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이상훈] 한 네덜란드의 평범한 엄마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lamic State)'의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집을 떠난 딸을 구하기 위해 시리아로 위장 진입, 딸을 구한 사건이 화제다.
영국 온라인 신문인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네덜란드인 엄마 모니크(Monique)는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 대원과 결혼하겠다고 집을 나간 딸 아이차(Aicha)가 도움을 요청하자 딸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아이차는 SNS를 통해 만난 네덜란드-터키 혼혈 이슬람 전사와 결혼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의 테러 행각에 환멸을 느꼈다. 그렇지만 혼자 힘으로 시리아에 위치한 도시 라까(Raqqa)에서 도망치기란 불가능했다. 결국 그녀는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사진=써카 트위터
딸의 요청을 접한 엄마 모니크는 네덜란드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터키를 거쳐 시리아 라까로 들어갔다. 이 때 모니크는 이슬람 여성들이 입는 검은 부르카를 전신에 둘러 신분이 노출되지 않았다.
모니크는 페이스북을 통해 약속한 장소에서 딸과 재회했고 터키 국경까지 함께 당도했지만 여권이 없는 딸은 그 곳에서 체포됐다. 그러나 터키 외무부의 노력 끝에 모니크와 아이차는 네덜란드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이슬람국가는 최근 잔혹한 보복살인과 테러를 자행하며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이슬람국가에 납치된 난민 구호활동가 피터 캐식을 납치·사살했고 지난달 3일에도 영국인 구호활동가 앨런 헤닝을 참수했다. 이 같은 위험천만한 지역에 스스로 딸을 구하기 위해 잠입한 엄마의 행동은 딸을 구하기 위해 테러리스트들과 대결해 딸을 구하는 내용을 그린 영화 '테이큰'이 떠오를 정도다.
모니크는 "딸이 도움 없이는 라까를 나올 수 없었다"면서 국가가 만류한 위험지역에 잠입한 자신의 행동이 옳았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