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과 협상 난항 등으로 외산 휴대폰 단말기 도입이 백지화될 전망이다. 노키아 단말기는 환율 때문에 올해 출시가 어려울 상황이고 애플의 '아이폰' 역시 협상 조건을 좁히지 못해 도입이 어려워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 휴대폰의 연내 출시가 환율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모 이동통신사는 노키아 휴대폰중 내비게이션폰을 40만원대에 들여오는 것으로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그 과정에 변수가 생겼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당 제품 가격이 60만원대 이상으로 치솟은 것. 이동통신사의 할부 프로그램을 더해도 30만원대 이상의 가격이 책정 돼 경쟁 제품대비 가격대 성능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애플의 '아이폰' 역시 환율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더해 애플이 '아이폰' 공급 계약 조건 중 하나로 이통사 데이터 매출의 7%를 애플코리아에 유통비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휴대폰 유통을 위해 자회사들을 통해 유통비를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 대당 2만~3만원 정도가 유통 비용으로 사용된다. 애플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단순 유통비용이 두배로 뛰는 상황이기 때문에 납득할 수 없는 조건 중 하나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올해 외산폰 도입은 물건너간 셈"이라며 "환율급등으로 인해 국내 단말기 대비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 상태고 애플은 전용 요금제에 유통비까지 애플코리아에 지급을 요구하고 있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과 KTF는 실무진끼리 '아이폰' 도입을 하지 말자는 의견까지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도입된 외산폰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만 HTC의 '터치듀얼'은 활성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초 출시된 '터치듀얼'은 10월 현재 1만여대 남짓한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하루 겨우 100여대가 판매된 상황이다. 후속 제품인 '다이아몬드'의 출시일도 아직 결정 못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옴니아' 출시와 함께 SK텔레콤과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외부 여건으로 인해 외산폰 도입이 다소 어려운 상황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기대는 크다"며 "연말 스마트폰 시장에 전력투구해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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