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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워너비 말고도 응답하라 2000s ‘그 놈 목소리들’

2021.05.20. 13: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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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유의 쌍둥이 동생 유야호가 2021년 상반기를 강타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꺼내 들었다. 유야호는 아니고 유재석의 강한 기호가 스며든 듯한 이번 프로젝트는 SG워너비에 버금가는 남자 보컬 그룹을 만드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유야호는 아니지만 유재석은 자타공인 'SG워너비빠'다. 무한도전에서도 이미 3번이나 'Timeless'를 불렀을 만큼 SG워너비를 사랑한다. 물론 아주 잘 부르진 않았지만. 유재석을 비롯하여 SG워너비의 노래를 듣고 자란 남자들은 2000년대 노래방에서 SG워너비의 히트곡들을 연신 불러댔다. 그게 단순히 SG워너비여서 그랬을까? SG워너비를 비롯한 2000년대에 남자 보컬 가수들이 유난히 많이 등장해 시대를 장식하고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다.

▲ (영상: 유튜브 '놀면 뭐하니?' 공식 계정)

지금 각종 주요 음원 순위를 확인해보면 현재 유행이 많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막 복귀한 가수들의 음원이 화제성을 입고 순위에 오르기도 한다. 지난 날 우리의 귀를 담당해준 음악들이 불후의 명곡이었는지 확인하려면 당장 노래방을 가보면 된다. 노래방 인기 순위에 여전히 2000년대 주로 활동한 남자 보컬 가수들의 음악들이 다수 포진돼있다.

물론 SG워너비가 2000년대를 가장 확실하게 대표할 남자 보컬 가수가 맞다. 하지만 유아호에게 추가적으로 제안하고 싶어 진다. 2000년대는 SG워너비만 있지 않았다는 것을. 2000년대 남자들을 시간만 나면 노래방으로 집결시켰던, 노래방을 전국 가창 대전장으로 만들었던 '그 놈 목소리들'이 더 있었다는 것을. 되든 안 되든 목이 찢어져라 따라 부르고 싶었던 2000년대 '그 놈 목소리들'을 다시 들어보자.

브라운 아이즈 : 벌써 일 년

2000년대 남자 보컬 가수의 황금기를 누가 열었을까? 2001년은 그냥 이들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R&B, 소울의 늪으로 적셔버렸던 전설의 가수가 있다. 아직도 대중들은 그들의 얼굴을 명확히 기억하지 못 한다. 얼굴 없는 가수 브라운 아이즈다. 

▲ (영상: 유튜브 스톤쉽 엔터테인먼트 공식 계정)

2001년 6월 7일,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 년'이 세상에 나오고 대한민국 문화계는 브라운 아이즈, '벌써 일 년'에 취해버렸다. 그리고 찾기 시작했다. 그들의 얼굴을. 하지만 세상에 공개된 건 '벌써 일 년'의 음악과 이범수, 김현주, 장 첸 주연의 뮤직비디오뿐이었다. 2001년 벅스 음원 순위 기준 21주 연속 1위를 기록하여 '벌써 일 년'은 2001년 자체를 상징하는 음악이 됐다. 이렇게 대중들은 지금은 흔하게 들을 수 있는 R&B와 소울 장르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접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아쉬운 사실은 브라운 아이즈는 현재까지도 공식 방송에서 '벌써 일 년'을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아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김현성 : Heaven

희소가치가 짙으면 짙을 수록 그 대상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짙어진다. 보컬의 희소가치 높고 그 보컬의 대표곡이라면 대중들에게 인상은 강렬하게 남아 오래 잊히지 않는다. 엄청난 고음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남자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던 음악 'Heaven'의 가수 김현성이 그 주인공이다.

▲ (영상: 유튜브 JTBC Entertainment 공식 계정)

김현성의 희소가치는 높다. 흔히 듣기 힘든 남자 '미성' 보컬이다. 도입부부터 청아하고 맑게 들리는 김현성의 목소리는 먼저 듣는 이들의 감각을 훔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음악이 고조되고 후렴부에 미성과 조화된 고음의 매력은 매력과 동시 감히 따라 부를 수 없게 하는 'OTL'를 안긴다. 물론 요즘 아이돌들도 충분한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서 데뷔한다. 그럼에도 튀는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럴 때 생각나는 김현성의 'Heaven'이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 Sea Of Love

물론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출발이 SM 엔터테인먼트였다지만 SM 엔터테인먼트의 통상적 음악색과는 거리가 먼 R&B 소울 보컬의 대중화를 이끈 남자 보컬 가수가 플라이 투 더 스카이였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다. 2001년은 브라운 아이즈였다면 2002년 정규 3집 'Sea Of Love'로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R&B 소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 (영상: 유튜브 KBS Kpop 공식 계정)

마치 조화가 잘 된 느낌이었다. 환희와 브라이언의 목소리 조화는 1집 데뷔부터 믿고 듣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본격적으로 R&B 소울을 시도하니 그들에게 더 어울리는 옷 같았다. 그리고 노래 제목과 잘 맞는 시원하고 경쾌한 느낌의 음악풍, 해안선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까지 목소리, 음악, 뮤직비디오 삼위일체였다. 물론 지금 뮤직비디오 연출 기술에 비견했을 때는 촌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매력이다. 2000년대 감성을 물씬 느끼게 해 주니까.

팀 : 사랑합니다

'원 히트 원더'라고 하기엔 뭔가 모호하다. 팀은 2003년 데뷔 이후 2000년대에 계속해서 음악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5장의 정규 음반을 발매하며 자신의 음악을 계속 선보였고 발라드에서 모던 락까지 음악적 방향까지 바꿔보는 시도도 감행했다. 그럼에도 우리의 기억 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건 '사랑합니다'를 부르는 팀의 모습니다.

▲ (영상: 유튜브 JTBC Entertainment 공식 계정)

여러 매력들이 한 데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방법과는 달리 팀의 '사랑합니다'는 목소리, 음악, 뮤직비디오까지 통일된 느낌을 줬다. 서정적인 팀의 목소리와 윤상 특유의 감성적인 멜로디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소시민적 생활을 살아라는 남녀의 소소한 사랑을 담은 뮤직비디오까지. 어쩌면 이 것 또한 2000년대 특유의 갬성일 수도 있겠다. 팀의 '사랑합니다'를 다시 들어보면 이만큼 절절한 사랑 노래가 또 있나 싶을 것이다.

테이 :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요즘 매체를 통해 테이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은 이런 단어들로 기억할 것이다. 철권 고수, 햄버거집 사장, 대식가 등. 하지만 테이가 JTBC ‘아는 형님’에 나왔을 때 유난히 민경훈이 반가워했다. 그 이유는 테이 역시 2000년대를 장식한 대표 남자 보컬 가수 였기때문이다. 

▲ (영상: 유튜브 KBS Kpop 공식 계정)

나름 테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드라마와 영화로 연기에도 도전했다. 경험해본 연기 경력으로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결합시켜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 앞서 말했듯이, 햄버거집도 차렸고 소문난 철권 고수다. 예능 방송도 꾸준히 나왔었다. 그럼에도 테이는 2004년 빵모자를 쓰고서 소몰이 창법으로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를 부르는 모습이 제일 익숙하다. 테이 역시 우리 추억 속에 자리한 2000년대 남자 보컬 가수였다. 

KCM : 흑백사진

유야호가 남자 보컬을 한창 모집하고 있었을 때 유독 튀는 목소리를 가진 참가자가 지원을 했다. 분명 블라인드 오디션이었기에 참가자의 모습이 검게 처리됐음에도 노래를 듣자마자 '하정우'의 팔에 팔토시가 보이는 귀에는 유선 인이어가 아닌 무선 에어팟으로 보이는 기이한 착시현상이 일었다.

▲ (영상: 유튜브 KBS Kpop 공식 계정)

'하정우'는 KCM이었다. 마치 '복면가왕'에서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하현우 임을 공식 공개될 때까지 모른 척해야 했던 그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KCM의 독특한 보컬은 역시 우리들의 2000년대를 장식했었다. 제2의 김종국을 보는 듯한 가늘고 가는 미성과 그 미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근육질 몸매, 또 그 근육질 몸매와는 매칭이 1도 되지 않는 충격적 팔토시 패션은 아직까지도 그를 상징하는 '아이덴티티'가 돼버렸다. 그래도 현재 KCM이 'MSG워너비 프로젝트' 최종 8인까지 올라갔다. 부디 끝까지 살아남아 2000년대 감수성을 널리 퍼트려주길 바란다.

izi : 응급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속담이 있다. 이를 약간 바꿔보자. '잘 부른 OST 하나 열 노래 안 부럽다'로. 세상에 나온 지 16년이 지났는데도 좀비같이 절대 노래방 순위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오랫동안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2000년대 명품 드라마 OST가 izi의 '응급실'이다.

▲ (영상: 유튜브 JTBC Entertainment 공식 계정)

김현성의 'Heaven'처럼 미친듯한 고음을 못 해도 좋다.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처럼 특유의 소몰이 창법도 필요 없다. KCM의 '흑백사진'처럼 어느 누구도 못 할 미성 역시 없어도 된다. izi의 '응급실'은 노래에 심취하고 느낌만 살려내면 된다. 비교적 쉬운 난이도라서 그런지 2000년대 아니 지금까지도 노래방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노래가 '응급실'이다. 괜히 '슈퍼스타K', '복면가왕', '슈가맨'에서 '응급실'을 소환한 게 아니다.

먼데이 키즈 : Bye Bye Bye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가 데뷔한다면 언제든 대중들은 두 팔 벌려 두 귀를 세우고 환영할 준비가 돼있다. 먼데이 키즈는 데뷔와 동시에 열렬한 관심을 받았고 그 관심에 탄탄한 가창력으로 보답했다. 먼데이 키즈 1집은 2005년 11월 3일 발매됐다. 싱글 발매가 당연시되는 요즘 같아서는 쉽게 상상치 못 할 18개의 트랙을 1집에 담아 데뷔했던 것이다. 

▲ (영상: 유튜브 MBC Kpop 공식 계정)

단연 타이틀곡 'Bye Bye Bye'가 압권이었다. 발라드라고 마냥 서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다. 적당히 리듬감 있는 선율 위에 이진성과 故김민수의 조화로운 보컬 그리고 대중성이 충분히 느껴지는 멜로디까지. 먼데이 키즈의 데뷔는 성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먼데이 키즈 데뷔 때 모습처럼 이진성과 故김민수의 보컬 조합은 다시는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이진성은 현재까지 활발히 대중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이진성의 목소리가 계속되는 한, 2000년대 만의 남성 보컬의 수준, 먼데이 키즈의 음악은 여전할 것이다.

버즈 : 남자를 몰라

'군통령'은 줄 곧 여성 가수들의 몫이었다. 이 현상에 대해 굳이 자세한 분석은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10년대 군번을 가진 현역병들로부터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여성 가수가 아닌 목소리에 따라 떼창을 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누구의 음악을 듣고 그랬는가 하면 2000년대 모든 남자들을 바이브레이션의 늪으로 인도했던 민경훈, 버즈의 음악이었다. 

▲ (영상: 유튜브 플레이버튼 공식 계정)

'아는 형님' 이후로는 민경훈은 '쌈구'가 됐다. 하지만 2000년대는 아니었다. 곱상한 외모로 모든 남자들을 자신의 바이브레이션을 따라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Monologue', '겁쟁이', '벌',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등의 음악은 노래방을 버즈 영향력으로 잠식시켜버렸다. 특히, '남자를 몰라'는 절절히 짝사랑하는 남자의 심정, 애절한 민경훈의 가창 마지막으로 평생 따라다닐 결정적 민경훈의 가사 실수로 버즈, 민경훈 그리고 200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가요가 돼버렸다. 군대에서 무슨 남자 목소리로 부르는 사랑노래가 먹히겠냐고 하겠지만 국군장병들은 유일하게 여성이 아닌 버즈에게 자신들의 떼창을 허했다.

V.O.S : 부디

2000년대도 중반을 넘어 후반부로 치닫고 있었다. 대중가요의 흐름도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SG워너비로 대표되는 남자 보컬 가수들의 영향력이 2000년대 초중반만 못 했던 것이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의 대형 기획사 걸그룹 등이 메가 히트를 연달아 달성해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2000년대 후반 남자 보컬 가수의 명맥을 이으며 SG워너비 같이 3인조 남성 보컬 그룹의 자존심을 지켰던 트리오가 V.O.S다. 

▲ (영상: 유튜브 MBC Kpop 공식 계정)

0세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중고신인을 재조명시켜보자'는 슬로건으로 방송됐던 '쇼바이벌'은 슈퍼키드, 8eight, 스윗 소로우 등을 재발굴하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V.O.S도 출연해 '쇼바이벌' 출신으로 인지도를 넓혀갔다. '쇼바이벌'로 V.O.S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맘껏 들려주었다. SG워너비처럼 3인 3색의 보컬이 아주 조화로웠다. 특히, '부디'라는 음악은 고음에서 저음, 힘과 바이브레이션 모두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V.O.S 또 하나의 명곡으로 거듭났다. 아이돌 홍수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왔던 2000년대 후반 꿋꿋이 노래 부르던 V.O.S의 뚝심을 '부디'로 재감상 해보자.

그래, 추억보다 배부른 게 어딨어

무한도전 300회 특집에서 노홍철이 하하의 마니또로 배정되면서 추억의 음식으로 바나나맛 우유, 구운 쥐포, 짜장 떡볶이, 김말이 튀김, 순대 등을 선물해줬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래, 추억보다 배부른 게 어딨어"라고. 그렇다. 누구나 추억을 품고 산다. 

▲ (사진: 유튜브 '옛능 : MBC 옛날 예능 다시보기' 공식 계정
▲ (사진: 유튜브 '옛능 : MBC 옛날 예능 다시보기' 공식 계정

그런데 그 추억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의미가 크다. 어느 개인의 추억 수준이 아닌 한 세대의 문화 그 자체인 것이다. 남자들의 2000년대가 그랬다. 위 2000년대를 장식한 10곡들을 연달아 들어보라. 어느새 당신은 코인 노래방에서 목이 쉬어라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조재형 기자/ulsu@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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