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에 약간만 관심이 있다면 요즘, 거리를 지나다가 혹은 지인과의 이야기 중에서도 간간이 들을 수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VR'이라는 단어다. 가상현실을 뜻하는 이 단어는 요즘에는 머리에 쓰고 즐기는 가상현실 디바이스를 통칭하고 있다.
이런 VR은 구글이나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모바일 주력 사업 중 하나로 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VR의 경우 많은 중소기업이 수입•제작을 통해 국내 유통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바일 VR의 경우 부담 없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VR 기기의 시작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된 기기, 오큘러스사의 리프트 정식 버전 CV1이 정식 출시를 한 상태다. 또 이보다 조금 앞서 HTC가 VR 기기인 바이브를 출시했다. 소니 역시 PSVR이라는 플레이스테이션4용 VR 기기의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요즘 VR은 IT 부분에서는 뜨거운 감자 가 되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다. 그럼 이런 VR은 어떻게 출현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VR의 역사를 훑어보며 작동원리와 착용했을 때 어떤 사용자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 살펴보자.
■ VR을 알려면 되집어야 하는 3D 입체영상 기술
VR이 주목받기 전, 어찌 보면 VR보다 더 주목받던 기술이 바로 3D 입체영상 기술이다. 전용 안경을 쓰면 화면에 입체감을 더해 콘텐츠 자체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3D 입체영상 기술은 한참 TV부터 모바일까지 뜨거운 관심을 받았었다.
VR의 기반이 되는 3D 입체영상은 사실 1800년대에 공개된 오래된 기술이다
(3DTV LG전자 인피니아 47LM7600)
이렇게 주목받은 3D 입체영상 기술은 당시 신기술인 듯 포장했으나 사실 그 이론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3차원 그림에 대한 정립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1838년 찰스 휘트스톤(Charles Wheatstone)이 2차원 이미지를 3D로 볼 수 있는 입체경을 발명해 세상에 그 첫 선을 보였다. 원리는 간단하다. 각도가 살짝 다른 2개의 화면을 왼쪽과 오른쪽 눈 각각 보여주게 될 경우 사람의 뇌는 이것을 공간감으로 인지, 입체적인 화면으로 느끼게 된다.
이런 3D 입체영상 기술이 바로 VR의 기반이 되고 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TV의 경우 화면의 크기로 인해 안경 형태의 보조 기구가 좌우 화면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3D TV의 안경 기술은 셔터글라스와 편광필름 방식으로 나뉘며 각각의 차이를 보이지만 지금 언급할 내용은 아니다.
지금의 VR도 원리는 마찬가지다. 작은 화면을 반으로 나눠 가까이서 각각의 시각 정보의 편차에서 오는 화면을 통해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작은 화면인 만큼 중간에 볼록 렌즈를 통해 어안 효과를 부여해 큰 화면을 보는 듯한 착시 효과도 함께 가져와 실감 나는 화면을 만들어 준다.
■ VR 시대의 시작을 알린 모바일 VR
▲ 첫 VR은 휴대할 수 없었다. 이반 에드워드 서덜랜드가 처음 선보인 VR
(사진 : www.britannica.com)
VR 역시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인지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 이론은 이미 48년 전 개발된 된 옛 기술이다. 1968년에 이반 에드워드 서덜랜드(Ivan Edward Sutherland)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시간이 흘러 이런 이론을 적용한 현실성 있는 작고 강력한 기기들이 나오기 전까지 묻혀있었을 뿐이다.
▲ 다이브는 지금 출시되고 있는 VR과 비교해도 그 모양새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VR, 즉 가상현실은 어떻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까. 보통 모바일을 통한 구글의 카드보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앞서 제품화가 이뤄진 것은 듀로비스(Durovis)사의 '다이브(dive)'라는 모바일 VR이다.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형태를 가진 이 제품은 지금 출시되고 있는 삼성전자 기어VR이나 기타 모바일 VR의 기본 형태와 다르지 않다.
▲ 국내서 대중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의 기어VR이 출시된 이후일 것이다
▲ 고품질 볼록렌즈와 안경 착용자를 위한 편의성을 갖춘 크로스오버 가상 360VR
▲ 대표적인 보급형 모바일 VR인 VR BOX 2
국내에서 VR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구글의 카드보드와 삼성전자의 기어VR이 출시되면서 부터다. 이후 보급형 모바일 VR이 국내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모바일 VR 시대로 접어들었다. 현재 모바일 VR 기기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도 부담 없는 가격에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 모바일 VR 구입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은?
▲ 모바일 VR의 생명은 볼록렌즈에 있다. 그러나 보급형 일부 기기는 평면 렌즈(?)를 적용하기도 했다. 모바일 VR 기기를 구입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은 바로 렌즈다
(맥스틸 트랜스VR)
보급형 모바일 VR 분명 삼성전자의 기어VR과는 ‘사용자 경험’이 다를 수 있다. 보급형 제품에 적용된 렌즈의 품질 차이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VR의 핵심은 ‘렌즈’에 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다시 반으로 쪼개서 구현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시야를 좀 더 넓게 확보하게 하는 것이 바로 ‘볼록렌즈’다. 확대+어안 효과를 통해 작은 화면을 더 크게, 시야각 역시 더 넓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볼록렌즈를 쓰지 않는 기기를 구입했다면 시원시원한 시야각과 큰 화면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최근 일부 보급형 모바일 VR 기기의 경우 ‘평면렌즈’를 적용한 이상한 제품도 유통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VR 기기라면 고품질 볼록렌즈를 써도 화각을 확보하기 힘들다. 그런데 평면렌즈를 쓴 모바일 VR 기기를 처음 접한 이들이라면 더욱 답답하고 작은 화면으로 “에이, 이게 뭐야. VR 별로네”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VR 기기를 구입하려는 이들이라면 제품 디자인, 편의성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바로 ‘렌즈’다.
■ 오큘러스 리프트로 시작된 본격적인 VR 시대
모바일 VR로 시작된 관심은 이제 콘솔(비디오 게임기)와 PC로 옮겨오고 있다. 아무래도 모바일 VR은 그래픽 품질이나 기타 확장성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보다 실감나는 가상현실을 위해 모바일에서 보다 고성능 기기로 옮겨온 VR, 그 시작은 오큘러스사의 VR인 ‘리프트’다.
▲ 720p를 지원하는 오큘러스 리프트 DK1, 개발 키트로 처음 그 모습을 알렸다
▲ 1080p를 지원하는 두 번째 개발 키트, 리프트 DK2
▲ 정식 출시된 오큘러스의 VR, 리프트 CV1
오큘러스는 2번의 시제품겸 개발킷으로 리프트 DK1과 DK2를 거치며 얼마 전 일반 시제품인 리프트 CV1을 정식으로 출시한 바 있다. 오큘러스의 리프트 DK1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 개발킷임에도 300달러 선의 부담 없는 가격이 책정되어 주문이 폭주하기도 했다. 빠르게 주문했던 이들이 3주 만에 받아봤던데 비해 주문 폭주 후에는 받아보기까지 8개월이 걸린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가장 첫 VR임에도 PC와 연결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시장을 개척한 오큘러스이니 만큼 정식 제품에 대한 관심 역시 뜨거웠다. 그러나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판매됐던 리프트 DK1, DK2와는 다르게 정식 모델인 CV1은 599달러(미화)로 다소 높은 가격에 출시되어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에 더해 경쟁 모델인 HTC의 바이브(Vive)에는 기본 제공되는 전용 컨트롤러가 없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어 현재 컨트롤러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 깜짝 출시된 HTC의 바이브
HTC는 스마트폰 제조사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한때 구글의 레퍼런스 모델인 넥서스를 만들고 자사의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한계에 봉착해 새로운 돌파구로 VR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HTC의 VR인 바이브는 극비리에 깜짝 출시됐다. 꾸준히 개발킷으로 인지도를 높여나가던 오큘러스의 정식 VR 모델인 CV1보다도 앞서 출시된 것을 봤을 때 HTC가 얼마나 VR에 기대를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바이브가 출시되기 전 “HTC가 VR을 만들고 있다더라”라는 루머는 간간이 들려오고 있었지만 정말 VR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HTC의 바이브가 출시되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만든 VR이라는 데서, 또 첫 제품임에도 오큘러스 리프트만큼의 완성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HTC의 브랜드 자체를 다시 보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전용 컨트롤러를 함께 제공하는 HTC 바이브는 오큘러스 리프트 CV1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799달러에 책정됐다. 그렇지만 전용 컨트롤러는 그 쓰임새가 확실하기에 현재 게임에서는 오큘러스 리프트에 비해 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공식 스팀VR 기기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제공될 게임에도 기대를 거는 게이머도 많으며, 실제 스팀VR의 타이틀은 빠르지는 않지만 하나둘 늘어가는 추세다.
▲ 플레이스테이션4를 위한 PSVR, 프로젝트 모피어스로 처음 공개됐다
오큘러스 리프트 CV1이나 HTC 바이브가 PC에 기반을 둔 범용 VR이라 한다면, PSVR은 오로지 플레이스테이션4만을 위한 전용기다.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 CV1도 엑스박스 원과 호환된다고 하지만 이것은 논외다. 엑스박스 원의 개발사들이 리프트 CV1을 얼마나 지원해 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PSVR은 출시 전인 지금도 전용 게임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어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또 VR을 위한 플레이스테이션 4.5의 루머도 꾸준히 들려오는 바, 거의 확실시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특히 PSVR에 기대를 거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의 검증된 퀄리티다. PC 기반의 VR과 다르게 콘솔(비디오 게임기)이라는 동일한 게임 환경에서 전용으로 개발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완성도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 PC에 연결하면 오큘러스 리프트 DK2로 인식이 가능한 VR, 디푼 E2
이 외에도 여러 제조사에서 PC 기반, 혹은 독립적인 VR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에도 알음알음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VR이 바로 ‘디푼(Deepoon) E2’다. PC에 연결해 설정을 거치면 오큘러스 리프트 DK2로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에도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가격도 200달러(미화) 후반대로 다른 VR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센서가 없기 때문에 오큘러스 리프트 DK2의 헤드 트래킹과 같은 일부 기능은 사용에 제약이 있다. 그러나 부담 없는 가격에 PC용 VR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매력적인 기기로 비칠 수도 있다.
■ VR의 미래, 콘텐츠에 있다
VR은 현재 ‘실감 나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기’라는 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VR부터도 콘텐츠 부족이 심각할 정도다. 모바일 VR을 처음 구입한 이들은 어떤 곳에 활용해야 될지 감조차 잡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모바일 VR을 처음 구입하고 “좋다고 해서 샀는데 어디에 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상해하지 말자. 대부분의 이들이 그렇다.
상대적으로 오큘러스 리프트 시리즈나 HTC 바이브를 구입하는 이들은 목적이 명확하다. VR에 대한 인지를 충분히 하고 어디에 활용할지 목적을 정하고 구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VR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대중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VR의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가격 부담이 적은 모바일 VR의 활성화에 있다.
모바일 VR을 통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VR 뿐만 아니라 게임 컨트롤러도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들은 VR만을 구입하기 마련이다. 또 모바일 VR을 지원하는 게임 역시 그리 많지는 않다. 모바일 VR의 활성화가 곳 VR 전체의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입문자가 많이 선택하는 모바일 VR의 콘텐츠 수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테크니컬라이터 박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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