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청소기 삼국지! 승자는 누구인가! 1부 외형편>
무선 청소기 3종 벤치마크 3부작이 나간 후 많은 피드백이 들어왔다. 그만큼 2017년 한 해 가장 주목받았던 제품이 바로 무선 청소기였으리라 믿고 3부작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우선 3부 흡입력 편에서 미흡했던 테스트를 다시 시도했다.
특히 삼성 제품의 후진 테스트 중 제품을 끌어당기는 도중 헤드를 드는 모션이 있어서 객관성이 떨어지지 않았나 우려의 댓글이 많았다. 그래서 창고에 고이 모셔놨던 삼성 파워건 150을 다시 꺼내 후진 테스트를 시도했다.
못다한 첫 번째 이야기 : 다시 시도한 흡입력 테스트
▲ 삼성 파워건 150 후진 테스트
역시 '후진만'으로는 밀가루를 전혀 흡입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3부 흡입력 편에서 볼 수 있듯이 3사 제품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청소는 전진과 후진을 왕복해야 잘 이루어짐을 알게 해주는 결과다.
더불어 밀고 당기는 속도가 제품마다 달라서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3사 무선 청소기를 일반모드로 동시에 구동시켜보았다. 밀가루와 과자 부스러기를 일정량 바닥에 뿌려놓고 같은 속도, 같은 시간으로 전진 1회를 시도했다.
동영상 말미와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다이슨이 흡입력이 가장 좋아 거의 완벽하게 밀가루를 청소했다. LG 제품은 밀가루가 헤드의 롤에 밀린 것처럼 일정한 패턴의 무늬를 남겼다. 아마도 롤의 회전력보다는 흡입력이 다소 약한 게 아닌가 추측된다. 반면, 삼성 제품은 밀가루가 헤드에 밀려 좌우로 길이 뚫린(?) 모양새다. 브러쉬 타입의 헤드임을 감안했을 때 다른 두 제품에 비해 효율이 떨어짐을 예상했지만, 3사 제품을 동시에 직진시킨 테스트여서 그 정도가 더 커 보인다.
내친김에 직, 후진 왕복도 시도했다. 다이슨은 직진 1회만으로도 밀가루를 거의 대부분 흡입하여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LG는 잔존 밀가루가 많이 사라지고 청소 효율이 높아진 모습이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브러쉬 헤드의 한계를 드러내며 직진보다 나아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밀가루나 대량의 먼지는 카펫형 헤드를 장착한 다른 모델을 구입하는게 나아 보인다.
못 다한 두 번째 이야기 : 실제로 느끼는 청소기의 무게는?
1부에서 알아본 3사 제품의 무게는 위 사진과 같다. 스틱과 헤드를 합쳐서 순수하게 전체 무게를 잰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반응 중 '무게 중심'이 어디냐에 따라, 혹은 사용자 팔의 각도에 따라 느껴지는 무게가 다르다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신장에 따른 팔의 각도를 측정해보았다.
신장이 153cm인 사람과 173cm인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청소하는 모션을 취해보라고 한 후 측면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청소기를 미는 스타일의 문제겠지만, 최대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신장에 따른 각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헤드를 땅에 밀착시킨 후 약 45도 각도도 들면 본체와 헤드, 스틱 무게를 합한 것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하여 사용자가 청소하는 상태를 가정하여 기울여 무게를 측정한 결과 위 그래프와 같이 약 1.68~1.84kg까지 가벼워짐을 알 수 있다. 3kg을 넘겼던 삼성 파워건 150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가볍게 느껴지니 제품을 통째로 들어 올리는 일 없이 청소만 하는 상황에서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사실은 청소할 때 몸과 청소기의 각을 최대한 넓게 유지하는 것이 요령임을 알게 한다. 사실 사무실 여직원들 대부분과 몇몇 남직원이 3사 제품 모두 '무겁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원룸, 혹은 투룸 거주자가 많아지고 있는 현재 이러한 무선 청소기가 무겁고 버거울 정도로 오래 청소하는 가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짧아도 한결 가볍게 청소하는 요령이면 청소를 싫어하는 독거인도 깔끔한 환경을 꾸릴 수 있지 않을까?
못 다한 마무리 : 전쟁은 끝이 없다! 오직 성능과 가성비로 승부하라!
무선 청소기 3사가 먼저 싸워야 할 것은 '유선' 청소기라고 하는 댓글도 있었다. 맞다. 맞는 말이다. 아직 무선 청소기가 유선 청소기의 흡입력, 전력 면에서 대등한 입장은 아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무선 청소기에 대한 인식이 그리 녹록하지 않은 터라 무선 청소기가 유선 청소기를 완전히 대체하는 혁신은 아직 이른듯하다.
하지만,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기 마련. 이미 명품, 강남 청소기로 등극한 다이슨을 필두로, 이를 거세게 쫓아가는 LG와 삼성이 소비자에게 근사한 선물을 줄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사실 이번 테스트만 보면 아직 LG, 삼성은 흡입력 면에서 다이슨 V8 카본파이버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배터리, 효용성 등 몇 가지 요소에선 오히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므로 제품 간 경쟁이 심화되고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무선 청소기 모두가 상향 평준화되진 않을까? 물론 가격은 하향 평준화되어야 하지만!
아무쪼록 1, 2, 3부에 걸친 테스트 중 미흡하다고 피드백 받은 부분과 각도에 따른 무게 측정 결과값이 다르다는 점을 추가로 알아보며 글을 마친다. 이 외에도 많은 요청사항과 다소 전문적인(?) 측정값을 요구했던 독자들도 많았지만, 모두 시도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맛있는 음식이 되지 못하고 바닥에 흩뿌렸다 흡입했다 고생한 밀가루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기획, 글, 사진 / 정도일 doil@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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