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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시스템에 만족한다면 꼭 경험해 봐야 할 기기 Totaldac d1-direct DAC

2021.04.20. 15: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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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럼 블락(Hiram Law Bullock)은 지미 헨드릭스에 비견되는 능력을 갖춘 기타리스트이다. 그의 개성 넘치는 연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인데 특히 그의 기타 톤은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원래 아담한 바디에 싱글 코일이 장착되어 톤이 카랑카랑하고 날카로운 펜더 기타에 싱글 코일 대신 밸런스 회로의 원리와 같은 깁슨의 험버커(더블 코일) 픽업을 장착한 그의 기타 때문이다. 펜더와 깁슨은 픽업뿐 아니라 바디 울림도 다른데 그의 기타는 빈티지 펜더의 바디 울림과 깁슨 픽업에 의한 증폭으로 펜더와 깁슨의 중간 정도 되는 적당한 밀도의 두툼한 톤으로 울리며 이 톤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약물 중독으로 중고 악기점에 매물로 나온 그의 깁슨 픽업이 박힌 62년도 산 오리지널 펜더를 그룹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기타리스트 김종진 씨가 미국까지 날아가 소유하게 된 일화는 뮤지션들 사이에서 유명하며 이 기타의 현재 감정가는 수 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중요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분신과도 같은 소중한 기타를 마약을 구하기 위해 팔았다는 하이럼 블락의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이제 그의 기타 톤을 다시는 들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물론 솔직히 말해 기타를 판매한 이후 그가 사용한 국내산 Cort 브랜드의 HBS(Hiram Bullock Signature) 모델은 원래 그의 기타를 모델로 삼아 제작하기는 했지만 원래 기타에 비해 얇고 날카로운 톤이라고 느꼈다. 그렇더라도 그가 연주한 Cort HBS의 소리는 누가 뭐라 해도 하이럼 블락의 기타 톤이었다. 그의 연주를 듣고 청감이 뛰어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국 자신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과 음색의 묘미는 연주자의 손맛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토탈댁의 오너 겸 제작자 뱅상 브리앙(Vincent Brient)

d1 다이렉트 DAC를 듣고 문득 하이럼 블락이 떠오른 이유는 토탈댁의 오너 겸 제작자 뱅상 브리앙(Vincent Brient)이 자신의 기술과 감각을 이용해 오디오로 진짜 악기의 느낌을 재현해내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해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도 디지털 오디오에서 말이다. 이런 말을 하면서 스스로도 지나친 미화가 아닐까 하는 반문이 들었지만, d1 다이렉트의 소리를 듣고 느꼈던 솔직한 느낌이다. 근래 몇 년간 들었던 많은 오디오에서 상향 평준화된 제작 기술 덕에 전반적으로 좋은 소리를 재생한다고 느꼈으나 d1 다이렉트는 정말 결이 다른 소리를 재생하고 있었다.


토탈댁 USB 기가 필터(Giga Filter)

토탈댁 d1-디지털 리클로커(digital reclocker), d1-six DAC


프랑스에서 건너온 토탈댁의 USB 기가 필터와 d1 디지털 리클로커(digital reclocker), d1-six DAC 등 몇몇 제품들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외형에서 허세 같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지만 기기의 성능에서는 대가의 예술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역사상 수많은 대가 예술가들이 존재하지만, 필자에게 예술적으로 최고의 경지를 꼽으라면 누가 뭐라 해도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작곡한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이다. 토탈댁의 제품에서 이와 같은 대가의 포스를 느낄 수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제작자 뱅상 브리앙은 제품을 만들 때만이 아니라 평소의 삶에서 예술적 수준의 헌신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어진다.

d1 다이렉트 DAC는 기존 토탈댁의 DAC 디자인과 정확히 일치한다. H 110mm x W 360mm x D 290mm의 크기로 모든 DAC 제품에 같은 케이스를 사용한다. 디자인에서의 차별성은 없으므로 외모로 제품의 모델 등급을 구별할 수도 없다. 외형에서 허세가 없다는 것은 이런 디자인 철학에서 드러난다. 가장 저렴한 d1-core DAC가 4,700유로이고 플래그십 d1-twelve-mk2 DAC가 32,500유로인데 모양과 크기가 완전히 같다. 물론 d1-twelve-mk2는 좌우 모노 블록과 리클로커로 구성되어 외부 전원장치를 제외하고 3개의 박스가 세트이기에 전체를 합치면 부피는 커지지만, 기본 케이스는 같다. d1 다이렉트 역시 외부 전원장치가 별도로 있으며 본체의 무게는 7kg이다. 본체의 모양이 사다리꼴인 것은 R2R 래더(ladder) 방식 DAC라는 것을 외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제품치고는 케이스에 비용을 많이 들인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은 단순한 디자인과 무광 알루미늄 재질의 고급스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검정 바탕의 전면 패널 중앙에는 노란색 헬베티카 계열 소문자 폰트로 “totaldac” 로고가 인쇄되어 있고 그 위로 역시 노란색 폰트의 디스플레이가 적당한 크기로 있다. 다른 색상으로는 전면 패널만 실버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름 예쁘고 알루미늄 재질의 질감이 좀 더 드러나지만, 로고와 디스플레이 부분이 검은색이라 검정 색상에서 보여주는 노란색과의 대비와 같은 강렬한 느낌은 덜하다.

후면에는 RCA 1조, XLR 1조의 아날로그 출력이 있고 코엑셜, AES/EBU, 옵티컬, USB의 디지털 입력이 있다. 그리고 외부 전원장치에서 전원을 공급받는 딘(DIN) 단자가 있다. 일반 AC 전원을 본체에 직접 연결할 수는 없다. XLR 단자는 신호가 출력되기는 하지만 밸런스 회로가 아니며 언밸런스 단자로 작동한다. RCA와 XLR 단자에서 공통으로 언밸런스 1.6V로 출력한다. 이 부분은 d1 다이렉트 DAC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뒤에서 자세히 언급하겠다.

d1 다이렉트는 토탈댁의 DAC 제품 중에서 사실상 넘버 투이다. 리테일 가격이 19,000유로로 정확하게 d1-seven DAC와 같으므로 누가 넘버 투인지 다툴 여지가 있기는 하다. d1-seven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d1 다이렉트의 소리를 들어본 경험으로 봤을 때 d1 다이렉트가 넘버 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등급별로 나열된 토탈댁 웹사이트의 제품 나열 순서에서도 d1 다이렉트가 플래그십인 d1-twelve-mk2 바로 다음이다.

토탈댁의 d1 DAC 시리즈는 엔트리급부터 d1-core, d1-single-mk2, d1-tube-mk2, d1-six, d1-seven, d1-direct, d1-twelve-mk2 DAC 이렇게 7개의 제품이 있다. core와 tube를 제외하면 single, six, seven, twelve 등 숫자로 등급을 나타낸다. 7주년 기념 모델인 seven을 제외하면 이 숫자는 사용된 R2R DAC의 개수를 나타낸다. d1-six는 채널당 3개씩 6개 d1-twelve-mk2는 채널당 6개씩 12개의 R2R DAC가 사용되었다. d1 다이렉트도 채널당 3개씩 6개의 R2R DAC가 사용되었다. 

그럼 다이렉트라는 이름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출력단에 별도의 보상 회로 없이 R2R DAC 회로에서 다이렉트로 출력된다는 의미이다. 엔트리급인 d1-core DAC를 보더라도 밸런스 회로를 갖추고 있고 언밸런스 RCA 단자에서 3.0V, 밸런스 XLR 단자에서 6.0V의 아날로그 출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넘버 투 제품이며 가격이 4배 이상 비싼 제품이 밸런스 회로를 지원하지 않으며 출력도 1.6V에 지나지 않는다면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다이렉트라는 말을 신뢰할 수밖에 없으며 정말로 순수한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다.

1.6V의 아날로그 출력은 최근에 출시되는 여러 소스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소리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적절한 앰프를 가지고 있다면 평소보다 볼륨 값을 좀 더 올려야 하겠지만 재생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토탈댁의 모든 DAC 중에 별도의 증폭단이 없는 다이렉트 출력은 d1 다이렉트가 유일하다. 플래그십인 d1-twelve-mk2는 다른 DAC와 동일하게 증폭단이 장착되어 있지만, 토글스위치를 통해 DAC 다이렉트 출력과 증폭단을 사용한 출력 중 선택할 수 있다. d1 다이렉트 DAC에 더 높은 출력값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판매 중인 d1 드라이버(driver)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d1 다이렉트의 소리를 온전히 들어본다면 뭔가 덧붙이는 것을 망설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d1 다이렉트 DAC는 정밀도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인 비쉐이(Vishay Intertechnology, Inc.) 사의 VAR(비쉐이 오디오 저항) 벌크 메탈 포일(Bulk Metal foil) 288개가 사용되었다. R2R DAC의 성능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저항의 정밀도인데 일명 Z-foil로 불리는 비쉐이 저항은 업계 최고 수준인 0.01%의 절대 허용오차와 - 40dB 미만의 전류 잡음을 가지고 있다. 부하수명 안정성 역시 70°C에서 2천 시간 동안 ±0.01% 정도로 최고의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Xmos USB 칩을 사용하여 비동기식으로 192kHz 24bit의 포맷을 지원하며 국내 수입품은 DoP 방식으로 DSD를 지원한다. ‘Roon Ready’ 인증을 받아 PC나 맥에서 룬을 구동할 때 오디오 장치로 바로 인식한다.


청음

청음은 SPL의 프리앰프 디렉터 2와 SPL의 모노 블록 파워앰프 퍼포머 m1000, 스피커는 스펜더의 클래식 200과 올드스쿨 라이프를 이용하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몇 대의 DAC와도 비교하였다. 다만 비교 대상 DAC는 대부분 2~3백 만 원대의 기기이고 500만 원대의 DAC도 있었으나 d1 다이렉트와는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이다. 토탈댁 d1 다이렉트 DAC의 소릿결이 자연의 소리와 가깝다고 느낀 이유는 음악에서 약한 부분을 정말 약하게 재생하기 때문이다. 여타 DAC와 비교하여 지금껏 들어본 적이 없는 섬세한 느낌의 소리를 재생했다. 그렇다고 소리가 힘이 없거나 뻗는 힘이 약한 것이 아니라 강한 부분을 강하게 잘 표현하면서도 약한 부분을 정말 섬세하게 표현해서 체감상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제원상의 수치와 상관없이 극사실적으로 느껴졌다.

악기 연주를 시작하는 초보자가 못하는 것은 대가들만큼 세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대가들만큼 약하게 연주하는 것이다. 부드럽고 약하게 연주하면서 각이 흐트러지지 않는 능력이야말로 대가 연주가의 전유물이다. d1 다이렉트 DAC는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다른 DAC들과 비교하면서 그 능력이 더욱 확실히 드러났는데 d1 다이렉트를 제외한 다른 비교 대상 DAC에서 재생하는 소리는 음악의 매우 약한 부분조차 마치 강하게 연주하는 느낌으로 들렸다. 

비교를 해보지 않았으면 잘 몰랐을 부분이지만 비교해본 후 그 차이는 뇌리에 박힐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또한, d1 다이렉트에서는 재생에서 여유가 느껴지는데 분명히 같은 템포도 더 여유 있게 연주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현상이 신기해서 이유를 심도 있게 관찰하였는데 d1 다이렉트의 소리가 순간순간의 디테일이 살아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신호인 아날로그에 더 가깝고 그래서 더 여유있게 들린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화면으로 말하면 초당 30프레임의 동영상과 120프레임의 동영상을 비교하는 차이인데 120프레임의 디테일이 더 선명해 같은 속도라도 슬로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여유 있는 느낌이었다.

Eva Cassidy - Ain't No Sunshine
NightBird

일렉기타 연주에서 다이내믹 변화의 섬세함이 다른 DAC와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을 느꼈다. DAC를 비교하게 된 원인이 바로 이 곡인데 평소에 이 곡의 기타 소리가 이렇게 섬세했는지 의구심이 생겨 바로 여러 DAC와 비교를 해본 결과 진짜 연주와 같은 미세한 터치는 오직 d1 다이렉트 DAC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다른 DAC의 음색은 다 거칠었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d1 다이렉트의 소리를 제외하면 귀가 아플 정도로 투박하고 센 느낌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기타를 연주하는 터치에서 섬세하고 부드러운 느낌과 획일적이고 센 느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에바 캐시디의 보컬도 차이가 컸는데 d1 다이렉트를 제외한 DAC에서는 마치 소리를 지르는 듯 노래하는 느낌이었고 d1 다이렉트에서 진정한 에바 캐시디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기타와 보컬을 제외한 또 하나의 큰 차이는 바로 히스 노이즈였는데 녹음 상의 문제였을 수도 있지만, 배경에서 히스 노이즈가 제법 크게 재생되고 있었다. d1 다이렉트의 소리에서 확실히 정숙한 느낌이 들었으며 히스 노이즈도 미세하게 들릴 뿐이었다. 프리앰프의 볼륨은 평소 듣던 10시 방향에서 12시 정도로 꽤 높여야 했지만, 소리가 너무 만족스러워 출력을 높여주는 d1 드라이버를 사용하면 이 느낌이 감소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우려가 들 정도였다.

Justin Bieber - Deserve You
Justice

저음의 어택이 이렇게 빠르면서 부드럽고 해상도는 높은 DAC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악기 간 분리도가 뛰어나 많은 음색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뭉치는 대역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반면 비교 대상의 DAC들은 특정 대역에서 상대적으로 거칠고 덜 선명한 느낌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델타 시그마 DAC 중에서는 심오디오의 780D 정도가 비슷한 수준의 질감과 해상도, 분리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다이내믹의 섬세함만은 780D와도 차이가 나는 느낌이다. d1 다이렉트를 경험한 후 비교 대상 DAC에서 디지털의 특징인 선명하지만 거칠고 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d1 다이렉트는 그 쏘는 듯한 귀따가움이 전혀 없었다. 다음 트랙인 ‘As I Am’에서는 반주 신시사이저의 넓이가 정말 광활하고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연상하게 한다. 그만큼 넓고 깊은 음장을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Belcea Quartet
String Quartet No. 6 in B-Flat Major, Op. 18, No. 6: I. Allegro con brio
Beethoven: The Complete String Quartets

이 음반을 가장 완벽하게 재생하는 DAC라고 할 수 있다. 과장이 전혀 없는, 있는 그대로의 연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음원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신뢰가 들었다. 이 소리에서 무엇 하나 빠지거나 더해지는 것을 경계하게 될 만큼 만족스러운 느낌이었다. 연주자가 연주하면서 소리 이전에 표현하고 싶어 하는 그 무엇인가를 느끼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단지 소리가 아니라 몸의 중심인 척추에서부터 나오고 빠지는 근육의 힘이 어깨와 팔, 팔목과 손가락 끝으로 전달되어 악기의 울림으로 이어지는 총체적 흐름이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때때로 정말 섬세한 기기에서 연주자 몸의 제스처가 느껴지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이처럼 완전한 소리를 눈으로 보이는 듯한 소리의 질감을 표현하는 경우는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고 모든 것이 온전한 조화를 이뤄야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다. d1 다이렉트의 소리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러워 덧붙일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이고 오히려 비교한 DAC의 부족한 면이 생각나는 상황이다. 정말로 눈앞에서 연주하는 듯하다.

Derrick Hodge - Not Right Now
Color Of Noize

신시사이저 리드와 베이스 기타가 유니즌을 연주하는 부분은 음악적으로 두터운 하나의 음색으로 들리지만 물리적으로는 정교하게 분리된 각각의 악기 소리로 들린다. 음악성이 뛰어난 소리를 들려주면서 각 음색의 뉘앙스마저 정교하게 분리해 내는 능력은 단순히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느낌이다. 중음대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신시사이저 음향을 들려주는데 해상도와 음색 분해 능력이 출중하여 보라색 안에서 빨강과 파랑의 조화를 분리하여 표현하면서 각 색의 계조마저 선명하게 구별되는 느낌이다. 뒷부분의 베이스 기타 솔로 파트에서는 디스토션 이펙트를 걸었는데 베이스 치고는 거친 음색이지만 그런 거친 음색의 표현에서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소스를 부은 탕수육에서 바삭 바삭함 역시 간직한 느낌이다. 모든 악기 음색의 재생에서 지극히 투명하고 깨끗한 사운드이기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Jane Monheit - Over the Rainbow
The Very Best Of Jane Monheit

적막한 배경 가운데서 노래가 들려온다. 리뷰를 잊고 감상에 젖게 만들었다. 섬세함으로 얘기하자면 앞부분 솔로에서 가수의 혀가 받는 윗니의 압력이 시시각각 변하는 느낌과 그로 인해 생기는 소리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인데 과장이 아니다. 피아노의 음색은 부드럽지만, 극도로 선명하다. 마치 맑은 바닷속 매우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스네어 표면을 브러시로 긁는 소리는 아스팔트 위로 바람에 날리는 낙엽에서 나는 마찰음같이 가볍지만 선명하게 들린다. 콘트라베이스 핑거링은 그 음색이 매우 정확하여 음정이 더 쉽게 느껴질 수 있을 만큼 선명했다. 모든 소리가 매우 잘 들리지만, 자극적인 느낌이 전혀 없는데 그런데도 지루함 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고 잔잔한 음악이지만 DAC의 표현력은 마치 허리케인같이 모든 감각을 집어삼킬 듯한 대단한 느낌이었다.


총평 


청음을 하기 전에 토탈댁 인터넷 사이트의 d1 다이렉트 DAC 페이지를 살펴보던 중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흥분시켰다.”라고 하거나 “제작자 뱅상 브리앙이 음악 괴물을 풀어놓았다.” 또는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실제 사람들처럼 음악을 들려준다.” 그리고 “음색에 대한 육체와 피의 생생함이 스며들어있다.” 등 해외 리뷰어의 과장된 듯한 찬사가 이어졌고 과연 그 정도로 대단한지 궁금증이 들었다. d1 다이렉트의 소리를 직접 경험해보니 그들의 감정을 단순히 이해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과 같은 심정이었으며 들어본 DAC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크고 힘있는 소리가 좋은 소리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나 DAC가 포함된 자신의 시스템 소리에 만족감이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면 d1 다이렉트 DAC를 한번 들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나 섬세한 음악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다행히 수입사 탑 오디오에 예약 후 방문하면 청음 기회를 준다고 한다.

차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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