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카돈에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 사운드스틱 스피커 시리즈이다. 투명한 소재로 하늘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덕트가 뚫린, 마치 거대한 도넛과 같은 형상을 한 우퍼 디자인은 특히 애플 맥의 디자인과 잘 어우러지며 사람들의 기억에 강하게 각인되었다. 그리고 하만 카돈은 그 사운드 스틱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점점 발전시켜 나가면서 여러 후속 모델들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급기야는, 사운드스틱이라는 이름이 직접적으로 의미하던 스틱형 위성 스피커를 제거하고, 위성 스피커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우퍼의 디자인만 남겨서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그것이 바로 사운드스틱의 우퍼 디자인에 전방향성 미드-하이 드라이버를 증설하고 여기에 무선 재생 기능을 더한 Aura, 오라라는 이름의 모델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디자인
▲ Aura 기본 패키지 구성물품
전원 어댑터, AC 전원 케이블 3종, 빠른 시작 가이드, 제품 설명서, 제품 보증서
오라의 디자인은 앞서도 언급한대로 하만카돈 사운드스틱에서 우퍼만을 남겨둔 듯한 디자인이다. 기본 설계는 사운드스틱의 우퍼와 마찬가지로, 바닥을 바라보는 4.5인치 우퍼 유닛 및 하늘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계된 덕트를 포함한 투명하고 거대한 도넛 형상의 인클로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오라에 추가된 부분이 바로 하부에 사방으로 설치된 1.5인치 고음 및 중고음 드라이버이다. 사운드스틱에서 위성 스피커를 없애는 대신 그 유닛들을 하나의 인클로저 내에 내장한 것이다. 따라서 오라는 단일 유닛으로 저-고음 전 대역의 사운드를 재생할 뿐 아니라, 사운드를 사방으로 방사하여 넓은 음장감을 연출하도록 의도하고 있다.
오라의 컨셉은 단일 유닛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스피커로,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 연결을 지원한다. 그래서 무선 재생 기능을 사용할 경우에는 본체에 전원 어댑터만 연결해도 충분하기에 설치가 간편하다. 물론 유선 사운드 입력도 가능하여, 후면에 아날로그 입력 및 디지털 광 입력용 단자가 존재한다. USB 단자도 있지만 이 단자는 재생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오라의 초기 설정을 위해 애플 기기를 유선으로 연결하고자 할 경우에만 사용한다. 한편, 좌측면에는 헤드폰 출력을 위한 3.5mm 스테레오 미니 단자가 자리하고 있다. 기본 컨셉은 무선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이지만 입출력 구성은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본체에서 제어 가능한 버튼은 모두 터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우측면에는 전원 버튼 및 입력 선택과 와이파이 설정 버튼이 있으며, 전면에는 슬라이드 터치 방식으로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볼륨 조절 영역에는 표면에 일정 간격으로 돌기가 나 있어서 볼륨을 조절할 때 도움을 준다. 실제로 손가락으로 문지르면서 돌기를 하나 지나갈 때 마다 볼륨이 확실하게 구분이 되어 사용성을 높이고 있다. 만약 모바일에서 전용 앱을 사용한다면 모바일 기기로도 무선으로 오라를 컨트롤할 수 있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사운드스틱의 우퍼 디자인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은 느낌이다. 부유하는 듯한 투명 인클로저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부의 디자인을 매우 세련된 스타일로 다듬었다. 특히 위로 감아 올라가는 모양의 덕트 하단부 중앙 영역의 디자인과, 그 위에 평면으로 처리된 원형 광택 메탈 플레이트 및 그 주변에 켜지는 링 모양의 LED 인디케이터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운드스틱의 우퍼 특유의 스타일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대단히 세련되어진 디자인이다.
전용 앱을 이용한 간편한 제어시스템
오라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것이다. 입력 버튼의 LED가 파란색이 되도록 변경한 후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와 페어링을 마치면 그 즉시 무선 재생이 가능하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사용할 경우에는 하만카돈 리모트 앱이 없이도 어느 플레이어에서나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다. 블루투스 코덱은 SBC, aptX, AAC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여 CD 음질에 준하는 수준의 우수한 음질로 재생한다.
▲ 입력 상태에 따라 입력 선택 버튼의 LED 컬러가 바뀐다
한편, 와이파이로의 연결은 기본적으로 DLNA 및 애플 에어플레이 기반의 네트워크 스피커로서 기능한다. 따라서 블루투스처럼 재생기기 측의 음원을 바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DLNA/에어플레이 서버를 설정해 두고 서버의 음원 리스트를 하만카돈 리모트 앱에서 재생하는 방식이다. DLNA나 에어플레이를 활용하는 유저라면 와이파이 연결을 사용함으로써 블루투스보다 고음질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유선 연결은 디지털 옵티컬 케이블이나 3.5mm 스테레오 미니 케이블을 적절한 소스기기와 연결한 후 입력을 선택함으로써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헤드폰 출력은 측면의 잭에 헤드폰을 연결하면 스피커 측의 사운드는 자동으로 음소거되며, 본체 전면의 볼륨 조절 기능도 헤드폰 출력의 볼륨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변경된다. 오라는 기본적으로 유선 입력을 위한 케이블들을 제공하지는 않는 등, 기본적으로는 무선 연결 중심의 스피커이며 유선 연결은 예비로 지원하는 느낌이 강하다.
오라를 모바일 기기에서 제어하기 위해서는 전용의 하만 카돈 리모트(Harman Kardon Remote) 앱을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사용할 경우에는 다른 플레이어 앱도 사용할 수 있으나 DLNA 서버의 음원을 와이파이 스트리밍으로 재생하기 위해서는 리모트 앱이 필수이다. 리모트 앱이 설치된 기기와 오라가 동일한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으면 앱을 통해서 오라의 볼륨과 베이즈 조절 및 스테레오 확장 DSP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앱 자체가 기기 내의 음원을 재생하는 플레이어로서도 기능하나, 플레이어로서의 완성도나 사용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 Harman Kardon Remote 앱
기기 설정 및 무선 연결 상태에서의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와이파이 연결 설정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리모트 앱을 통해 우선 오라와 앱이 실행 중인 기기를 블루투스로 연결한 다음 와이파이 설정을 잡아주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오라를 와이파이 애드 혹 모드로 설정한 다음 와이파이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기에서 오라와 1:1로 와이파이로 접속하여 정해진 주소로 웹브라우저로 접근하여 설정할 수 있다. 혹은 애플 기기가 있다면 애플 기기와 USB 케이블을 통해 유선으로 연결한 후 오라 본체의 와이파이 버튼을 조작하여 애플 기기와 와이파이 세팅을 공유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앞의 방법보다 훨씬 간단해진다.
▲ 앱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와이파이 설정이 가능하지만 이 방법은 절차가 다소 복잡한 편이다.
선명한 고음처리, 묵직함이 덜한 저음은 다소 아쉬워
오라의 사운드 하드웨어 구성은 앞서 디자인 파트에서 소개한 대로 바닥을 바라보는 4.5인치 우퍼 드라이버와, 측면에 사방으로 설치된 6개의 1.5인치의 중고음-고음 전용 드라이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저음을 위해서는 30W 출력의 앰프를, 그리고 중고음 출력을 위해서는 2개의 15W 출력의 앰프를 내장하여 총 3개의 파워앰프를 사용한다. 작은 크기에도 합계 출력 60W의 상당한 출력을 가지고 있다.
오라와 같이 단일 유닛 스타일의 스피커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다름 아닌 사운드가 뭉쳐 들리는 경향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라는 저음용 앰프와 중고음-고음용 앰프를 분리함으로써 하드웨어 레벨에서 확실하게 분리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게다가 중고음 드라이버를 사방으로 바라보도록 설치했기에, 사방으로 사운드가 퍼지면서도 선명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도 여성 보컬의 또렷한 느낌을 상당히 잘 살려주어, 상당히 청명하고 깔끔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고음의 처리는 중고음을 보조하며 과하지 않은 선에서 음악의 전체적인 선명함을 충분히 잘 살려준다. 드럼의 심벌즈와 하이햇의 느낌이 선명하면서도 리얼하게 와 닿는다. 고음에서 초고음으로 넘어가면서는 에너지가 약해지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음악을 오래 들어도 귀가 편안한 느낌을 주고, 락과 같은 소란스러운 장르를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러면서도 고음 악기의 처리가 결코 소홀하지 않기 때문에 사운드가 심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저음의 경우에는 묵직한 느낌이 좀 덜한 점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드라이버의 크기를 감안하면 충분히 준수한 편이다. 저음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부드럽고 마일드한 느낌으로, 오래 들어도 편안하고 어느 장르를 들어도 따스하게 느껴지는 스타일이다. 오라가 지향하는 포지션이 집중적인 음악 감상보다는 공간을 채워주는 배경 사운드의 느낌이므로, 부드러운 고음과 마일드한 저음이 합쳐져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사운드 튜닝은 충분히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음장감 면에서는 고음과 저음이 따로 놀지 않고 일체감 있게 어우러지면서도 저음이 밑으로 깔리면서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게다가 중고음 드라이버들이 사방으로 퍼져 있기에 공간의 넓이감이 좋고, 공간의 중앙에 설치했을 때 공간을 채워주는 느낌도 매우 좋다. 그래서 오라가 설치되어 있는 공간에 전체적으로 넓고 입체적인 사운드가 울려 퍼지는 느낌이다. 여기에 더해, 리모트 앱에서 스테레오 확장 DSP를 활성화시키면 음장감이 더욱 넓어지며, 또한 중고음이 또렷해지면서 보컬이 더욱 선명해지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리모트 앱을 재생용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운드 효과 조절을 위해 꼭 사용할 것을 권한다.
오디오 입력 계통에 따른 음질의 경우에는 이론적으로는 광입력과 와이파이가 가장 좋고, 블루투스는 그에 비해 약간 떨어지며 아날로그 유선은 소스기기측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물론 오라 자체가 극한의 음질을 추구하는 스피커는 아니므로, 어떠한 입력 계통을 사용하더라도 청감상 구분될만한 음질의 차이는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입력 계통에 따른 음질 차이에 민감하게 신경 쓸 필요 없이 사용자의 환경과 용도에 맞게 편의성에만 신경을 써서 입력 계통을 선택하면 된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사운드 특성의 스피커
IT 분야에서 기술이 점점 발전할수록 하나의 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컨버전스 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스마트폰으로, 이제는 와이파이와 동영상 감상이 되지 않은 핸드폰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제는 스피커에서도 점차 컨버전스 화가 진행되면서, 앰프 내장형 스피커를 넘어서서 무선 입력까지도 지원하는 스피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단순히 기능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오라는 미려한 디자인과 고유의 사운드 특성으로 다른 유사 기능의 제품들 대비 확실히 차별화되는 제품이다.
하만카돈 Aura 총평
1. 하만카돈 사운드스틱의 우퍼 디자인으로부터 발전된 단일 유닛 통합형 무선 스피커
2. 1개의 우퍼와 사방으로 설치된 6개의 중고음 드라이버, 그리고 분리형 앰프가 만들어내는 높은 분리도와 입체감
3. 우수한 디자인과 사방으로 확산되는 사운드를 겸비하여 어느 공간에나 잘 어울리는 일체형 홈 오디오 솔루션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여진욱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