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그저 시작이었다. 지역별로만 나누었는데도 알코올 도수가 이렇게 차이 날 줄은 몰랐다. 주량과 분위기를 생각해 1, 2부 시음자들을 따로 잡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그 상태로 2부의 굵직한 전통주를 상대하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
하여 2부에서는 새로운 멤버와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의 꽤 센 제품들을 맛보려 한다. 1부를 못 본 독자들을 위해 따로 링크를 제공한다.
< 얼쑤~ 온라인으로 구매한 전통주에 취해 보자꾸나! 1부 보러가기>
퍽! 퍽! 나쁜 기운아! 물러가라! 오매락 퍽
이름부터 특이한 오매락 퍽은 전라북도 고창에서 온 전통주다. 매화 梅를 사용해 매화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게다가 세레모니주로 유명한데, 실제 오매락 전통주 병 겉면에 황토로 감싸 함께 제공되는 나무망치로 깨뜨리는 방식이다. 이런 세레모니는 명절이나 새해에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의미란다.
황토 코팅 겉면은 촘촘한 망사 포장이 되어 있다. 실제로 깨뜨리는 세레모니시 파편이 주위에 많이 흩어지지 않게끔 하는 안전장치다. 알코올은 40%라 꽤 높은 편이며 용량은 500mL다. 명절에 친척들과 둘러앉아 마시기엔 독하지만, 살짝 음복하는 의미에서는 괜찮을 것이라 생각된다.
열정적인 붉은 색, 그리고 열정적인 알코올! 진도 아리랑 홍주
솔직히 얘기하자면, 이 제품은 온라인 주문 시 실수로 배송시켰다. 원래 40%짜리 진도 아리랑 홍주를 주문해야 하지만, 무심코 클릭을 연발하는 바람에 무려 60%짜리 특별판이 온 것이다. 이름에 걸맞게 붉은색 빛깔이 매우 강렬하다.
남도의 열정을 담은 것인가! 증류주를 내릴 때 지초라는 식물을 통과하게끔 만들어 강렬한 붉은색을 띤다. 병모양도 스코틀랜드산 위스키와 비슷하다. 하지만, 60%라는 도수를 감안하면 살짝 무서워지는 것이 사실. 용량은 700mL로 지금껏 시음한 모든 전통주보다 많다. 전통주도 이런 독한 제품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제품인듯싶다. 전라남도 진도. 정말 인상적인 고장이다.
문경 새재에 바람이 많은가 보다. 문경바람
사과로 유명한 경상북도 문경에서 온 문경바람이다. 역시나 사과를 주재료로 한 전통주. 그래도 증류주에 속하여 알코올 함량이 높다. 특이하게 문경바람은 선물용으로 주문하면 25%짜리, 40%짜리 두 병이 함께 온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25%짜리는 무색투명, 40%짜리는 호박색에 가까운 빛깔이다. 용량은 둘 다 375mL다. 전통주라는 느낌 없이 제일 현대적인 디자인을 띄고 있다. 시음회는 한 병 버리기는 아까우니 두 병 다 마셔보는 거로 하자.
솔잎의 향기, 선비의 기상, 솔송주
마지막은 경상남도 함양에서 올라온 솔송주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솔잎 향이 첨가된 제품이다. 함양의 개평마을이란 곳에서 무려 500년간 제조법이 이어져 온 무형문화재 35호 전통주란다. 솔잎 향은 송순, 즉 소나무의 어린싹 추출액이 연출해내는 것. 예로부터 선비들이 많이 살던 고장이라 조금이나마 기상이 느껴진다. 그냥 느낌이니 개념치 말자. 선물용 제품의 경우 전용 잔 2개가 함께 들어있다.
병 모양도 예전 제사용 청주와 매우 흡사하다. 게다가 소나무를 상징하는 녹색. 누가 솔송주 아니랄까봐 은은한 디자인을 연출한 것이 눈에 띈다. 알코올은 13%, 용량은 700mL다. 병 크기로 봐서는 적을 것 같은데 은근히 많이 들어 있다.
자! 1부는 잊자! 독주로 달린다!
길고 길었던 제품 설명이 모두 끝났다. 본디 여덟 제품을 모두 시음하려 했으나, 알코올 함량과 각자의 주량을 배려하여 2부로 나눈 것이니 별 탈은 없을 터. 역시나 다나와에서 술 좀 한다는 3인방이 모였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자!
▲ 다시 한번 알코올 도수가 높은 관계로 취기가 올라 주정 부린 점 사과드립니다.
추석엔 전통주, 전통주는 온라인 쇼핑~
지금까지 "가격 비교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 가능한" 전통주 8종류를 마셔보았다. 처음엔 추석을 맞이하여 전통주를 선물하자는 의도였지만, 점점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을 더 부각시키고 싶어졌다. 그동안 주류는 온라인에서는 절대 구입할 수 없는 금단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전통주 지도
전통주에 한하여 법이 개정된 것이 사실이지만, 평소 술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60%가 넘는 독주를 간편하게 온라인 주문으로 받아보는 것이 안 좋을 리가 없다. 게다가 몸에 좋은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간 전통주이므로 혼자 먹는 혼술이 아니라 좋은 사람, 반가운 사람과 함께하는 기쁜 동반자같은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시음회를 하다가 취해버려서 제대로 맛 평가를 못 한 것 같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전통주를 많이 다루어 우리 술 문화를 지키고, 판매도 촉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다. 곧 다가올 추석! 전통주와 함께 기분 좋게~ 아주 기쁘게 지내자!
정도일 doil@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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