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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황금기에 대한 헌사 Rotel A11 & CD11 Tribute

2021.02.15. 18:01:52
조회 수
 76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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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3일경이었다. 여느 때처럼 해외 하아파이 관련 소식을 검색해 읽어나가고 있던 참이었다. 그중 눈에 띄는 기사 하나가 걸렸다. 눈길을 잡아끌게 만든 이름은 다름 아닌 켄 이시와타. 그 이름을 뒤이어 죽음의 그림자가 겨울밤 앙상한 가지 위에 걸린 나뭇잎처럼 드리워져 있다. 그가 11월 25일 영면했다는 기사였다. 한창 유럽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던 그. 그 당시 나이 72세였다. 불과 2년 전 일이지만 망자에 대한 기억은 슬프게도 빠르게 잊혀진다.

최근 몇 년간 음악인과 오디오 관련 레전드들의 부고 소식은 다른 분야와 달리 더 무겁게 다가온다. 데이빗 보위부터 피터 그린, 엔니오 모리코네, 에디 밴 헤일런 등을 비롯해 많은 음악인들을 우리 곁에서 앗아갔다. 오디오 관련 엔지니어들의 죽음은 더욱 안타깝다. 특히 아날로그 관련해서 더 이상 명맥이 이어지기 힘든 분야들이 많기 때문. 단순히 인간의 유한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일이지만 한 사람의 죽음은 단지 한 생명의 소멸이 아니다. 그 주변을 에워싸고 수십 년간 이룩해왔던 하나의 세계의 죽음이다.


켄 이시와타(Ken Ishiwata)


켄 이시와타의 구축해왔던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넓고 깊었다. 마란츠에 입사해 이룩한 성과들은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정도다. 필자 또한 그 바운더리에서 자유롭지 못해 마란츠의 63se 같은 시디피나 CD17 등을 비롯해 여러 앰프군 등 그가 개발에 참여했던 제품들이 여전히 가슴속 서랍장 하나에 가득하다. 특히 그의 이니셜 KI를 박아 넣은 스페셜 에디션은 음악을 소환하게 만드는 힘이 특별했다.


로텔의 Tribute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한 일은 많다. 마란츠와 함께 KI 스페셜 에디션을 기획해 출시했고 마란츠의 앰배서더로서 자신의 위치와 책무에 충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이전 여느 오디오 쇼에서 그의 모습을 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약 23년간 마란츠의 황금기를 이끌고 마란츠를 떠날 때까지 좋은 음악과 오디오를 대중화시키기는 데 열정을 다한 인물이었다.

흥미로운 건 마란츠가 아닌 로텔과의 프로젝트였다. 작년 9월 즈음 전 해외 뉴스로 전해진 로텔의 신제품 소식은 켄 이시와타와 조용히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베일을 풀어주었다. 켄 이시와타에 대한 존경과 헌사를 담은 모델 두 종류를 출시한다는 것. 그 대상은 A11과 CD11이었다. 그가 세상을 뜨기 전에 로텔은 서로 신제품에 대한 조율을 끝냈고 그는 로텔이 켄 이시와타 트리뷰트 버전에 대해 제시한 새로운 스펙과 사양에 동의했다. 그리고 출시 전 완성한 프로토타입의 제작을 직접 감독했다고 한다. 그의 사후 일 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밝혀진 사실이었다.

켄 이시와타의 뜻밖의 죽음으로 로텔은 멈칫했지만 그가 평생 이뤄왔던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라도 함께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섭외한 사람은 다름 아닌 칼 하인즈 핑크. 로텔은 독일 출신의 세계적 엔지니어이자 컨설턴트인 칼과 손을 잡고 켄 이시와타의 비전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이미 데논, 야마하, 미션, 탄노이, 네임 그리고 그 외 유수의 오디오 브랜드와 함께 일해온 바 있는 칼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칼은 켄의 가장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이었으니까.


A11 Tribute

우선 그 결과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티앰프 A11이며 또 하나는 CD11이다. 둘 다 ‘Tribute’ 버전으로 출시되면서 기존 오리지널 버전의 상당 부분 개선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두 켄 이시와타가 튜닝한 것으로 기본적인 기능이나 출력 등은 유사하지만 음질적인 튜닝은 마치 마란츠 KI 시리즈처럼 기존 버전과 차별성을 갖는다. 우선 A11 인티앰프는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채널당 두 발씩 채용해 푸시 풀 구동하는 앰프다.

A11 트리뷰트는 커다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채용한 리니어 전원부를 구성하고 AB 클래스 증폭을 채택해 채널당 50와트 출력을 얻었다. 광대역을 커버하며 THD 0.03%, SN비 100dB 정도의 무난한 스펙을 보인다. 흥미로운 건 새로운 튜닝 과정에서 프리앰프 부문에서 총 여섯 개의 커패시터를 업그레이드해 음질을 상승시켰다는 사실. 더불어 섀시의 진동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로 댐핑 소재를 투입했다고 한다.

기능 부문에선 포노단과 블루투스가 눈에 띈다 최근 LP로 음악을 듣는 애호가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반갑다. A11엔 MM 카트리지에 대응하는 포노단이 탑재되어 있다. 더불어 블루투스도 지원하는데 apt-X 및 AAC에 대응하는 버전이다. 내부에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DAC를 내장하고 있으며 블루투스 덕분에 별도의 소스 기기가 없더라도 A11만으로도 스마트폰을 통해 간단히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CD11 Tribute

다음으로 제짝으로 출시된 CD11 Tribute를 살펴보면 무척 간단한 시디플레이어로서 실용적인 시디피를 찾는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이 모델 역시 기존 CD11을 켄 이시와타의 손을 거쳐 새롭게 튜닝한 결과물이다. 튜닝 과정에서 인티앰프와 마찬가지로 DAC 부문에서 총 여덟 개의 커패시터와 저항 한 개가 교체되었다. 또한 전원부의 경우엔 총 아홉 개의 커패시터 및 여러 소자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내부를 보면 아주 심플하게 꼭 필요한 부분만 설계해놓았다. 트레이를 포함한 메커니즘 구동부와 전원부 그리고 DAC 보드가 눈에 띈다. 물론 광대역을 재생하며 THD는 0.009%, SN비는 125dB로 인티앰프보다 나은 스펙을 보인다. 내장한 DAC는 역시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제품. 최근 시디피들이 여러 디지털 입력단을 탑재하고 출시되는 것과 달리 디지털 입력은 전혀 없고 오직 아날로그 출력 한 조와 동축 출력 하나만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음평


Anne-Sofie Von Otter, Elvis Costello - Baby Plays Around
For the Stars

트리뷰트 에디션을 연결하고 그 외에 린 Klimax DS/3 및 Mo-Fi 턴테이블을 연결해 각 입력단의 성능을 가늠해보았다. 스피커는 B&W의 606S2 애니버서리가 수고해 주었다. 이런 시스템은 사실 별도의 네트워크 스트리머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워낙 가격대가 높아서 현실성은 없지만 린과 테스트해보았다. 일단 AUX 입력단에 DS/3를 연결해 들어보면 무척 편안하고 둥근 음상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안네 소피 무터와 엘비스 코스텔로가 함께 한 앨범 중 ‘Baby plays around’를 들어보면 더블 베이스 소리가 둥글게 말리며 보컬과 잘 분리되어 들린다. 중역대가 도톰해 전체적으로 두텁고 남성적인 억양이 깊게 배어있다.

Arne Domnérus With Gustaf Sjökvist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
Antiphone Blues

이어 CD 재생 음을 테스트해보았다. 아무래도 이런 시스템은 세트로 운용할 분들이 많을 듯한데 볼륨 자체는 다행히 AUX 입력단과 거의 유사해 볼륨을 따로 건드리지 않아도 되었다. 약 50~60 사이 볼륨에서 충분한 음량을 얻을 수 있었다. 606S2의 능률을 감안하면 볼륨은 꽤 먹는 수준으로 최대 볼륨 96 중 56 정도의 레벨로 음악을 들었다. 예를 들어 아르네 돔네러스의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를 들어보면 색소폰이 무척 시원한 음색으로 밀려온다. 속 시원할 정도로 상쾌한 색소폰 블로윙의 움직임이 돋보이는데 다분히 경쾌하고 시원한 사운드다.

Herbert von Karajan, Berliner Philharmoniker
Finlandia Op. 26: Andante Sostenuto - Allegro Moderato - Allegro
Jean Sibelius

다른 여러 녹음에서도 느꼈지만 A11와 CD11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아주 세밀하게 잘게 부수한 분해하는 경향은 아니다. 반대로 호쾌한 스타일로 큼직한 규모를 즐기기에 좋은 사운드다. 다만 과거 로텔의 공격적이고 거친 성향이 크게 감쇄해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두툼한 음결을 보여주었다. 호기롭게 선곡한 카라얀/베를린필의 시벨리우스 ‘핀란디아’를 들어보면 야간 멀리 그리고 깊게 형성되는 무대 위로 차분한 음결의 악기 사운드가 넘실댄다. 참고로 시디피의 경우 트레이의 작동은 부드럽고 안정적인 편이었다.

Daft Punk - Giorgio by Moroder (feat. Giorgio Moroder)
Random Access Memories

A11엔 MM 포노단이 마련되어 있어 LP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LP들을 뒤적이다가 다프트 펑크의 앨범을 짚어들었다. ‘Giorgio by moroder’를 재생하는데 볼륨은 CD 재생 시보다 10레벨 정도 더 올려야 했다. 게인은 좀 작은 편인데 다행히 힘없이 왜소한 사운드를 들려주진 않았다. 팝, 록, 재즈 등 여러 장르에서 편식하지 않는 올라운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다소 푹신한 비트, 안정감 있는 밸런스가 돋보였고 중량감이 실린 중, 저역대는 로텔의 최근 특성을 그대로 증명해 주었다.


총평


하이파이 오디오에 입문할 때를 떠올리면 아마 오랜 시간 동안 오디오 취미를 해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마란츠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포근하게 음악 속으로 침잠하게 만들어주던 보급기들 중 마란츠만한 것이 없었다. 이후 하이엔드 오디오의 문턱을 넘어서면 음악을 재생해 주는 친구 같은 오디오가 아니라 오히려 숭상해야 할 것만 같은 위압감에 오히려 음악과는 멀어지기도 한다.

켄 이시와타는 끝까지 합리적인 가격대에 좋은 음질을 추구했다. 그리고 로텔 A11와 CD11의 프로토타입 스펙을 승인한지 얼마 안 되어 먼지가 되었고 이후 절친 칼 하인즈 핑크는 조용히 그리고 사려 깊게 트리뷰트 버전을 완성해 주었다. 광의적으로 볼 때 로텔의 이번 트리뷰트 버전은 한 시대를 호령했던 황금기의 마란츠 그리고 로텔에 대한 헌사가 담겨있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Rotel A11 Tribute Specifications

Dimensions (W × H × D)

430 × 93 × 345mm
17" × 3.6" × 13.5"

Front Panel Height 80mm (3.15")
Power Requirements 120V, 60Hz
Power Consumption 160W
Standby Power Consumption <0.5W
Net Weight 6.85kg (15lbs.)
BTU Rating (4Ω, 1/8th power) 479 BTU/h
Continuous Power Output 50W/Ch (All channels driven, 8Ω)
Total Harmonic Distortion
(THD)
(20Hz–20kHz) <0.03%
Frequency Response Line Level Inputs: 10Hz - 100kHz, ±0.5dB
Phono Input: 20Hz - 20kHz, ±0.5dB
S/N Ratio (IHF "A" Weighted) Line Level Inputs: 100dB
Phono Input: 85dB
Intermodulation Distortion
(60Hz:7kHz, 4:1)
<0.03%
Damping Factor 140
Input Sensitivity Line Level Inputs: 180mV
Phono Input (MM): 2.3mV
Input Impedance Line Level Inputs: 47kΩ
Phono Input (MM): 47kΩ
Input Overload Line Level Inputs: 4V
Phono Input: 50mV
Preout Level 1V
Output Impedance 470Ω
Tone Controls ±10dB at 100Hz / 10kHz
Rotel CD11 Tribute Specifications
Dimensions (W × H × D) 430 × 98 × 314mm
17" × 3.8" × 12.4"
Front Panel Height 80mm (3.15")
Power Requirements 120V, 60Hz
Power Consumption 15W
Standby Power Consumption <0.5W
Net Weight 5.8kg (12,7lbs.)
BTU Rating 40 BTU/h
Total Harmonic Distortion
(THD)
0.009% @ 1kHz
Frequency Response 20Hz - 20kHz ±0.5dB
S/N Ratio (IHF "A" Weighted) >125dB
Dynamic Range >99dB
Digital To Analog Converters Texas Instruments
Channel Balance ±0.5dB
Channel Separation >115dB @ 10kHz
Output Level Digital (Coax): 0.5V
Output Impedance Line Level: 470Ω
Digital (Coax): 75Ω
Rotel A11 & CD11 Tribute
수입사 로이코
수입사 홈페이지 www.royco.co.kr
구매문의 02-582-9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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