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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쌍용 G4 렉스턴 시승기

글로벌오토뉴스
2017.06.09. 10: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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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렉스턴이 처음 등장했을 때, 당시 기준으로 세련됨을 자랑했던 디자인과 크기, 그리고 성능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당시 TV CF 문구도 다소 도발적으로 제작해 ‘나는 정복할 것이고 계속 확장할 것이다’라고 읊조리면서 ‘대한민국 1%’라는 문구를 강조해 렉스턴이 고급 SUV임을 숨기지 않았다.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디자인한 차체는 당시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쌌다.

그렇게 ‘아무나 손에 넣을 수 없었던 로망이 있는 대형 SUV’는 쌍용차의 위기와 함께 이리저리 흔들리더니, 어느덧 기계적인 업그레이드가 거의 없이 디자인 변경만을 거쳐야 하는 현실과 강제 다운사이징을 거치면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쌍용차로써도 이와 같이 흔들리는 렉스턴의 모습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새로운 프레임을 설계하고 쌍용차 내에서 탑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엔진을 탑재하고, 디자인부터 실내까지 여러 곳에 신경을 써서 새 모델을 개발했다.


새로운 모습과 메커니즘을 갖추고 태어난 G4 렉스턴은 쌍용차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소형 SUV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이익 증가를 고급 대형 SUV인 렉스턴은 쉽게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높은 판매량과 적절한 가격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쌍용차가 이를 담아내기 위해 제조사에서 갖춘 역량 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이미 런칭행사와 기자간담회, 테크쇼 등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G4 렉스턴의 실 모습은 어떨까? 디자인 외의 주행 품질로 렉스턴이 노리는 ‘성공을 향한 삶의 여정에 있는 4~50대’ 고객을 과연 노릴 수 있을까? 승차감이나 조작 면에서 불편한 것은 과연 없을까? 운전하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는 사항들에 대한 의문을 안은 채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절로 탄성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정도까지 완성시키다니, 잘했다.’



G4 렉스턴의 디자인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비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쌍용차의 디자인 철학인 ‘네이처 본 3모션(Nature-born 3Motion)’이 결합됐다. 쌍용차의 새로운 정체성인 숄더윙 그릴이 전면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릴의 디자인은 헤드램프까지 이어져 입체적인 형상을 만든다. 그 아래로는 다소 과격한 형태를 갖춘 에어 인테이크와 LED 안개등 겸 코너링램프가 위치한다.


측면에서 3 부분으로 나뉘어진 사이드라인은 헤드램프, 테일램프와 이어지면서 펜더를 강조하는데 특히 리어 펜더가 더 강조된다. A필러와 D 필러의 굵기가 다른데, D 필러의 두께가 상당해 측면에서 약간의 답답함이 느껴지고 사각지대도 발생한다. 옵션으로 갖춰져 있는 측면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의 유용성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시승차는 풀옵션인 만큼 20인치 휠을 적용하고 있는데, 크기로 인해 존재감이 강조된다.


비율을 중시했다는 실내 디자인은 단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송풍구가 강조되는 디자인은 한 눈에 봐도 쌍용차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9.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과의 연결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 연결을 통한 안드로이드 미러링을 지원하며, 화면 분할을 통해 두 개의 콘텐츠를 동시에 조작, 인식할 수 있어 편의성이 게선됐다.


수동 틸트, 텔레스코픽을 지원하는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손에 쥐기에 적절한 형태를 갖고 있고, 아날로그와 디지털 화면이 조합된 계기반은 3가지 클러스터 모드와 5가지 경고음 설정 등으로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계기반을 조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시트로, 풀마플렉스 스프링을 적용한 1열 시트의 경우 ‘이만큼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시트가 여태까지 있었던가’를 저절로 떠올리게 할 정도로 편안하고 아늑하다.


2열 시트는 1열 시트만큼의 편안함까지는 아니지만 최대한의 편안함을 제공하고,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어 각도를 최대한 눕히고 앉으면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잘 수도 있다. 차고가 다소 높은만큼 만약 가족이 자주 탑승한다면 옵션으로 제공하는 사이드스텝 또는 전동식 사이드스텝은 필수로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공간은 제법 넓고 평평하기 때문에 짐을 적재하기 편안하다.



G4 렉스턴에 탑재되는 LET 220 디젤 엔진은 코란도 C에도 탑재되는 엔진이지만, 렉스턴에 맞게 출력과 토크가 개량되어 3,800 rpm에서 최고출력 187 마력, 1,600~2,600 rpm에서 최대토크 42.8 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벤츠에서 공급받는 7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네 바퀴를 구동한다. 도심 주행 등 평상시에는 2륜구동으로 주행하다가 임도 주행 또는 안정적인 주행이 필요할 경우에는 수동으로 4륜구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낮은 배기량을 갖고 있지만 저회전에 토크를 집중시킨 엔진으로 인해 발진시의 가속에서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도심 내에서, 또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약간만 밟아서 속력을 얻고자 할 때는 실용적으로 힘을 내 준다. 단지 풀 스로틀 시에는 배기량의 한계가 바로 느껴지는데, 엔진을 3,000 rpm 이상 회전시켜서 출력을 얻기는 힘들다. 회전이 높아질수록 바로 엔진도 시끄러워지므로 급가속은 되도록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방음 성능이 상당히 우수하다. 엔진 회전을 낮게 써서 토크를 끌어내기도 하지만, 풍절음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1.5GPa급 초고강도 기가스틸을 비롯해 초고강도강을 63% 적용했다는 4중 구조의 초고장력 쿼드 프레임의 위용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프레임과 차체의 강화는 물론 10개의 바디 마운트 등으로 인해 엔진의 진동도 차단되는데, 정지 시에 뒷좌석에서만 진동이 조금 느껴질 뿐이고 그마저도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파묻듯이 기대지 않으면 잘 느낄 수 없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의 움직임을 잘 느낄 수 없지만,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일반도로로 내려와 코너링을 구사하다 보면 프레임 보디 특유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상단의 차체는 되도록 가만히 있으려고 하고 하단의 프레임이 도로에 맞춰 다다다다다~하면서 움직이는 독특한 느낌이 있는데, G4 렉스턴은 이런 느낌을 운전자에게 전달하면서도 불안감은 전혀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도 원활하게 흡수한다. 약간 낮은 과속방지턱은 60 km/h의 속력으로 넘어도 승차감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이다.


임도 주행 능력은 수준급이다. 어지간한 임도는 4륜구동으로 전환 시 4L까지 맞출 것도 없이 4H에만 맞춰도 주파가 가능하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제법 깊은 물구덩이가 형성되고 대량의 진흙이 타이어에 달라붙었지만, 렉스턴은 마치 평지를 주행하듯 임도를 주파했다. 도심을 주 무대로 살아가는 최신 SUV의 경우 임도 주행 능력을 자데로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G4 렉스턴에서는 이런 걱정은 접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

공인 연비는 10.5 km/l(2WD 기준)이지만, 시승 중에는 임도 등을 다양하게 주행하면서 고회전을 자주 사용해 정확한 연비 측정의 기준을 성립하기 어려웠다. 고속도로에서 자주 사용하게 될 100 km/h 정속 시 엔진 회전수가 1,600 rpm에 머무는 것으로 보아 토크에 대한 갈증 없이 공인 연비는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갓 출시한 자동차인 만큼 렉스턴에도 안전을 위한 다양한 전자장비가 적용되어 있다. 등급 및 옵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사각지대 및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이 적용되어 있고 어라운드 뷰 모니터도 있어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ACC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추후에 페이스리프트 등을 통해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G4 렉스턴을 탑승하면서 느꼈던 것은 ‘쌍용차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훌륭하게 마무리했다’는 느낌이었다. 초고속 주행에서의 출력 등 아쉬운 면은 있었지만, 일반적인 성향의 운전자라면 납득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와 같은 특성을 소비자들이 알아줬기 때문에 판매를 시작한 올해 5월부터 한달 간 계약 7,500 대(사전계약 포함), 판매 2,703대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렉스턴은 잘 만든 자동차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고급 대형 SUV로 거듭나기 위한 대배기량 엔진이다. 쌍용차는 ‘실용적인 럭셔리’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16년 전 등장한 렉스턴이 그랬던 것처럼 실용적이지는 않아도 로망이 있는 ‘대배기량 럭셔리 SUV’를 그려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앞으로의 렉스턴에서는 이를 기대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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