 TTA 충전기(4.2V, 0.75A 출력)를 사용하면 된다. 다나와 최저가는 4만 9천원 대.

셀타이드 모바일 스테이션 :

셀타이드의 모바일 스테이션은 기존 애니차지4의 막대형 배터리 잔여량 표시법을 숫자 형태로 변형한 모델로, 5200mAh의 고용량 배터리를 내장했다. 외장 배터리의 충전은 일반 TTA 충전기(4.2V, 0.75A 출력)를 사용하면 된다. 다나와 최저가는 5만 8천원 대.

퍼펙트파워 PB-5200 :

퍼펙트파워의 PB-5200은 5200mAh의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로, 타 제품보다 충전 시간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단, 전용 충전기(8.4V,1.2A 출력)를 이용하는데, 벤치마크에 사용된 타 제품보다 전압/전류가 약 2배 가량 높다. 배터리 잔여량은 제품 우측 상단에 위치한 LE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나와 최저가는 4만 1천원 대.

< 벤치마크 대상 제품들의 사양 비교 >

벤치마크, 어떻게 진행되었나?

앞서 살펴본 '외장 배터리, 어떻게 하면 오래 쓸까?'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배터리는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소모되는 양이 다를 뿐만 아니라 충전되는 시간도 다름을 확인했다. 외장 배터리로 아이폰4를 충전하는 벤치마크인 만큼 ▲테스트에 사용된 배터리가 어떻게 소진된 후 완충 되었느냐와 ▲테스트에 사용된 아이폰4은 어떻게 배터리를 소진한 후 충전되었느냐가 중요하다.

동일한 외장 배터리 상태 만들기

외장 배터리는 공장 출하 당시 모든 제품이 동일하진 않지만 약 45~55%가 충전되어 있는 상태다. 동일한 배터리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이 제품을 우선 완충한 후 동일한 환경에서 배터리를 소진시켰다. 배터리 소진에는 SHOW 내비 앱으로 배터리를 완전 방전시킨 아이폰4를 이용했다.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후 일반 220V 전원을 이용해 배터리를 완충시켰다. 이렇게 하면 외장 배터리 제품들이 모두 비슷한 상태라 할 수 있다.

< 아이폰4 배터리 소진 시 사용한 SHOW NAVI 앱 >

동일한 아이폰4 상태 만들기

외장 배터리의 상태 만큼 아이폰4 역시 동일한 환경에서 배터리가 소진되어야 정확한 결과값에 가까울 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방전 시킨 후 충전을 하게 되면, 이후 아이폰4가 충전될 때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4는 완충 후 'SHOW NAVI 앱'을 반복 실행해 배터리를 방전 시켰다. 'SHOW NAVI 앱'은 '목동->부산역 경부선' 모의주행 과정을 반복했다.

아이폰4 배터리 방전에 소요된 시간은 조금씩 편차는 있었지만 약 4시간 20분~30분 가량이었다.

배터리 자체 충전 속도, PB-5200이 가장 빨라

동일한 환경에서 방전된 배터리들 중 어떤 제품이 가장 먼저 완충될까?

배터리는 95% 이상이면 '완충'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하다. 대략 95%가 넘어가면 충전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각 제조사들은 자사 제품의 완충 시간을 일반 220V로 연결, 충전했을 때 5~7시간이라 말하고 있다.

일반 TTA 충전기를 이용하는 애니차지4, i-5200, 모바일 스테이션은 연결 포트의 색상이 녹색으로 바뀔 때가 완충이며, 퍼펙트파워의 PB-5200은 충전 어댑터에 위치한 LED에 녹색이 들어올 때가 완충 상태다.

실제 완충 시간 테스트를 해보니, 입력 전압/전류가 가장 높은 퍼펙트파워의 PB-5200이 가장 먼저 완충 상태가 되었다. 완충에 소요된 시간은 약 5시간 5분. 그 뒤를 이어 셀타이드의 애니차지4가 5시간 57분, 아이코스의 i-5200이 5시간 59분이 소요되었고, 셀타이드의 모바일 스테이션은 약 8시간 10분 정도가 걸렸다.

퍼펙트파워의 PB-5200은 입력 전압/전류가 가장 높기에 예상했던 것처럼 가장 먼저 충전이 되었다. 그러나 셀타이드의 모바일 스테이션은 다른 제품 대비 완충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렸다.

아이폰4, 고용량 외장 배터리로 약 2회 완충!

아이폰4는 다른 휴대전화와는 달리 내장 배터리를 착탈, 교체할 수 없다. 이 문제로 아이폰4 사용자들은 타 제품 이용자들보다 외장 배터리를 구입을 선호한다. 때문에 이번 외장 배터리 벤치마크에서는 아이폰4를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4800mAh, 5200mAh 배터리로 약 1450mAh인 아이폰4를 몇 번이나 충전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았다. 일반인의 상식(산술적)으로 따지면 4800mAh는 아이폰4를 약 3.3회, 5200mAh는 약 3.6회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 아이폰4는 충전 시 비행기 모드였다 >

* 아이폰4는 외장 배터리로 충전 시 비행기 모드를 이용했다. 통신 모듈 구동에 따른 전력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또한 30분 단위로 아이폰4의 충전 상황을 확인했다.
 

셀타이드 애니차지4

셀타이드의 애니차지 4로 아이폰4를 충전해 보니, 채 2번 완충하기도 전에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었다. 실제 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아이폰 4의 배터리 용량이 50% 이하일 때 20~22%p 수준이었던 것이 50%를 넘어서자 점차 둔화되었다. 90% 이상일 때는 1%p 충전하는데 소요되는 속도가 더 느렸다.

애니차지4로 아이폰4를 충전하자, 1차 완충은 2시간 52분 45초 만에 끝났다. 막대를 통해 확인한 배터리 잔여량은 2/4. 이 상태로 2차 충전에 돌입했는데, 아이폰4 배터리 용량이 73%를 기록하자 애니차지4는 완전 방전이 되었다. 기대했던 3.3회와는 다른 결과였다.

< 애니차지4의 충전 벤치마크 결과 >

아이코스 i-5200

아이코스 i-5200은 앞서 테스트한 애니차지4 대비 아이폰4의 충전 속도가 빨랐다. 아이폰4의 배터리 용량이 50% 이하일 때 i-5200은 아이폰4를 30분 당 22~26%p 가량 충전시켰다. 그 후 충전 진행 속도는 점차 둔화되었고, 아이폰4의 배터리 용량이 90%를 넘어서자 더욱 느려졌다.

특이하게도 i-5200은 아이폰4의 배터리 잔여량이 95%를 기록하자 더이상 충전을 시키지 않았다. 95% 이상은 완충이라 볼 수 있다는 점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폰4를 95%까지 충전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1차 때 2시간 36분 25초, 2차 때 2시간 41분 38초였다. i-5200은 3차 때 아이폰4를 약 12% 충전시킨 후 완전 방전되었다. 5200mAh는 아이폰4를 약 3.6회 충전시켜야 하는데, 이 역시 기대 이하의 결과다.

< i-5200의 충전 벤치마크 결과 >

셀타이드 모바일 스테이션

모바일 스테이션은 같은 셀타이드 제품인 애니차지4와 비슷한 충전 속도를 보였다. 테스트 결과, 아이폰4의 배터리 용량이 50% 이하일 때 모바일 스테이션은 아이폰4를 30분 당 21~22%p 가량 충전시켰다. 그 후 충전 진행 속도는 점차 둔화되었고, 아이폰4의 배터리 용량이 90%를 넘어서자 더욱 느려졌다.

모바일 스테이션으로 아이폰4를 충전하자, 1차 완충은 2시간 59분 44초에 종료되었다. 숫자로 표기된 배터리 잔여량을 확인해보니 54%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2차 충전 작업은 아이폰4의 배터리 잔여량이 98% 남은 시기에 종료 되었다. 소요 시간은 2시간 31분 34초. 채 2회 충전도 되지 않았다.

< 모바일 스테이션의 충전 벤치마크 결과 > 

퍼펙트파워 PB-5200

퍼펙트파워의 PB-5200은 타 제품보다 빠르게 아이폰4를 충전했다. 빨리 충전되면 빨리 내뱉는다는 배터리 이론에 충실한 제품이라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아이폰4 1차 충전 테스트 시 소요된 시간은 2시간 1분 30초였으며, 2차 때는 2시간 13분 40초가 걸렸다. 이는 타 제품 대비 월등히 빠른 속도다. 30분 마다 확인한 아이폰4 배터리 잔여량은 동일 시간 대비 타 제품들보다 많았다. 총 완충 횟수는 2회였고, 3차 충전 시 23초 만에 완전 방전되었다.

< PB-5200의 충전 벤치마크 결과 > 

벤치마크 종합

아이폰4 사용자들은 고용량 배터리 구입을 희망하곤 한다. 그러나 요즘 잘나가는 4800~5200mAh 제품들은 마치 아이폰을 3~4회 가량 충전할 수 있는 것처럼 오인되는데, 사실과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벤치마크 결과 4800mAh인 셀타이드 애니차지4는 아이폰 4를 1회 완충 후 2회 때 73%까지만 충전했다. 5200mAh인 아이코스 i-5200은 아이폰4를 95%까지만 충전했고, 2회 충전 후 3회 때 12%까지만 충전시켰고, 동일 용량의 셀타이드 모바일 스테이션은 아이폰4를 1회 완충 후 2회 때 98% 까지 충전했다. 퍼펙트파워 PB-5200은 타 제품보다 빠른 속도로 아이폰4를 충전시켰으나, 2회 완충하는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4800~5200mAh 고용량 배터리들의 아이폰4 완충은 제품에 따른 편차는 있으나 약 2회 가량 충전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왜 이 같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것일까?

배터리 업계의 한 전문가는 "외장 배터리의 기본 출력 전압은 3.7V인데, 아이폰4는 5V로 충전해야 한다"며 "아이폰4를 위한 별도의 승압 회로가 들어가는데 전압을 올리면서 이에 따른 전류 소모량이 증가해 그만큼 빨리 배터리가 소모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배터리를 급속 충전/소진시키는 외장 배터리는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수명이 더 짧을 수 있으며, 그 제품이 충전하는 아이폰4 역시 배터리 성능 이 더 빨리 저하될 수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아이폰4의 충전을 위해 외장 배터리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산술 계산'에 따라 배터리를 이해하면 안된다. 배터리의 기본 특성을 이해하고 '5200mAh=아이폰4 3~4회 충전' 공식은 버려야 한다.

벤치마크 진행 안내 동영상

미디어잇 이진 기자 miffy@it.co.kr
영상 미디어잇 허완회 PD whheo@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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