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기사회생의 묘수이자, 제대로된 메인스트림 8코어 모델을 내놓으며 다시 한 번 PC CPU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라이젠 시리즈가 2017년 3월 출시되었으니, 햇수로 벌써 6년에 접어들었다. 한창 PC 발전이 전성기였던 때는 1년이 멀다하고 업그레이드했지만 이제는 보통 3년을 주기로 보는 업그레이드 시기도 거의 두 배 가까이 흘렀다.
아무리 등장 당시 혁신적인 모습을 보였어도 이제 최신 응용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구동하는데 슬슬 한계를 느낄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1세대 라이젠 출시 이후 최신 플랫폼은 얼마나 성능이 발전했을까?
업그레이드를 고민중인 사용자들을 위해, 상징적인 8코어 모델인 라이젠 7 1800X와 함께 AMD와 인텔의 최신 8코어 모델 성능을 간단히 비교했다.
같은 8코어가 아니다, 횟수로 6년 차이 8코어 CPU들의 차이는?
라이젠 7 1800X와 라이젠 7 5800X3D, 코어 i7-12700KF는 편의상 8코어로 불리지만 다 같은 8코어 CPU가 아니다. 이들 CPU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라이젠 7 1800X와 핵심 내용을 비교 정리했다.
우선, 라이젠 7 5800X3D는 제조공정과 아키텍처, 메모리 및 PCIe Lane이 업그레이드되었고, 현재 데스크탑 CPU로는 유일하게 3D V-Cache를 탑재해 L3 캐시 용량을 대폭 늘렸음에도 출시 가격은 50달러나 싸다.
코어 i7-12700K는 일반적인 P-코어에 효율을 높이기 위한 E-코어가 더해진 빅-리틀 구조지만, 전 세대까지 일반적인 P-코어 기반 모델이었던 만큼 관습적으로 8코어 CPU로 불린다. 메모리는 DDR4와 DDR5를 동시 지원하고, PCIe는 4.0에서 5.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가격은 라이젠 7 1800X는 물론이고 라이젠 7 5800X3D 보다도 싸며, 제조 공정은 기존에 10nm로 알려졌던 인텔 7 공정이 적용된다. 그래픽 코어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지만, 그래픽 코아가 없는 F 버전은 조금 더 합리적 가격이 책정되었다.
라이젠 7 5800X3D와 코어 i7-12700K는 공통적으로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만큼 이번 테스트에서 이들 CPU는 스펙상 공식 지원 규격인 DDR4 3200MHz으로, 라이젠 7 1800X 역시 공식 규격에 맞춰 진행했다. 단지, 라이젠 7 1800X의 공식 규격은 DDR4 2667MHz이므로 모두 같은 메모리 클럭에서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은 알아두자.
8코어라도 6년전과 천지차이 성능
자, 그럼 본격적으로 햇수로 6년 전에 나온 8코어 CPU인 라이젠 7 1800X와 최신 8코어 CPU인 라이젠 7 5800X3D, 코어 i7-12700K의 성능은 얼마나 차이나는지 테스트를 진행해 보자. 각 CPU별 정밀 테스트는 이미 보드나라 기사로 진행된 만큼, 이번 기사에서는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는 작업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래픽 카드 : 지포스 RTX 3080 FE (지포스 게임 레디 드라이버 512.16)
OS : 라이젠 7 5800X3D & 코어 i7-12700K = 윈도우 11 / 라이젠 7 1800X = 윈도우 10
DRAM : 라이젠 7 5800X3D & 코어 i7-12700K = DDR4 3200MHz 16GB*2
라이젠7 1800X = DDR4 2667MHz 16GB*2
우선 대표적인 CPU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시네벤치 R23을 구동했다.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은 프로그램 특성상 8+4코어인 코어 i7-12700K가 멀티 스레드 항목에서 상당히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싱글 스레드 성능도 높이 나온다.
프로그램 실행, 오피스 프로그램, 화상 회의 등 일상적인 용도의 작업 성능을 보는 PCMark 10에서는 라이젠 7 5800X3D와 코어 i7-12700K 모두 라이젠 7 1800X보다 월등히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PCMark10이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지 않은 테스트이다 보니, 대체로 동작 클럭이 높은 코어 i7-12700K가 더 높은 성능을 내주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라이젠 7 5800X3D와 비교해 그 차이는 크지 않다.
WebXPRT 3과 WebXPRT 4로 HTML5와 자바 스크립트, 웹 어셈블리 기반으로 웹 브라우징 성능을 테스트했다. 일반적인 웹 페이지 방문 속도와 OCR, 그래프, 사진 앨범 구성, 사진 편집 등 웹 브라우저로 가능한 일상 작업 성능을 측정하는 것으로, 코어 i7-12700K가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압축 성능은 어떤지 7-zip 22.01로 테스트한 결과를 보면, 라이젠 7 5800X3D가 멀티 스레드와 싱글 스레드 양쪽 모두에서 코어 i7-12700K를 앞선 결과를 보여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작업 종류나 응용 프로그램에 따라 코어가 많다고 무조건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는 결과다.
라이젠 7 5800X3D, 3D 게임 성능은 절대적
라이젠 7 1800X와 라이젠 7 5800X3D, 코어 i7-12700K 모두 메인스트림 급 8코어 CPU인 만큼 게임 성능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지포스 RTX 3080 FE를 장착해 테스트한 3DMark 종합 점수를 보면, Fire Strike와 TimeSpy 항목에서 라이젠 7 5800X3D와 코어 i7-12700K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내준다.
단지, 3DMark가 출시된지 10년 가까이된데다, 기존 버전의 3DMark 역시 테스트를 위한 목적이 큰 만큼 실제 게임 성능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는 조금 어려운지라, 실제 게임 성능 테스트도 병행했다.
이번 기사는 라이젠 7 1800X 이후 6년 째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최신 CPU의 게임 성능을 비교하는 만큼 게임 해상도는 Full HD로 통일하고, 여러 API를 지원하는 게임은 DX12와 벌칸 등 최신 API를 기반으로 테스트했다.
배틀그라운드와 쉐오툼(쉐도우 오브 더 툼 레이더)은 DX12, 로스트아크 DX11 환경에서 테스트되었고, 이를 보면 거의 절대적으로 라이젠 7 5800X3D가 코어 i7-12700K보다 높은 성능을 내준다. PC의 주 용도가 게임이라면 라이젠 7 5800X3D가 확실한 선택이다.
6년만의 8코어 CPU 업그레이드 선택은?
6년 전 라이젠 7 1800X 등장 당시 메인스트림 CPU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코어, 그 이상의 성능으로 많은 PC 이용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업그레이드를 유도해냈다. 물론 당시 시장 주력 CPU가 최대 4코어 8스레드 시절이었던지라 일부 응용 프로그램, 대표적으로 게임 성능에서 약점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라이젠이 처음 출시된지 6년에 접어든지도 1분기 이상의 시간이 지나며 멀티 코어 지원이 활발해지고, 그만큼 게임 성능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6년 전 라이젠 플랫폼에서 최신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어느쪽이 유리할까?
라이젠 7 1800X와 비교하면 라이젠 7 5800X와 코어 i7-12700K 모두 확실한 성능 차이를 보여주는 만큼, 보다 만족스런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용도와 비용, 성능을 골고루 따져봐야 한다.
우선, 성능면에서 오피스 작업이나 동영상 및 랜더링 등 컨텐츠 창작 활동을 주로 한다면 E-코어가 들어간 코어 i7-12700K가 유리하고, 게임이 주 용도라면 라이젠 7 5800X3D로 유리하다.
각자 두각을 나타내는 영역이 다른 만큼, 다음으로 가격을 비교해보자.
우선 양 플랫폼 모두 DDR4 메모리를 공통 지원하므로, 메모리 가격은 고려할 필요가 없고, 남은 것은 메인보드와 CPU 가격이다. 라이젠 7 5800X3D는 라이젠 7 1800X에서 사용하던 AMD 300 시리즈 칩셋 보드도 사용이 가능하므로 메인보드 가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AMD 300 시리즈 칩셋 보드에서 라이젠 5000 시리즈 지원 바이오스가 나온 상황은 아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메인보드 구매가 필요하지만, 이미 시장 가격이 충분히 안정화된 AMD 300 시리즈와 AMD 4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가 시장에 다수 출시 중이다.
라이젠 7 5800X3D가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는 만큼 굳이 고가의 메인보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으니, 현재 시장에 5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 중인 A320 메인보드를 선택하면 추가 지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
코어 i7-12700K는 AMD 300 시리즈 메인보드와는 물론이고, 당시 인텔 주력 플랫폼이던 카비 레이크의 인텔 100/ 200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와도 호환되지 않아 반드시 메인보드를 구매해야 한다. 오버클럭을 하지 않고 디폴트 상태로 사용한다면 H610 칩셋 메인보드나, A320처럼 메모리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B660 보드로 합리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기사 작성 시점의 가격 비교 사이트 최저가 모델을 기준으로 양 플랫폼의 비용을 비교하면 AMD 라이젠 7 5800X3D PC를 약 8만원 가까이 합리적으로 꾸밀 수 있다. 비용 차이에 대한 가치 판단은 자신이 어떤 용도로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니 기자가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를 보았듯, 어떤 플랫폼을 선택하든 6년 전 PC 사용자라면 충분히 만족스런 경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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