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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서 온 분리형 앰프 맛집 Vitus Audio SL-103 & SS-103

2024.05.23. 1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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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전통적으로 오디오 강국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오디오 브랜드가 넘쳐나는 데다 음악 산업 역시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몇 년 전 내한한 유명 덴마크 오디오 제작자에게 물어보니 “1970년대 세계 각지에서 인종차별을 피해 덴마크로 재능 있는 뮤지션이 대거 유입됐고 이로 인해 음악 및 오디오 산업이 발전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1995년에 설립된 비투스 오디오(Vitus Audio) 역시 오디오 강국으로서 덴마크의 DNA를 뼛속에 담고 있다. 외관 디자인이나 설계 컨셉트, 기술적 완성도, 무엇보다 이들이 들려주는 소리에서는 ‘넘사벽' 기운이 꿈틀댄다. 하이파이클럽에서 들었던 모노블록 파워앰프 SM-103이라든가, 프리앰프 RL-102, 스테레오 파워앰프 RS-101 조합이 지금도 눈에 선한 이유다.

이번에는 중견 시그니처(Signature) 시리즈의 SL-103 프리앰프와 SS-103 스테레오 파워앰프 조합이다. 파워앰프의 경우 비투스 오디오의 시그니처인 클래스 AB 또는 클래스 A 모드 선택, 클래식 또는 락 모드 선택 기능을 갖춰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 어느 모드로 들어도 이들의 남다른 세심한 앰프 설계에 감탄만 나온다.


비투스 오디오 제품연보

비투스 오디오의 창업자 한스 올레 비투스(Hans Ole Vitus)
비투스 오디오의 창업자 한스 올레 비투스(Hans Ole Vitus)

비투스 오디오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한스 올레 비투스(Hans Ole Vitus) 씨가 1995년에 설립했다. 그는 그러면서 1998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덴마크/노르웨이 지사에 입사, 6년 동안 디지털 오디오의 거의 모든 것을 흡수했다. 회사 설립 후 8년이나 지난 2003년에서야 이들의 첫 제품들이 등장한 배경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데뷔작이 배터리 전원으로 구동되는 MC 포노앰프 RP-100이라는 사실. 포노앰프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미세 신호 증폭과 섬세한 필터 회로, 노이즈 관리에 진심이라는 뜻이고, 배터리를 선택했다는 것은 오디오에서 전원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2024년 현재까지 비투스 오디오를 떠받들고 있는 확실한 두 기둥이다.

실제로 비투스 오디오에서 프리앰프나 파워앰프, 인티앰프 신제품이 등장하면 그 기술 배경으로 언제나 “앞서 개발된 포노앰프에 투입된 신기술을 활용했다"거나, “무엇보다 전원부 성능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뒀다"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파워앰프의 4가지 선택 모드도 따지고 보면 전원부가 받쳐주지 않으면 구현 자체가 불가능한 설계 컨셉트다.

다음은 필자가 파악한 비투스 오디오의 제품 연보인데, 모델명이 MP로 시작하면 플래그십 마스터피스(Masterpiece), S로 시작하면 중견 시그니처(Signature), R로 시작하면 엔트리 레퍼런스(Reference) 시리즈다. 프리앰프에는 L, 스테레오 파워앰프에는 S, 모노블록 파워앰프에는 M, 인티앰프에는 I 또는 IA, 포노앰프에는 P, DAC에는 D, 트랜스포트에는 T가 붙는다. 뒤에 붙는 숫자가 클수록 신형 또는 상급 모델이다.

  • 2003 RP-100 : 포노앰프
  • 2003 RL-100 : 프리앰프
  • 2003 SM-100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04 SL-100 : 프리앰프. 첫 밸런스 프리앰프
  • 2005 SP-100 : 포노앰프
  • 2006 SL-101 : 프리앰프
  • 2006 SP-101 : 포노앰프
  • 2007 SS-010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07 SS-101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07 SM-101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07 SCD-010 : CD플레이어. 첫 디지털 소스기기
  • 2008 SS-050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08 SM-010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09 MP-P201 : 포노앰프. 첫 마스터피스 제품
  • 2010 MP-T201 : 트랜스포트
  • 2010 MP-D201 : DAC
  • 2010 MP-L201 : 프리앰프
  • 2010 SP-102 : 포노앰프
  • 2010 SL-102 : 프리앰프
  • 2010 SIA-025 : 첫 인티앰프
  • 2010 RI-100 : 인티앰프
  • 2011 RS-100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12 MP-M201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12 RCD-100 : CD플레이어
  • 2012 RD-100 : DAC
  • 2012 RP-101 : 포노앰프
  • 2012 RL-101 : 프리앰프
  • 2012 SCD-025 : CD플레이어
  • 2013 SS-102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13 SM-102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14 MP-P201 MKII : 포노앰프. 첫 MKII 제품
  • 2014 MP-S201 : 스테레오 파워앰프. 클래식/락 모드 선택 첫 제품
  • 2014 SM-011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14 RCD-101 : CD플레이어
  • 2014 RP-101 MKII : 포노앰프
  • 2015 SCD-025 MKII : CD플레이어
  • 2015 SS-025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15 MP-T201 MKII : 트랜스포트
  • 2015 MP-I201 : 인티앰프
  • 2016 MP-P201 MKII : 포노앰프
  • 2016 SL-103 : 프리앰프
  • 2016 SS-103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16 RP-102 : 포노앰프
  • 2016 RL-102 : 프리앰프
  • 2017 MP-L201 MKII : 프리앰프
  • 2017 SP-103 : 포노앰프
  • 2017 SM-103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17 SIA-025 MKII : 인티앰프
  • 2017 RI-101 : 인티앰프
  • 2017 RS-101 : 스테레오 파워앰프
  • 2018 MP-D201 MKII : DAC
  • 2018 SD-025 : DAC
  • 2018 RD-101 : DAC
  • 2019 SIA-030 : 인티앰프
  • 2020 RI-101 MKII : 인티앰프
  • 2023 MP-M201 MKII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23 SM-103 MKII : 모노블록 파워앰프
  • 2023 RI-101 MKII : 인티앰프

시그니처 프리앰프와 스테레오 파워앰프에 집중해서 보면 2004년에 나온 SL-100 프리앰프는 비투스 오디오의 첫 밸런스 프리앰프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 2006년에 나온 SL-101은 전원부와 볼륨단에 크게 손을 댔고, 2010년에 나온 SL-102는 마스터피스의 포노앰프 MP-P201의 모듈 디자인을 트리클 다운시켰다. 현행 SL-103은 전원부와 볼륨단을 다시 한번 개선했다. 

2007년에 나온 SS-101은 파워앰프임에도 볼륨단을 단 점이 눈길을 끈다. 2013년에 나온 SS-102는 전원부 보강을 위해 이 볼륨단을 없애고 프리앰프 SL-102와 마찬가지로 모듈러 디자인을 채택했다. 8옴 출력을 비교하면 SS-101은 클래스 A 40W, 클래스 AB 100W, SS-102는 클래스 A 40W, 클래스 AB 120W로 차이가 있다. 현행 SS-103은 전원부를 개선한 한편 노이즈 플로어를 낮춰 해상력을 높였다. 

현행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 MP-L201 MKII
  • MP-S201 : 500W/1000W(Class AB), 25W/50W(Class A)
  • MP-M201 MKII : 바이앰핑 지원. 고역 300W(Class AB)/100W(Class A). 저역 500W(Class AB)

시그니처 시리즈

  • SL-103 
  • SIA-025 MKII : 150W/300W(Class AB), 25W/50W(Class A)
  • SIA-030 : 200W/400W(Class AB), 30W/60W(Class A) 
  • SS-025 : 300W/600W(Class AB), 8W/16W(Class A)
  • SS-103 : 100W/200W(Class AB), 50W/100W(Class A)
  • SM-011 : 200W/400W(Class AB), 40W/80W(Class A)
  • SM-103 MKII : 100W/200W(Class AB), 100W/200W(Class A)

레퍼런스 시리즈

  • RL-102
  • RI-101 MKII : 300W/600W(Class AB), 8W/16W(Class A)
  • RS-101 : 300W/600W(Class AB), 8W/16W(Class A)

SL-103 살펴보기

SL-103은 2016년에 출시된 비투스 오디오의 중견 프리앰프다. XLR 3조, RCA 2조 입력단과 XRL 2조, RCA 2조, 테이프(고정 출력) 1조 출력단을 갖춘 라인 전용 프리앰프로, 전면 양쪽 사이드 알루미늄 패널을 관통하는 중앙 검은색 아크릴 바가 인상적이다. 아크릴 바에는 디스플레이가 마련됐으며, 볼륨은 전면 버튼이나 리모컨으로 조절할 수 있다.

후면을 보면 가운데 전원 인렛과 스위치를 중심으로 입출력 단자가 좌우 대칭 형태로 마련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내부를 보면 전원부와 증폭단까지 미러형 듀얼 모노로 설계, 좌우 채널 신호를 최대한 동일 조건에서 처리하려는 모습이다. 또한 입력단, 증폭단, 출력단을 풀 밸런스로 설계해 노이즈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설계 디자인에서는 입력 버퍼, 증폭부, 전원부 등을 모듈로 구성, 신기술 개발에 적극 대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SL-103 내부를 보면 ‘VA’라고 쓰여진 작은 박스가 역시 좌우 대칭 형태로 기판에 장착됐는데 이들이 바로 모듈이다. 이러한 모듈 설계는 상위 라인업의 기술 이전을 뜻하는 트리클 다운 과정에서도 유리하다.

최대 18dB에 달하는 전압증폭도 ULN(Ultra Linear No global feedback)이라고 명명된 게인 모듈에서 이뤄진다. 풀 밸런스에 디스크리트 설계를 취한 이 모듈은 말 그대로 글로벌 피드백을 걸지 않고도 증폭의 리니어리티를 확보했다. ULN 게인 모듈은 2010년에 등장한 프리앰프 SL-102 때 처음 도입돼 이제 비투스 앰프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볼륨은 가변 저항 형태의 퍼텐쇼미터가 아니라 고정 저항을 래더처럼 엮어 그 저항비로 음량을 조절하는 션트(shunt) 어테뉴에이터 방식을 취했다. 이 션트 방식은 입력 저항과 다수의 션트 저항이 병렬로 연결되지만 입력 신호와 입력 저항은 직렬로 연결돼 접점이 1개라는 장점이 있다. 컨트롤은 릴레이가 맡는다. -90dB에서 +18dB 사이에서 0.5dB 스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입력감도를 2, 4, 8Vrms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점도 솔깃하다. 소스기기 출력전압과 룸 환경에 맞춰 여러가지 조합을 짜볼 수 있다. 출력 임피던스는 XLR, RCA 모두 80옴으로 매우 낮은 편. 통상 -3dB 기준인 밴드위쓰가 800kHz까지 뻗고, 왜율(THD+N)이 0.01%, 신호 대 잡음비(SNR)가 110dB 이상을 기록하는 점도 대단하다. 덩치(WHD)는 435 x 135 x 428mm, 무게는 25kg.


SS-103 살펴보기

SS-103은 출력단에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투입한 풀 밸런스 스테레오 파워앰프. 클래스 AB 증폭 모드를 선택하면 8옴에서 100W, 4옴에서 200W를 내고, 클래스 A 증폭 모드를 선택하면 8옴에서 50W, 4옴에서 100W를 낸다. 모드 선택에 따라 출력 소자에 흘려주는 바이어스 전류가 크게 바뀐다는 뜻이자, 이를 대비해 전원부에 충분한 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어느 경우에도 출력 소자는 푸시풀로 구동한다.

외관을 보면 프리앰프 SL-103보다 덩치(WHD 435 x 310 x 601mm)나 무게(85kg) 모두 훨씬 더 크고 더 많이 나간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인상은 서로 비슷한데, 가운데 검은색 아크릴 바를 포위한 양 사이드 알루미늄 패널과 그 패널에 3개씩 박힌 조그만 버튼 디자인 덕분이다. 마감 역시 퓨어 화이트, 제트 블랙, 웜 실버, 티타늄 오렌지, 다크 샴페인, 티타늄 그레이 등 SL-103과 동일하다.

후면을 보면 입력감도가 2Vrms인 XLR, RCA 입력단자가 1조씩, 좌우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가 1조씩 마련됐다. 밴드위쓰는 800kHz, SNR은 100dB 이상, 왜율(THD+N)은 0.01% 이하를 보인다. 입력 임피던스는 10k옴, 출력 임피던스는 매우 낮은 0.075옴을 보인다. 공개는 안됐지만 출력 임피던스를 근거로 8옴 부하 시 댐핑팩터를 계산해 보면 106이 넘는다.

설계적으로는 출력단 증폭 모드를 클래스 AB와 클래스 A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점과, 각 경우 4옴 출력이 8옴 출력에 비해 정확히 2배 많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소비전력은 클래스 AB가 150W, 클래스 A가 300W에 달한다. 내부를 보면 엄청난 크기의 UI 전원 트랜스와 4개의 대형 평활 커패시터, 그리고 양 사이드를 빼곡하게 채운 방열판이 시선을 잡아맨다.

이뿐만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푸시풀 출력단 구동 모드를 클래식(Classic)과 락(Rock) 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 역시 전면 패널 왼쪽 버튼을 몇 차례 눌러 선택하면 되는데, 락 모드는 출력소자 전부를 증폭에 투입하고, 클래식 모드는 채널당 출력소자 1페어만 증폭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커런트 소스로 활용한다.

두 모드의 소리 성향 역시 크게 다르다. 클래식 모드는 출력 트랜지스터 일부가 정전류 공급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보다 정갈하고 섬세하며, 락 모드는 힘 있고 음들이 적극적으로 포워딩해온다. 참고로 이 사운드 모드 선택 기능은 2014년 MP-S201 스테레오 파워앰프에 처음 채택됐다. 당시에는 람보(Rambo)가 락 모드, 007이 클래식 모드였다.


SL-103, SS-103 들어보기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서 진행한 SL-103, SS-103 시청에는 MBL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N31, 윌슨 오디오의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Yvette를 동원, 룬으로 코부즈와 타이달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Yvette 스피커는 3웨이, 3유닛,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으로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86dB, 주파수 응답 특성은 20Hz~25kHz(+/-3dB)를 보인다.

시청은 이들 분리형 앰프의 기본 사운드 특징과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을 체크하는 한편, 파워앰프 SS-103의 클래스 AB와 클래스 A 모드, 클래식과 락 모드 선택 시 청감상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도 추적했다. 클래스 AB와 클래스 A 모드는 실시간으로 스위칭이 되었지만, 클래식과 락 모드는 선택 후 20초 정도 대기 시간이 필요했다.

아티스트   Diana Krall
   No Moon At All
앨범   Turn Up The Quiet

파워앰프는 클래스 AB, 클래식 모드, 프리앰프는 볼륨 -22dB로 놓고 들어봤다. 일단 음의 기세가 좋고 악기 베이스의 낮은 저음을 잘 긁어온다. 기타 역시 힘 있는 연주를 존재감 확실하게 전해준다. 한마디로 음에 기합이 잔뜩 들어있다는 인상. 1분 29초 무렵 등장한 다이애나 크롤의 목소리는 아주 따뜻하고 양감이 풍부하다. 숨을 들이마시는 기척도 잘 전해진다.

이 곡에서 놀란 것은 보컬의 치찰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는 점. 프리앰프와 파워앰프의 게인 스트럭처가 잘 짜였고 임피던스 매칭이 제대로 이뤄졌다는 증거다. 파워앰프가 스피커, 특히 중고역 유닛을 제대로 드라이빙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로 몇 주 전, 같은 시청실에서 이 곡 치찰음이 무슨 기름 튀기는 소리처럼 들렸던 것을 떠올리면 너무나 큰 차이다.

이번에는 클래식 모드를 유지한 상태에서 클래스 A 모드로 바꿔 들어봤다. 피아노의 오른손 건반 고음이 보드라워지고 무대의 무게중심이 밑으로 내려간다. 전체적으로 음에서 순한 맛이 돌고 소릿결도 매끈해졌다. 대신 악기 베이스의 줄을 튕기는 탄력과 힘은 약해졌다. 다이애나 크롤 입에 침이 고인 느낌은 클래스 A 모드에서 더 두드러진다. 음원에 담긴 정보를 숨기지 않고 까발리는 쪽도 이 클래스 A 모드다.

지휘   Thierry Fischer
오케스트라   Utah Symphony
   Symphony No.1 In D Major 'Titan'
앨범   Mahler: Symphony No. 1 In D Major "Titan" (Live)

클래식 모드, 클래스 A 모드로 들어보면, 4악장 초반 녹음 현장의 잔향이나 이 곡 특유의 위엄이 잘 느껴진다. 무대 앞은 투명하고 음들은 하나같이 정리 정돈이 잘 돼 있어서 혼탁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음이 지저분하지 않고 깨끗하면서도 힘차다. 고역은 위로 잘 뻗는다. 파워앰프 입장에서는 스피커의 3개 유닛을 거의 완벽하게 제압하고 있다.

클래식 모드, 클래스 AB 모드로 바꿔 들어보면, 출력이 2배로 늘어서인지 무대 스케일이 더 커지고 음의 골격이 보다 장대해진다. 스텝 역시 보다 경쾌해지고 무대의 무게중심은 클래스 A 모드에 비해 살짝 위로 올라온다. 시청실 공기를 보다 시원시원하게 가르는 쪽은 이 클래스 AB 모드다. 하지만 두 모드 모두 무대가 견고하고 그 앞이 투명하며 음 어디에도 허약한 구석이 1도 없다.

아티스트   Richard Yongjae O’Neill
   Passacaglia
앨범   My Way

클래스 AB, 클래식 모드로만 들은 이 곡은 무엇보다 프리앰프 SL-103의 존재감이 확실했다. 바이올린이 바로 앞에서 연주하듯 생생하고 잡티 하나 없었던 것이다. 날 것 그대로를 착색 없이 전해주는데 그야말로 음색 깡패 수준. 이번 분리형 조합을 듣게 되면 처음에는 파워앰프의 스피커 드라이빙 파워에 놀라지만 들을수록 감탄하는 것은 프리앰프의 살뜰한 음 만들기다. 3분 38초 스타카토 대목에서는 무대의 공간감까지 완벽하게 잡아낸다.

어쨌든 두 앰프는 때와 경우를 잘 아는 조합 같다. 음이 아기자기하고 보드라워야 할 때, 마구잡이로 무대를 휘저어야 할 때를 귀신같이 아는 것이다. 바이올린의 고음이 기대치 이상으로 위로 쭉쭉 뻗을 때는 온몸에 소름마저 돋았다.

아티스트   Fink
   Trouble’s What You’re In
앨범   Wheels Turn Beneath My Feet

이 곡은 클래스 AB 모드로 고정한 상태에서 클래식 모드와 락 모드를 비교해 들어봤다. 먼저 앞서 들었던 곡들과 마찬가지로 클래식 모드로 들어보면, 음 하나하나를 정확히 들려준다. 관객 환호도 리얼하게 들리고, 기타 바디를 치는 소리도 파워풀하게 들린다. 전체적으로 노이즈가 박멸되었고 스피커는 진작에 사라졌다.

락 모드를 바꾸니 예상과는 완전 다른 일이 벌어진다. 소리가 더 맑아지고 기타 연주의 배음도 더 잘 살아난 것이다. 끝음이 사라지는 모습도 더 잘 관찰된다. 청감상 파워앰프가 보다 완벽하게 스피커를 제압한다는 느낌인데, 이는 파워풀한 저음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이 곡의 특성과 더 많은 출력소자가 전류 증폭(출력)에 관여하는 락 모드의 특징이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아티스트   The Weeknd 
   Blinding Lights 
앨범   After Hours 

락 모드의 효험은 이 곡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락 모드 선택 시 음들이 더욱 또렷하고 스피드 있게 들린 것이다. 일말의 주저함 없이 마치 칼군무를 추는 것 같다. 목소리는 리퀴드하고 선명하며, 저음은 아름드리나무를 큰 도끼로 찍어내는 것 같다.

클래식 모드로 바꾸면 음들이 부드럽게 퍼져나가고 저역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물렁해진다. 음의 윤곽선도 약간의 색번짐이 있다. 대신 무대는 더 넓어진다. 물론 이 상태도 나쁘진 않지만 이 곡처럼 똑 부러지고 야무진 소리가 필요할 때는 락 모드가 옳은 선택으로 보인다.


총평

오디오 애호가들의 영원한 로망 혹은 현실적인 지상과제는 분리형 앰프다.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서로 섀시 통째로 나눠져야 게인 스트럭처나 전원 노이즈 관리에서 유리하다. 더욱이 프리앰프는 소스기기와 파워앰프 사이에서 이상적인 임피던스 매칭을 해줄 수도 있다. 게다가 분리형 앰프가 원 브랜드라면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사이의 게인 분배라든가 임피던스 매칭 걱정은 거의 안 해도 된다.

SL-103, SS-103은 여기에 몇 가지 매력이 더 있다. 둘 다 노이즈 관리에 유리한 풀 밸런스 설계이고, 프리앰프는 전원부까지 듀얼 모노로 설계했고, 파워앰프는 저음 특성이 좋은 UI 트랜스를 채택했다. 특히 클래스 AB/A, 클래식/락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파워앰프 SS-103의 설계는 애호가라면 눈이 번쩍 뜨일 만하다. 게다가 4옴 출력이 선형적으로 늘어나고, 클래스 A 증폭은 4옴에서 무려 100W를 뿜어낸다.

물론 이러한 기능과 옵션이 이 비싼 앰프들을 추천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무엇보다 퍼포먼스가 좋았다. 스피커를 확 틀어잡고 간 것은 물론이고, 어떤 모드를 선택하든 무대가 견고하게 펼쳐지고 그 앞이 무척이나 투명했다. 레퍼런스 시리즈에 비하면 음의 고운 입자감이나 보다 또렷한 음상, 더욱 조용해진 무대 배경이 눈에 띈다. 분리형 앰프 맛집을 찾는 애호가들에게 청음을 권해드린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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