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카마로 ZL1 1LE’ 트랙 주행 장면. 650마력 슈퍼차저 V8의 근육질 디자인과 전자식 시동 장치와 OBD-II 시스템의 취약으로 도난 표적이 되고 있다.(출처:쉐보레)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와 고속도로 손실데이터연구소(HLDI)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서 쉐보레 '카마로 ZL1'이 ‘가장 도난 가능성이 높은 차’ 1위에 올랐다. 이번 순위는 단순 도난 건수가 아닌 도로 위 등록 대수 대비 도난 비율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조사 결과 카마로 ZL1은 평균 대비 무려 39배 높은 도난율을 기록했고 일반형 카마로 역시 평균의 13배를 넘는 수치를 보였다. 특히 2016년 이후 생산된 6세대 카마로에서 도난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푸시버튼 시동 시스템 도입과 OBD-II 포트를 통한 키 코드 복제라는 구조적 취약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HLDI 분석에 따르면 카마로의 도난율은 2020~2022년까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3년 들어 6세대 모델에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고 2024년 3월에는 1000대당 18.3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구형 5세대 모델 대비 14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모델은 카마로 ZL1 쿠페로, 2024년 기준 도난 빈도가 1000대당 38건을 넘었다. 기본형 쿠페와 컨버터블 역시 평균을 크게 웃도는 위험 수준을 기록했으나 전통적인 키 시동 방식을 사용하는 5세대 모델은 전 기간 1,000대당 약 5건 이하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지역별 분석에서 캘리포니아는 2024년 상반기에만 1000대당 78건이 발생하며 최악의 도난율을 기록했다. 이어 테네시, 미시시피, 메릴랜드, 텍사스 순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가 먼저 증가세를 보였고 이후 남부 및 동부 일부 주로 확산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해 GM은 2025년 3월, 2020~2024년형 카마로를 대상으로 고객 만족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바디 컨트롤 모듈(BCM) 보안 로직을 업데이트해 신호 조작과 키 복제를 어렵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패치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순위는 전체 도난 건수가 아니라 차량 등록 대비 비율로 산정됐다. 그 결과 기존에 도난 총 건수에서 상위권이었던 닷지 차저나 챌린저는 순위에서 밀려났다. 이는 해당 모델들이 절대적인 도난 건수는 많아도 도로 위에 너무 많이 돌아다녀 ‘비율’이 낮게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성능 스포츠카일수록 부품 해체, 밀수출, 과시 목적의 절도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특히 카마로 ZL1은 650마력 슈퍼차저 V8 엔진과 높은 중고차 가치를 지녀 범죄자들에게 매력적인 사냥감이다.
따라서 카마로 ZL1, 아큐라 TLX, 일부 GM 픽업트럭 소유자는 보조 잠금장치와 주차 환경 개선 등 보안 강화 조치가 필수라고 경고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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