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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디지털의 분수령 Linn Klimax DSM

2021.04.27. 16:23:29
조회 수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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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노선

어느 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물건들의 특징은 모두 자체 개발한 소자들을 핵심 부문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하이엔드 오디오도 마찬가지여서 스피커나 앰프 또는 디지털 소스기기에서 아날로그 소스기기까지 이런 공통점이 발견된다. 상용 판매하는 소자로는 자신들의 까다로운 스펙이나 음질적인 입맛을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자 하나만 해도 직접 만들거나 또는 하이파이 오디오 전용으로 특주해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스피커 유닛도 직접 만들거나 혹은 타사 유닛을 사용하더라도 모두 특주를 통해 오직 자사의 제품에 최적화시킨다.

디지털 소스기기 쪽에서도 이런 흐름은 가속화되고 있다. 집적 칩셋을 소규모 하이엔드 메이커에서 직접 설계, 제작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미 몇몇 메이커는 자체적으로 DAC를 제작해 투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MSB나 토탈덱, 아쿠아 퀄리티, 데나프립스, 홀로오디오 등 R2R 진영의 DAC들은 모두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R2R DAC를 만들어 사용한다. 이미 전통적인 강호인 dCS나 코드 일렉트로닉스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에소테릭도 자사 플래그십 그란디오소 라인업에만 사용하던 디스크리트 델타 시그마 DAC인 MSD를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투입하면서 그 적용 폭을 늘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 영국 디지털은 물론 전 세계 디지털 메이커 중 항상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은 린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다름 아닌 기존 AKM 등 상용 DAC 칩셋을 버리고 마침내 디스크리트 DAC 서킷 보드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린이 누군가? LP12 같은 독특한 플로팅 구조의 턴테이블부터 시작해 현대 대세가 된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시조새 같은 브랜드다. 메리디안과 자웅을 겨루며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최고의 음질을 타협하지 않는 스트리밍 기기를 출시하면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왔던 그들이다.

린의 경우 이런 독자적 노선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일가를 이루었다. 각각 자사의 리모트 앱을 통해 모든 기기를 제어 가능하며 앱을 계속해서 업데이트 중이다. 게다가 외부 플랫폼에 배타적이었던 고집 센 그들도 언제부턴가 타사의 재생 플랫폼, 예를 들어 ROON 같은 소프트웨어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물론 타이달, 코부즈, 스포티파이도 예외는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음악 레이블을 운영하며 디지털 음원 서비스까지 병행하는 린은 독자적이면서 동시에 호환성까지 높이고 있는 요즘이다.


클라이맥스 DSM

린은 2007년 경 DS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시대를 개척했다. 네트워크 스트리밍 방식은 오디오파일이 원하는 수준의 음질을 절대 구현하지 못할 거라던 보수적 노선을 고수하던 마니아들조차 인정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후 세대를 거듭하면서 최종 DS/3까지 진화시켜왔다. 아마도 카탈리스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DAC가 그들에겐 애초에 DS 시리즈 마스터플랜의 종착지였던 것 같다. 종종 발표하는 DSM 시리즈는 DS 시리즈와 달리 다양한 입/출력단을 통해 호환성을 높였고 강력한 프리앰프까지 내장하는 등 음질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었으니까.

결국 Selekt DSM에 이어 린은 승부수를 던졌다. 그들의 플래그십 Klimax DS를 단종시키고 Klimax DSM을 출시하는 수순을 보여주고 있다. Klimax DSM은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면서 웬만한 단독 프리앰프에 버금가는 수준의 프리앰프를 내장한 제품이다. 따라서 이 제품 하나면 파워앰프 직결 또는 액티브 스피커와 직결해 심플한 운용이 가능하다. 후면을 보면 아날로그 입력으로 RCA 두 조 및 XLR 한 조를 배치해놓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더불어 RCA 및 XLR 출력을 각각 한 조씩 마련해놓고 있다.

디지털 입력은 Toslink 광 입력 외에 S/PDIF 동축, USB(B 타입) 입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네트워크 재생을 위한 이더넷 입력이 보인다. 참고로 이번 Klimax DSM은 2채널 하이엔드 오디오를 위한 Audio 버전과 멀티채널 홈시어터까지 대응하는 AV 버전 등 두 종류로 출시되었다. 이번에 시청한 제품은 Audio 버전으로 HDMI 입/출력은 빠져있다. 흥미로운 건 옵티컬 이더넷을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SFP 소켓이 마련되어 있어 일부 허브 등을 통해 광 네트워크 통신이 가능하다. 더불어 자사의 Klimax LP12, Urika II, Exakbox 등을 연결할 수 있는 Exakt 링크도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Klimax DSM은 최신 스펙의 거의 모든 고해상도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PCM의 경우 24/384까지 지원하며 DSD도 DSD256까지 대응한다. 재생 가능 포맷은 FLAC, Apple Lossless, WAV, DSD (64/128/256), MP3, WMA (except lossless), AIFF, AAC, OGG 등 다양해 재생하지 못한 음원은 거의 없다.

Organik DAC

중요한 것은 Klimax DSM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DAC 엔진이다. 이는 린이 수십 년간 쌓아온 설계 기술과 노하우의 집약본이다. 이전 Klimax DS/3까지만 해도 AKM 칩셋을 사용했는데 AKM의 화재를 예견이나 한 것일까? 이미 린은 자체적으로 DAC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것도 집적 칩셋이 아니라 풀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풀어서 DAC 보드를 개발, 제작해냈다. 이를 린에선 새롭게 ‘Organik’이라고 이름 지었다. 여기에 더해 새롭게 개발한 독보적 FPGA가 결합되면서 린 Klimax DSM은 린의 디지털 역사를 새로 쓰는 분기점을 자처하고 있다.


시청평

Klimax DSM을 마주하면 기존의 DS 시리즈의 디자인과 결별하고 Selekt DSM의 디자인을 잇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인터페이스와 호환성 그리고 상단 다이얼 등 린 디지털 소스 기기의 향후 10년 대계를 오롯이 Klimax DSM 위에 세운 모습. 전면의 넓은 패널을 깔끔하게 디스플레이 창으로 채우고 상단엔 다이얼을 마련해놓았다. 유리 표면 안에 황동 베어링이 보이며 그 외곽으로 총 100개의 라이트가 불빛을 태운다. 마치 LP12 턴테이블의 아날로그 감성을 옮겨와 디지털의 차가운 느낌을 이완시키려는 듯 멋진 발상이 녹아있다.

시청은 린 Klimax DSM을 소스 기기로 사용하고 매킨토시 C1100 프리앰프와 MC611 모노블럭 파워앰프 그리고 B&W 800D3를 활용해 진행했다. 재생은 ROON을 사용했고 코어로는 웨이버사 시스템즈의 Wcore를 이용했다. 기본적으로 Klimax DSM은 ROON에 대응하며 타이달, 코부즈, 스포티파이 등에 모두 대응하지만 이번 테스트는 NAS에 저장된 무손실 음원을 재생하면서 음질적 특색을 살폈다.

Anne Bisson - Da untem in tale
Tales From The Treetops

린은 항상 해상도와 질감의 양립을 이뤄냈던 흔치 않은 메이커였다. 린 LP12부터 시작해 CD12 그리고 비교적 최근 모델이었던 Klimax DS/3까지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기를 가리지 않고 음악적인 뉘앙스를 풍부하게 전달해 주었다. 이번 신형 Klimax DSM은 더욱더 린의 이상적인 음질에 가까워졌다. 앤 비송의 ‘Da untem in tale’(16/44.1, flac)을 들어보면 마치 아날로그 엘피를 듣는 듯 소리의 이음매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촉감이 음결에 스며있다. 보컬의 호소력, 피아노의 타건엔 분해력을 근간으로 온기가 느껴진다. 마치 초고가 아날로그 사운드를 듣는 듯하다.

Alison Balsom - 3 Gymnpeides: III. Lent et Grave
Paris

확실히 린은 중, 고역에서 그들만의 소리가 짙게 깃들어있다. 너무 드세게 몰아붙이거나 과도한 저역으로 10분만 즐겁고 이후 음악을 끄게 만드는 소리가 아니라 오래 들어도 피로하지 않은 소리는 중, 고역 대역의 지분이 크다. 예를 들어 앨리슨 발솜이 트럼펫으로 연주하는 사티의 짐노페디(24/44.1, flac)는 이를 증명해 준다. 아주 미끈하게 치고 올라가면서도 소리의 알갱이가 흩어지지 않고 뛰어난 선도를 유지한다. 고역 해상도와 끝단 처리, 분해능을 확인하기 좋은 음원인데 끝까지 숨 막힐 듯 깨끗하고 선형적으로 뽑아내면서도 차갑거나 거칠게 흩어지지 않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Brian Bromberg - The saga of harrison crabfeathers
WOOD

어떤 음악도 린의 소스기기를 통과하면 그들만의 음악적 색채가 입혀지기 마련이다. 그 음결은 무척 고급스럽고 우아한 모습인데 이번 디스크리트 DAC 개발로 그들이 원했던 소리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간 듯하다. 특히 저역 쪽 움직임도 눈에 띄는데 예를 들어 브라이언 브롬버그의 ‘The saga of harrison crabfeathers’(16/44.1, flac)를 들어보면 마치 모든 소리를 해체 후 린의 방식으로 재결합한 듯 베이스 현이 가닥가닥 또렷하며 탄력이 넘친다. 남성적인 공격성을 배제하고 섬세한 여성적 터치가 음악을 매우 유려하고 세련되게 만들어낸다.

Andris Nelsons - Symphony No. 5 in D minor, Op. 47: 4. Allegro non troppo
Under Stalin's Shadow

대편성 교향곡에서는 다이내믹스, 페이스&타이밍, 어택부터 릴리즈까지 엔벨로프 특성 그리고 사운드 스테이징까지 다방면의 특성들이 동시에 드러난다. 린 Klimax DSM으로 듣는 소리는 마치 건조하고 딱딱했던 디지털 사운드를 부드러운 아날로그 사운드에 가깝게 재창조한 듯한 소리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안드리스 넬슨스 지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4악장(24/96, flac)을 들어보면 약음 처리가 뛰어난 매우 넓은 다이내믹 컨트라스트로 음악을 실체감 넘치게 만들어준다. 더불어 풍부한 배음은 녹음 파일 안에 잠자고 있던 앤비언스까지 최대한 이끌어내 넓은 무대 위에 펼쳐낸다.


총평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풀어내 설계한 DAC와 독보적인 FPGA 그리고 겉으론 심플해 보이지만 마치 질서정연하게 설계한 도시 설계를 보는 듯한 내부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알루미늄으로 구성한 섀시 완성도는 직접 보면 진정한 명품 같다는 인상으로 뭔가 흠집을 잡아내기 힘들 정도다. 뭔가 튜닝을 시도하고 다양한 액세서리를 투입하는 등의 시도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Klimax DSM은 재미가 없는 제품이다. 왜냐하면 린은 그런 시도가 무의미할 정도로 그 자체로 완벽에 가까운 기기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만일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진다면 어김없이 그에 맞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대를 선도했다. Klimax DSM은 Klimax DS 이후 약 14년 만에 다시금 린 디지털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pecifications
Inputs Toslink x 1, SPDIF x 2, Balanced XLR x 1, RCA Phono x 2, USB-B x 1, HDMI(AV variant only) x 4, HDMI ARC / eARC(AV variant only) x 1 (via HDMI output)
Outputs Balanced XLR x 1, RCA Phono x 1, HDMI(AV variant only) x 1
Audio Formats FLAC, Apple Lossless, WAV, DSD(64/128/256), MP3, WMA(except lossless), AIFF, AAC, OGG
Resolution Up to 24-bit 384 kHz
Integrated Services Tidal, Qobuz, Spotify Connect, Airplay, Roon, TuneIn, Calm Radio
HDMI Spec(AV variant only) HDMI 2.0 - Supports: 4k resolution @ 60 Hz 4;4;4 HDCP 2;2; HDR; ARC; eARC; CEC
Ethernet 1
Optical Ethernet 1 (SFP socket)
Exakt Link 2
WiFi Yes (802.11ac)
Bluetooth Yes (4.2)
Construction Machined from solid aluminium
Finish Silver or Black anodised
Dimensions (WHD) 350 x 126 x 350 mm
Weight 16.4 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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