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8이 PC유통시장에 활력을 줄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우8'이 출시됐다. PC시장은 윈도우가 새롭게 출시될 때마다 기대감이 한 껏 부풀어오른다. 운영체제의 변화에 발맞춰 신제품이 쏟아지고, 이들 신제품의 공급으로 시장은 새로운 변화를 만끽하려는 고객들로 활기를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윈도우8은 태블릿PC 시장에는 새로운 적수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주고 있지만 주요 부품을 비롯한 각종 PC제품이 유통되는 용산 시장에서는 이슈나 긴장감이 없는 상황이다.

메인보드 등 PC주요 부품을 유통하는 제이씨현 마케팅 담당자는 윈도우8에 대해 ‘우리와 상관 없는 아이템’이라고 짧게 말한다. 운영체제와 메인보드 등 PC주요 부품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긴 하지만, 윈도우7과 비교해서 윈도우8은 태블릿PC에 어울리는 모델일 뿐 조립PC와는 정말 상관없는 아이템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윈도우8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솔직히 윈도우7이 출시됐을 때는 PC주요 부품도 잘 나갔고 이슈도 됐다. 용산 경기가 괜찮았던 것도 이유였겠지만, 윈도우7 프로모션 보도자료만 내더라도 소비자 반응은 정말 좋았다. 보도자료를 낼 때마다 회사 주식이 올라갈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윈도우8은 그렇지 않다” 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PC부품 유통업체 및 조립PC업체는 윈도우8은 윈도우7에 천막(메트로UI)만 있는 것일 뿐 다른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터치 기반의 태블릿PC 이외에 큰 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조립PC 관계자는 “5~6월까지만 해도 용산에서 윈도우8이 나오면 시장이 달라질 것 이라는 말이 나돌았다”며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말한다. 위축돼 가는 용산 시장에 윈도우8이 새로운 희망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 것이다. 하지만 윈도우8이 출시된 지금, 용산에서 이 아이템은 크게 관심을 둘 만한 것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완제품 PC시장은 어떨까.
일반 조립PC 시장과 비교하면 다소 나은 분위기다. 하지만 윈도우8 활성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노트북을 유통하는 웨이코스 김재은 마케팅 팀장은 “윈도우8 자체만 봤을 때는 가볍고 부드러워 사용하기 좋지만, 지금 당장 노트북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큰 매력을 주는 아이템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터치가 되는 제품군이 극히 일부이며 비싼 가격을 이유로 꼽는다.
이어 노트북 시장에서 윈도우8 관련 제품은 내년에나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데스크톱PC시장은 2~3년 이상 지나야 반응이 올 것이고, 노트북은 윈도우8 제품 출고량에 따라 내년 후반기에 50% 가량 될 것으로 가늠했다.
PC모니터를 유통하는 큐소닉 권오광 이사도 비슷한 의견이다. 아직 터치 기반의 모니터가 나오지 않았고, 준비가 된 곳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윈도우8이 활성화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모니터에 터치 기능을 넣으면 단가가 올라가는데, 저가모니터가 트렌드인 모니터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하겠느냐”라며 “차라리 저렴해진 올인원PC를 사는 게 나을 것이라는 말”을 보탰다.
새로워진 운영체제 윈도우8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써보지 않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잘못됐다며 빨라진 운영체제와 부드러운 터치감 등을 이유로 긍정의 표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PC유통 시장에서 윈도우8은 ‘아직 멀었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