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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현대판 과학상자, 아두이노·라즈베리 파이

다나와
2015.08.17. 10:58:01
조회 수
 2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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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격동의 시대(?)를 보낸 지금의 30~40대라면, 어렸을 때 자의 또는 타의로 누구나 한 번은 과학에 대한 꿈과 열정을 불태웠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국민학교(또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장래희망이 과학자라 외쳤던 아이들이 많았고, 매년 1~2회 정도 학교에서는 과학 또는 수학경진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과학상자를 조립하거나 기판에 납땜도 하고 간단한 AM/FM 라디오를 만들어 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 큰 변화가 일었다. 장래희망이 연예인이나 공무원, 의사나 판검사 등을 꼽는 경우가 많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돌이’ 과학자가 되라고 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TV 예능이나 드라마의 화려하고 자극적인 부분만 바라볼 뿐, 기업과 국가 경쟁력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은 소홀한 듯 하다. 나쁘거나 틀린 것은 아니다. 현실이 이를 반영한 탓이 컸다. 시대를 이끌 기술개발을 위한 이공계 재원은 일부 제외하면 푸대접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에야 이런 분위기가 조금씩 반전되는 듯 하지만, 그들의 가치와 능력을 100% 인정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아무튼,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이제 곳곳에서 과학인재를 발굴하겠다며 여러 정책과 활동들이 생겨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기본적인 하드웨어 작동 원리를 배우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아두이노(Arduino)와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가 주목 받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현대판 과학상자로 손꼽히는 두 장비는 사실 조금만 살펴보면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보드 형태로 제공되는 방식은 두 장비가 비슷해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는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기본 뼈대를 이루는 보드 형태로 거래되고 있는데, 가격은 기기당 2만~5만 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구매에 제약이 없고 누구나 쉽게 구입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두 기기는 기본적으로 조립된 보드 형태로 제공된다. 기판에 메인 프로세서와 입출력 단자 등이 집적되어 있는 구성이다. 두 기기의 모습이 얼핏 비슷해 보이기에 혼동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각 기기마다 이름을 알 수 있도록 인쇄 또는 스티커가 부착되므로 사전에 확인하면 된다.

 

▲ 얼핏 보면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간 차이를 인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세부적인 부분으로 파고 들면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간의 차이는 두드러진다. 먼저 아두이노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기기를 붙여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쉴드(Shield)라고 부르는데, 부가 기능을 가진 모듈과 본체를 적층하면 된다. 이런 구조를 가진 이유는 기본적으로 아두이노 보드가 마이크로 컨트롤러 기능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쉴드가 연결이 된 상태에서 사용자는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아두이노 보드와 쉴드 등을 보면 그 수가 제법 된다. 아두이노 홈페이지(www.arduino.cc)를 확인해 보니 5가지 분류에 총 21종 상당의 기기가 소개되고 있다. 각 보드들은 특징을 따로 가지고 있으므로, 용도에 맞춰 보드를 선택하면 된다.

 

▲ 많은 종류의 쉴드와 보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아두이노.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에 비하면 라즈베리 파이는 구성 자체가 간단하게 이뤄져 있다. 현재는 2세대인 라즈베리 파이2 모델 B 외에 라즈베리 파이 1 모델 A+나 B+ 등 다양한 제품을 구할 수 있는데, 이것을 싱글보드 컴퓨터(Single Board Computer)라고 부른다. 900MHz로 작동하는 ARM 기반의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USB, 네트워크, 오디오, 영상 단자(HDMI) 등이 달려 있다.

 

여기에 별도로 USB 무선 네트워크 동글이나 카메라 모듈 등을 연결해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다. 기본형 라즈베리 파이용 케이스도 있으며, 전원 공급을 위한 어댑터도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필요한 내용은 홍페이지(www.raspberrypi.org)에서 확인하면 된다.

 

▲ 아두이노에 비해 라즈베리 파이는 제품의 수 자체는 다양하지 않다.

 

 

기기 제어 중심의 아두이노, 데이터 처리 중심의 라즈베리 파이

 

겉으로는 두 기기가 비슷하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비교적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밀은 앞서 설명한 부분에 있다. 바로 ‘프로세서’다. 아두이노는 우노(UNO)를 기준으로 ATMEGA 328 칩을 탑재하고 있다. 이를 마이크로 컨트롤러(Micro Controller)라 부르고 있다. 일부 ARM 계열의 아두이노 보드가 존재하지만 역할 자체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라즈베리 파이는 ARM 계열의 마이크로 프로세서(Micro Processor)를 탑재하고 있다.

 

핵심은 ‘운영체제’에 있다. 아두이노는 컴파일된 펌웨어를 기기에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윈도우는 물론 맥 OS X, 리눅스 등 여러 운영체제에서 아두이노 통합 개발환경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기능들을 프로그래밍하는 식이다. 구성한 보드와 쉴드의 기능에 맞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 이를 주기판에 탑재된 플래시 메모리에 기록하게 된다.

 

▲ 아두이노는 통합 개발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짜고 보드에 업로드 하는 방식이다. (사진=위키백과)

 

반면, 라즈베리 파이는 리눅스 기반 또는 기타 운영체제 설치가 가능한 구조다. 물론 라즈베리 파이 자체에는 하드디스크나 SSD 같은 주 저장장치를 탑재할 수 없다. 그러나 마이크로 SD, 또는 SD카드 등 소형 저장매체를 외부 기억장치로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운영체제 또는 소프트웨어를 올리게 된다. 라즈베리 파이 재단은 여기에 맞춘 라즈비안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우분투 메이트(UBUNTU MATE), OSMC, 오픈(OPEN)ELEC, 파이넷(PINET), 리스크(RISC) OS 등이 3자 개발 운영체제로 배포 중이다.

 

▲ 라즈베리 파이는 외부 저장장치에 운영체제를 올리고 그 안에서 프로그래밍을 하게 된다. (사진=위키백과)

 

기본적으로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는 다용도 입출력(GPIO – General Purpose I/O) 지원을 통해 기능을 확장하고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아두이노는 외부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기를 제어하고, 라즈베리 파이는 설치된 내부 운영체제에서 직접 프로그래밍 해 확장 기기를 제어하는 식이다.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로 구현하는 사물 인터넷

 

여려가지 호환 센서와 외부 장치를 연결해 직접 스케치(코딩)한 프로그램으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두 장비는 사물인터넷(IoT) 환경 구현을 위한 매개체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물인터넷에 필요한 센서나 카메라, 무선 모듈 등 다양한 장비가 시중에 있기 때문이다. 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서 약간의 관심과 컴퓨터 언어만 익히면, 조립부터 기능 구현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해결 가능하다. 여러 국내외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보면 아두이노나 라즈베리 파이를 활용한 기기들을 다양하게 접해 볼 수 있다.

 

외부기기 제어가 상대적으로 강력한 아두이노는 센서나 모터, 디스플레이 등을 연결한 응용기기들이 많은 편이다. 모터와 무선 모듈을 활용한 무선조종자동차나 드론을 만들기도 하고, 센서나 카메라를 이용해 자동으로 녹화하는 네트워크 감시 장비를 구현한 예도 있다. 센서나 카메라 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저장공간으로 보내 활용하는 등 조금만 생각하면 무한대에 가까운 기기 생산이 가능하다.

 

아두이노로 사물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구동을 위한 C언어와 모듈의 기능 이해가 있어야 한다. 프로그래밍은 PC에서 전용 소프트웨어(통합 개발 환경)를 설치한 다음, 구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 카메라나 LED, 기타 센서를 보드에 연결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래밍을 해주면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는 뛰어난 사물인터넷 기기로 거듭나게 된다.

 

연산에 강한 라즈베리 파이도 특징을 적극 활용해 강력한 사물인터넷 환경 구현을 위한 기기로 쓸 수 있다. 또한 LED나 디스플레이 모듈을 연결, 화면을 확인하며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방법으로도 응용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라즈베리 파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까지 진행 중이니 이 역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아스트로 파이(ASTRO Pi)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작업은 유럽우주국 우주비행사인 팀 피크(Tim Peake)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우주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특수 알루미늄 재질의 케이스와 15비트 해상도의 RGB 컬러를 표시하는 8x8 LED 매트릭스 모듈 등이 달려 있다.

 

▲ 라즈베리 파이와 음성 센서, 무선 모듈 등을 활용한 장치 구성. 이를 가지고 집에 기르는 개의 목소리를 인식해 트위터에 자동으로 등록해 준다고 한다. 제작자의 재치가 느껴진다. (사진=라즈베리 파이 블로그)

 

재치 넘치는 제품도 있다. 헨리 컨클린(Henry Conklin)이 개발한 이 기기는 라즈베리 파이와 음성인식 센서, 무선 전송을 위한 기기 등이 연결되어 있는 형태다. 이 기기가 무엇을 하는지 알면 조금 황당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기기는 본인이 기르는 강아지, 올리버가 짖는 소리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트위터에 등록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위터 계정 @OliverBarkBark에는 올리버가 짖는 시간대에 맞춰 트윗이 올라와 있다.

 

이 외에도 열기구에 라즈베리 파이와 GPS 센서, 무선 모듈 등으로 달아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확인하는 장치도 만들거나, 과일을 라즈베리 파이에 연결한 키보드를 만든다거나 하는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환경을 꾸밀 수 있다.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따라 선택하는 보드도 달라진다

 

한낮 유행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청소년들 사이에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등 IT 전반에 걸친 교육의 바람이 부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하지만 마냥 유행이라고 이해도 없이 아무거나 덥석 물었다가는 쉽게 질리게 마련이다.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먼저 아두이노는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통한 외부기기 제어가 강점이다. 필요한 쉴드를 연결하고 기능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해 내는 방식이다. 센서나 로봇, 모터, 컨트롤러 등 기계적 성향이 짙은 장비를 제어하는 구동 알고리즘을 만들고 싶다면 아두이노가 적합해 보인다.

 

라즈베리 파이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의한 연산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이를 통해 컴퓨팅 제어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그래픽 연산이나 카메라, 계산 등 말 그대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연산’이 주인 프로그래밍에 적합한 기기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정리하자. 기기 구동 자체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래밍에는 아두이노가 적합하다. 반면, 데이터 연산에 의한 기기 제어가 주 목적이라면 라즈베리 파이가 알맞다. 물론 두 조합으로 멋진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아두이노로 구현한 기기를 라즈베리 파이로 제어하는 식의 방법이 대표적일 것이다. 비록 어렵겠지만 관심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강형석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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