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이 일베(일간베스트게시물) 회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그대로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 문제가 된 고려대학교 심볼마크. 원본과 다른 이미지가 고스란히 노출됐다.(사진=방송화면 캡처)
2일 방송된 런닝맨에서는 새학기를 맞아 런닝맨 멤버들이 각자 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한강 도하 레이스’를 펼쳤다. 그 과정에서 MC 유재석이 고려대학교 학생들과 팀을 이뤘고, 팀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고려대학교의 심볼마크인 호랑이 얼굴이 화면에 나타났는데 실제 고려대학교 심볼마크가 아니라 교묘하게 합성된 이미지임이 네티즌들에 의해 밝혀졌다.
합성된 이미지를 자세히 보면, 호랑이 목덜미 쪽에 있는 검정색 털 부분이 알파벳으로 ‘ILBE’라 그려져 있고, 귀 부분에는 ‘ㅇㅂ’로 수정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일베 회원들이 수정한 고려대학교 심볼마크. 노란색 부분이 수정됐다.(사진=일베 홈페이지)
▲ 일베 회원들이 수정한 연세대학교 심볼마크. 'ㅇㅅ'이 'ㅇㅂ'으로 수정됐다.(사진=일베 홈페이지)
일베 회원이 수정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학교 심볼마크는 일베에서 ‘일베대’로 불린다. 그리고 이렇게 수정된 이미지들이 고려대학교뿐만 아니라 수많은 학교 심볼마크에도 적용된 채 인터넷에 나돌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학교들만 해도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대, 아주대, 서강대, 경희대, 전남대, 이화여대, 목포대 등이 있다. 특히 전남대는 ‘홍어대’, 목포대는 ‘폭도대’로 둔갑한 심볼마크가 인터넷에 나돌고 있어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 전남대의 영문 표기가 홍어대로 수정됐다.(사진=일베 홈페이지)
▲ 목표대의 영문표기가 폭도대로 바뀐 심볼마크(사진=일베 홈페이지)
과거 연세대학교 심볼마크가 연세일베대로 방영됐을 때 일베 회원들은 “구글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로 검색하면 수정된 이미지가 나온다”며 고화질로 수정해 올려놓을 것을 알리기도 했다.
▲ 일베 회원이 올린 게시물 화면. 구글에서 큰 사이즈로 검색하면 일베에서 수정한 대학 이미지가 뜬다며 수정한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올리기를 권하고 있다.(사진=일베 화면 캡처)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대학교 심볼로고를 사용할 때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운로드하기보다는 대학교에 정식으로 요청해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베 회원들이 수정한 이미지들은 교묘하게 수정돼 언뜻 보면 쉽게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BS는 이번 고려대학교 심볼마크 논란 외에도 작년 연세대학교 심볼마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코알라와 합성해 희화한 이미지를 방송에 내보낸 적이 있다. 이렇게 유독 SBS에서 일베로 인한 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SBS 직원 중 일베 회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