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007년경이었을까? 컴퓨텍스가 한창이던 타이베이로 취재를 갔을 때였다. 오전 취재를 빠르게 기사화하려고 기자실에 들러 부지런히 RJ45 잭을 찾고 있었다. 그때, 옆자리에 앉아 원고를 작성하던 북유럽에서 온 파란 눈의 기자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물었다. “여긴 무선랜이 번개같이 빠른데, 왜 굳이 케이블을 찾느냐”라고.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조언대로 와이파이에 연결하고 원고를 전송해 보았지만, 속도는 고작 3Mbps 남짓에 머물 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이건 절대 빠른 속도가 아니며, 한국의 무선 환경은 이미 100Mbps 정도가 기본이다"라고 설명해 보았지만, 그저 거짓말쟁이로 보일 뿐이었다. 1Mbps의 속도도 누리지 못하는 환경에서 온 사람과 100Mbps 환경에서 온 사람의 3Mbps에 대한 속도 체감은 확연히 달랐던 것이다.
그 후로도 한국의 인터넷은 한 번도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언젠가 들불처럼 퍼졌던 ‘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의아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조하는 거의 모든 도구가 자연스럽게 인터넷과 연결되고 있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아이피타임 AX6008M 유/무선 공유기
①무선 표준: IEEE 802.11ax/ac/a/n/g/b (Wi-Fi 6)
② 속도: 2.4GHz 최대 1148Mbps, 5GHz 최대 4804Mbps
③ SoC: MediaTek MT7986A 2GHz 쿼드코어
④ 메모리: 512MB DDR3 RAM, 128MB 플래시 메모리
⑤ 안테나: 외장 4개 (2.4GHz 2개, 5GHz 2개), 감도 2.4GHz 5dBi, 5GHz 5dBi
⑥ 포트: LAN 8포트, WAN 1포트, USB 3.0 1포트
⑦ 기타 기능: MU-MIMO, OFDMA, 빔포밍, WPA3, Easy Mesh, QoS, IPv6, VPN
⑧ 크기: 248 x 207 x 36.5mm
⑨ 부가기능:
- MU-MIMO (Multi-User, Multiple-Input, Multiple-Output): 다중 기기 동시 연결
- OFDMA (Orthogonal Frequency-Division Multiple Access): 효율적인 채널 분할
- 빔포밍 (Beamforming): 신호 집중 및 안정화
- WPA3 (Wi-Fi Protected Access 3): 최신 보안 프로토콜
- Easy Mesh 지원: 넓은 범위 커버리지
- QoS (Quality of Service): 트래픽 우선순위 관리
- IPv6 지원: 최신 인터넷 프로토콜
- VPN (Virtual Private Network) 지원: 안전한 원격 접속
1. 빠른 속도와 보안, 넉넉한 유무선 연결 지원이 필요한 시대
과거의 공유기는 집 안의 PC를 유선으로 연결하는 정도면 충분했다. 노트북 사용량이 늘어나며 무선 연결(Wi-Fi)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그 당시 한 가정에서 공유기에 연결되는 기기의 숫자는 고작 서너 개에 불과했다.
오늘날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실시간으로 초고화질 4K 영상을 송출하는 셋톱박스부터, 가정 내 여러 대의 노트북과 스마트폰, 그리고 로봇청소기, 세탁기, 에어컨, 스타일러, 냉장고, IP CAM, AI 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들이 공유기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된다.
사무환경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다수의 사용자가 PC와 노트북, 각종 보안 장비, 프린터, 스마트폰, 태블릿을 네트워크에 연결해야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필요한 공유기는 세 가지 필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는 당연히 빠른 속도다. 충분한 속도를 지원해야 초고속 회선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는 철저한 보안이다. 개인이나 기업의 중요 정보가 담긴 수많은 기기가 인터넷과 연결되므로, 보안이 무너질 경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해킹으로 인해 집안의 IP CAM이 촬영한 영상이 유출되거나, 가전기기가 의도와 다르게 작동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회사의 PC가 갑자기 협박 메시지를 출력한다면 그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셋째는 효과적인 자원 배분과 다중 연결 지원이다. 공유기는 효과적인 트래픽 관리로 모든 기기가 원활하게 통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충분한 숫자의 기기 연결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유선 연결 옵션이 넉넉하게 제공되면 더욱 좋다.
아이피타임 AX6008M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는 대한민국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된 공유기다. 허브가 아닌 공유기임에도 불구하고 8개의 LAN 포트를 지원한다. 가정에서는 다소 과한 숫자일 수 있지만, 중소규모의 사무실에서는 별도의 허브 없이 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충분한 포트 수다.
무선 속도도 뛰어나다. 5GHz 대역에서 최대 4804Mbps, 2.4GHz 대역에서 1148Mbps 속도를 지원하며, Wi-Fi 6(802.11ax) 기반으로 다중 접속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가정의 다양한 기기나 다수의 사용자가 있는 사무실에서도 쾌적한 성능을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보안 부분에서는 WireGuard VPN을 통해 최신 암호화 기술이 적용되어 기존 VPN보다 빠른 속도를 보장한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클라이언트를 지원하며, Connectionless 서비스 덕분에 수시로 IP 주소가 변경되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연결과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 OpenVPN 역시 네트워크 보안 레벨을 중점으로 지원해 별도의 설정 없이도 모든 기기에 VPN 접속을 지원한다.
▲ 업데이트 된 관리자 화면, 개인적으로는 기존 형태가 직관성 측면에서는 좋다.
▲ 메쉬 와이파이 세팅, 단말기를 추가했다.
2. 풍부한 부가기능, 어떤 환경에서도 현재는 ‘최적’의 선택
만약 한 대의 공유기로는 넓은 공간에서 무선 네트워크를 모두 커버할 수 없다고 생각해보자. 이럴 경우, 일정 거리마다 공유기를 설치하고 인터넷 회선을 추가로 연결해야 할까? 가능은 하겠지만, 별도의 SSID를 생성하고 각각을 따로 관리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Wi-Fi Mesh이다. 쉽게 말해, 실제 인터넷 회선이 연결된 하나의 공유기를 컨트롤러로 삼고, 주변에 추가적인 공유기를 설치하여(에이전트) 컨트롤러가 제공하는 SSID와 무선 커버리지를 확장시키는 개념이다.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 하나의 공유기에만 회선을 연결하면 되므로, 손쉽고 간단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넓은 사무실이나 비교적 넓은 카페 등에서 특히 유용하다. 게다가, Wi-Fi 6 기반이므로 다수의 접속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환경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 빠른 공유기의 속도가 기대만 못하다면? 그럴 때에는 대개 다른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대개는 공유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기기가 트래픽을 독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수가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네트워크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때는 Traffic History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컨트롤러나 에이전트를 통해 접속된 기기와 그 기기가 유발하는 트래픽, 스테이션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과거의 이력 등을 그래프 형식으로 확인할 수 있어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고, 다수 접속자의 원활한 네트워크 환경을 보장할 수 있다.
넓은 공간에 무선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공유기의 개수가 늘어날까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 AX6008M은 Wi-Fi 6 OFDMA 기술을 적용해 160Mhz 대역폭을 사용하므로 아이피타임 Wi-Fi 제품 중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자랑한다.
Wi-Fi 6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OFDMA는 기존의 802.11ac에서 하나의 채널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던 방식과 달리, 늘어난 4개의 채널을 통해 동시에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덕분에 용량이 크거나 느린 패킷과 다른 사용자의 더 작고 신속한 통신을 분리하여 상호 간섭을 최소화한다. 이로 인해 전송 용량은 늘고 대기시간은 줄어드는 효과가 발휘된다.
다수 사용자의 접속을 염두에 두고 탑재된 또 다른 기술이 있다. AX6008M의 MU-MIMO는 여러 기기가 동시에 접속된 환경에서 각각의 기기가 다채널 업/다운로드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MIMO 기능을 지원한다. 이로 인해 여러 기기가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각각의 기기에 딜레이가 발생하거나 전송 속도가 감소하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관리자 메뉴 (바이오스 업데이트 하면 새로운 UI로 달라짐)
3. 성능은 하이엔드인데, 왜 자꾸 집에 놓고 싶지?
2.5Gbps의 강력한 WAN 포트와 8개의 LAN 포트는 이 하나로 웬만한 중소규모 사무실 전체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다. 2GHz 속도의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512MB 용량의 DDR3 메모리는 다수의 사용자가 동시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빠른 처리와 넉넉한 버퍼로 끊김 없는 쾌적한 성능을 보장한다.
또한, USB 3.0 포트는 눈에 띄는 부분이다. AX3008M에 이 기능이 빠져 아쉬웠던 소비자라면, AX6008M을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구성원이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 환경에서 클라우드를 사용하거나 별도의 NAS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면, 이 USB 포트는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 USB 3.0 포트에 적당한 외장하드를 연결하면, 간이 NAS처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데이터 양이 많지 않고, 구성원도 한정적이라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포트에 프린터를 연결해 프린터 서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피타임 AX6008M은 사실 가정보다는 다수의 접속이 발생하는 사무실이나 공공장소, 카페 등에서 더 잘 어울리는 유무선 공유기다. 기능이나 성능 모두 하이엔드급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정에서도 무선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기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정 내의 미래 네트워크 환경을 위해 하나쯤 준비해도 좋을 제품이다. 특히, 빠른 성능과 여러 기기의 원활한 접속, 그리고 중요해지고 있는 보안까지 고려한다면, 오래된 공유기를 이런 제품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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