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AI 도입 속도가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데이터 사일로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IBM이 최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많은 조직이 AI 기술 자체에는 적극적이지만 정작 부서 간과 시스템 간 데이터가 단절된 구조 때문에 본격적인 적용과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내부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급증하고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상황에서도 표준화되지 않은 저장 방식, 부서별 분리된 인프라, 레거시 시스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AI 프로젝트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데이터 전략을 총괄하는 주요 책임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조사에서 CD0, 즉 최고데이터책임자의 77%가 지난해 대비 AI 관련 신규 데이터 담당 직무의 채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는 AI가 기업 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지만,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 인프라와 인력을 서둘러 확충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AI 모델의 고도화만으로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완성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방대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부서 간 경계를 허물며, 분석 가능한 형태로 정비하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뒤따르지 않으면 어떤 고성능 AI 모델도 기대한 수준의 스케일을 발휘하기 어렵다. 결국 데이터 전략이 곧 AI 전략이라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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