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감각의 세단 폭스바겐 아테온(Arteon)이 등장했다. 폭스바겐 그룹의 앞 바퀴 굴림 방식의 플랫폼 MQB를 바탕으로 한 차량으로, 전장 4860mm, 전폭 1870mm, 전고 1450mm, 휠베이스 2840mm의 아테온은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 승용차라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인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거의 쿠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C-필러의 각도와 뒤 유리창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테일 게이트가 열리는 해치백(hatch back) 구조를 가지고 있는 차체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차체 측면에서의 비례를 보면 후드 길이가 24%를 차지하면서 캐빈의 비중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립적인 후드 길이를 25%라고 보고, 그보다 짧으면 거주성 중심, 그보다 길면 성능 중심의 비례라고 보는 게 무난한 판단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아테온은 캐빈의 비중이 높은 실용적 비례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데크부분의 길이도 8%에 불과해 매우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해치백 구조의 장점은 기본적으로 2박스 구조이므로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테일 게이트를 열고 뒷좌석 등받이를 젖히면 그야말로 광대한 공간이 나온다. 그렇지만 테일 게이트를 닫고 차체 뒤쪽의 모습을 보면, 스포티한 세단으로 보인다. 실용적인 차량을 만드는 폭스바겐의 기술적 정체성에 충실한 아테온은 뒤 유리창은 역동성을 강조한 패스트백(fast back) 형태이지만, 해치백(hatch back) 구조, 즉 테일 게이트를 가진 차체 구조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짧기는 하지만 데크 형태의 차체를 가지므로, 노치백(notch back)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해치백이면서 패스트백과 노치백의 특성을 모두 가진 디자인의 차체, 그게 바로 아테온에 대한 설명일 것이다. 그리고 도어 섀시(door sash)가 없는 이른바 하드탑 구조를 채택해서 스포티한 감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사실 요즈음에는 교과서적인 정의의 정통(正統) 세단이나 쿠페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실용성이나 성능 등의 목적을 위해 다양한 구조와 개념을 섞은 차량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테온과 같이 세단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쿠페처럼 날렵한 디자인에 실용적인 해치백의 특성을 살린 콘셉트는 폭스바겐에서는 파사트 CC가 아마도 최초일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벤츠에서도 현재의 CLS의 모티브가 됐던 비전 콘셉트를 내놓았었다. 이후 정통 세단의 장르를 파괴한 스포티한 세단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잡았다. 물론 지금도 중형급 이상에서는 본래의 세단(sedan)의 정의에 충실한 차종들은 건재하다.
아테온은 기본적으로 실용성과 역동성을 양립시킨 콘셉트이므로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수평적 기조를 강조하면서도 명료하고 군더더기 없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날렵한 C-필러에 비해서는 뒷좌석의 거주성은 아쉬움이 들지는 않는다. 특히 뒷좌석 레그 룸은 좁다는 인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알맞은 공간을 확보했다.
아테온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전면부일 것이다. 수평적인 조형 요소가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이전의 폭스바겐 차량들, 가령 골프나 파사트 등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이지만, 연결된 이미지의 헤드램프와 앞 범퍼까지 확대된 그래픽 처리로 인해 정말로 광대한 이미지를 준다. 게다가 후드 끝단에 차체 색으로 두른 띠(?)로 인해 그릴이 넓으면서도 슬림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아울러 뒷모습 역시 슬림한 비례로 보이는 뒤 유리창과 데크, 테일 램프 등의 요소들로 인해 육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테온의 차체 디자인을 보면 샤프한 모서리들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각각의 면 처리는 곡면을 사용하면서 측면에서 휠 아치의 둥근 이미지를 강조해서 건장한 비례로 보이도록 했다. 물론 실제로 바퀴 크기도 작지 않다.
전반적인 아테온의 디자인 특성은 장식적 요소가 없으면서도 차체의 비례와 알맞은 곡면과 샤프한 모서리, 그리고 건장한 비례를 강조해서, 실용적인 세단의 기능적인 특징을 살려내면서도 감각적 측면에서 역동성이 가장 두드러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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