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크기가 4.5m를 넘지 않아야 한다. 4명의 승객을 위한 공간 확보는 물론 거기에 걸맞은 짐 공간도 필요하다. 공기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그럼에도 일상생활에서 손색없이 사용할 수 있는 컨셉트여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MTC(Mercedes-Benz Technology Center)에게 주어진 새 컨셉트 카의 개발조건이었다. 연구진은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했고, 이를 위해 동물과 자연 생태계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 마침내 메르세데스-벤츠 ‘바이오닉 카’가 탄생했다.
생체 역학을 바탕으로 얻어낸 새 아이디어 지난 7월 7일 미국 워싱턴에서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 바이오닉 카는 생체 역학을 자동차에 접목한 컨셉트카다. 벤츠는 새 컨셉트를 개발하면서 모든 기능을 포함한, 즉 일상생활에도 손색없이 쓸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전체 디자인은 유선형을 기본으로 밝고 산뜻한 분위기. 마치 한 마리 물고기를 보는 듯하다. 디자인 컨셉트 역시 ‘트렁크 피시’라는 거북복(boxfish)에서 따왔다. 생물학과 자동차 기술을 접목한 생체 공학이 차체 곳곳에 스며들어 보디와 보디 사이의 이음매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매끄러운 하나의 물방울을 연상케 한다.
공기 저항 계수를 줄이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최종 디자인을 바탕으로 25% 클레이 모델이 제작되었다. 공기 저항 시험을 위한 이 모델은 윈드터널에서 공기 저항 계수 Cd 0.09를 기록했다. 자신감에 찬 연구진은 실차 크기의 모델을 제작했고 결국 공기 저항 계수 Cd 0.19를 얻어냈다.
2천568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길이×너비×높이가 각각 4천240×1천820×1천590mm다. 공기 저항 계수를 낮추기 위해선 일단 차체가 낮아야 한다. 그러나 바이오닉 카는 2도어 타입의 4인승 구조다. 여기에 짐 공간도 널찍하다. 파노라마 타입의 윈도는 테일 게이트까지 연결되고 커다란 루프 글라스는 개방감을 더한다. 차 크기와 높이를 따져보면 공기 저항 계수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공기 저항 계수를 낮추면 연비가 좋아지고 고속 안정성이 개선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용하기에 아무 불편 없는 상태에서 혁신적인 공기 저항 계수를 빚어냈다.
엔진은 직분사 방식의 2.0ℓ 디젤을 얹고 최고출력 140마력을 낸다. 최고시속 190km, 0→시속 100km 가속은 고작 8.2초가 걸린다. 공기 저항이 적으니 당연히 연비도 좋다. 표준 연비는 100km를 달리는 데 고작 4.3ℓ 연료가 필요하다. 1ℓ당 23km를 넘는 연비다. 물론 차체를 가볍게 만든 것도 좋은 연비의 원인이 된다. 정속 주행을 하면 사정은 더욱 나아진다. 시속 90km 정속 주행으로 100km를 달리면 고작 2.8ℓ가 소모된다. 1ℓ당 35.7km를 달리는 셈이다. 비슷한 크기와 컨셉트를 지닌 여느 모델보다 20% 이상 개선된 연비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낸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술철 학이 그대로 투영된 컨셉트 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