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카메라를 편하게 휴대하려는 목적으로 빌트록스 VX-10이라는 클립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었다. 픽디자인 캡처프로의 짭(?)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원리가 유사했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했는데, 결국 특허권 침해라고 판결났는지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솔직히 실사용할 때에도 당시 니콘 D500 크롭바디 DSLR에 탐론 16-300mm 슈퍼줌렌즈를 마운트하고 장착하니 바지가 내려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불안정했으며 버튼이 잘못 눌리면 그대로 몇 백만원이 추락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결국 사용빈도는 자연스레 떨어지게 되었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 픽디자인 캡처프로와 빌트록스 VX-10의 발전형 제품이 코튼캐리어 G3 Wanderer Holster라고 생각한다. 캡처프로 계열 제품은 아무래도 소형 클립 제품이다보니 무거운 카메라나 대포 렌즈를 걸치면 앞으로 홱 쏠리는 등 불안정했지만, 코튼캐리어 G3 홀스터는 클립부 주변에 넓은 받침을 덧대 무게중심이 바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설계되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탈착도 비교적 빠릿한 편이고.
제품 구성은 본체(홀스터)와 스트랩, 카메라에 장착하는 알루미늄 카메라 허브와 고무 받침, 조립할 때 쓰는 나사와 육각렌치, 스트랩 연결용 금속 고리, 설명서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용 전 설명서 정독은 필수!
G3 홀스터 본체는 과연 견고할지 살짝 의문이 들 법한 무광 홀더, 그리고 그 주변을 넓게 두르는 빳빳한 캔버스 소재의 받침으로 구성돼있다. 홀더는 카메라 허브의 홈을 끼워 밀어넣을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홀더의 화살표 방향이 옆으로 향한 상태로만 탈착이 가능하며 화살표가 홀더 방향과 나란히 있다면 홈에 걸려 구조적으로 탈착이 불가능하다. 이 원리로 카메라를 안전하게 거치할 수 있는 것.
홀스터 안쪽 면에는 벨트를 끼우는 홈과 이중 벨크로 테이프가 있어 3중으로 홀스터를 허리에 고정시킬 수 있다. 나사를 조여 벨트를 압박하던 캡처프로 계열 제품에 비해 안정성은 높은 편.
카메라 바디 또는 삼각대용 나사홀이 마련된 대형 렌즈에 알루미늄 카메라 허브와 고무판을 조립한다. 허브를 바디에 바로 조립하면 마찰계수가 낮아 쉽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허브와 바디를 단단하게 결합해 주는 고무를 그 사이에 덧대야 한다. 설명서에는 '가능한 최대로 조여라'라고 써있는데, 위 사진처럼 요철이 있는 L플레이트에 연결할 경우 고무가 눌리는 정도에 차이가 발생하여 안정적인 조립이 어려울 수는 있다. 또 하나 굉장히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는데, 허브의 화살표(△)는 렌즈가 바라보는 방향과 나란해야 한다.
카메라 렌즈가 옆을 보는 상태로 홀스터에 결합한다. 허리에 매단 상태에서는 무게중심에 따라 렌즈가 아래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데, 정상적으로 결합했다면 이 상태에서 바디를 위로 들어봤자 허브는 홀스터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다. 탈착하려면 꼭 렌즈가 옆을 보도록 손으로 잡아 돌려야 하니, 맹렬하게 공중제비라도 돌지 않는 이상 의도치 않게 빠질 여지는 적다고 볼 수 있겠다.
카메라의 스트랩홀에 금속 고리를 결합하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트랩을 연결한 뒤 길이를 체형에 맞게 조절하면 사용 준비는 완료된다. 참고로 금속 고리는 여느 열쇠고리에서나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녀석인데,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을 때 부딪혀서 바디에 상처를 낼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하겠다.
코튼캐리어 G3 Wanderer Holster를 장착한 모습이다. 기존 클립형 제품은 오로지 두 장의 알루미늄 판을 나사로 조여 벨트에 고정시키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카메라의 무게를 전적으로 바지(;;)가 버텨야 했던 반면, 이 제품은 스트랩을 연결해 상반신으로도 어느 정도의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으므로 바지가 내려갈 걱정이 조금 적다. 다만 뛰어다니거나 큰걸음으로 걸어다니면 바디가 흔들리는 충격이 다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보니 과격한 운동은 힘들겠지만, 간단한 산행이나 행사장에서 두 대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바디를 교체할 때에는 굉장히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튼캐리어 G3 홀스터를 장착하고 직접 촬영을 나가보니, 별도의 렌즈나 휴대품이 없다면 크로스백조차 필요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필자의 경우 여분 배터리나 보조배터리, 포켓파이, 렌즈클리닝 키트를 항상 가방에 휴대하기 때문에 맨몸으로 출사를 나갈 일은 없지만, 최대한 가볍게 나가야 하는 상황이 온다거나 필자와는 거리가 멀지만 집 앞 놀이터에서 아이가 노는 모습을 찍는 아빠진사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넥스트랩과 코튼캐리어 G3 홀스터를 비교해보자면 전자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이동할 때 카메라가 덜렁덜렁 명치를 치는 것을 즐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홀스터는 카메라를 허리춤에 딱 붙여주어 흔들리지 않게 만들어주지만 그만큼 신체의 움직임에 의한 충격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뛰어다니기에는 다소 부적합하다는 단점이 있다. 어떤 것이 적합할지는 사용자의 성향과 목적에 따라 갈릴 듯.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썬포토로부터 제공받았으며
리뷰 내용 및 의견에 대한 제약/간섭 없이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