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Full HD 해상도에서 정체되어 있던 디스플레이 시장이 디스플레이와 GPU 개발업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더 높은 해상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이면 8K 방송이 본 궤도에 올라설 예정이며, 4K HDR은 빠르게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다만 시청거리가 다소 짧아 상대적으로 24~32인치의 소형 디스플레이가 대부분인 모니터 시장에서는 고해상도에 대한 니즈도 존재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고주사율의 게이밍 모니터에 대한 요구도 존재하고 있어서, 상당수의 게이머들은 주어진 성능으로 주사율과 해상도 사이에서 어떤 것을 추구할지 고민하게 되죠.
현재로서는 이 둘을 모두 만족시키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가격에 놓인 것이 QHD 144Hz 모니터라고 생각합니다. Full HD보다는 높은 해상도, 60Hz보다는 높은 주사율로 더 부드럽고 더 선명한 화면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지금까지 나온 QHD 144Hz 모니터 제품들의 경우 많은 수가 3~5ms(실측시 일반적으로 7~10ms) 수준의 응답속도를 갖고 있어, 일반 소비자들이 아닌 준프로게이머들이나 날카로운 눈을 가진 게이머들에게는 다소 성에 차지 않는 면이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MSI의 Optix MAG271CQR은 이런 점을 개선했다고 주장하는 제품입니다. 1ms 응답속도를 갖고 있으며, 후면에 RGB LED가 있어 튜닝 효과도 어느 정도 얻어낼 수 있는, 누가 봐도 게이머들을 노리고 출시했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제품입니다.
따라서 CircuitBoard가 중점적으로 살펴볼 부분도 명확합니다. 응답속도, 주사율, 그리고 화면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이 모니터를 평가할 바로미터가 되겠죠.
MSI Optix MAG271CQR, 과연 다양한 부분을 모두 만족하는 최상의 QHD 144Hz 모니터일까요?
리뷰를 통해 알아봅시다.
MSI Optix MAG271CQR은 거의 모든 면에서 그동안 봐왔던 30~40만원대의 QHD 게이밍 모니터들을 앞서는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1800R의 곡률로 자연스러운 시청 경험을 챙기면서, 동시에 색재현력에서 게이밍 모니터들의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물빠진 색감, 자연스럽지 않은 색 표현을 실측기준 sRGB 95%에 달하는 패널을 사용하여 상당부분 개선하였습니다.
또 응답속도 역시 게이밍 모니터임에도 불구하고 실측 기준 7~10ms를 보여주어 잔상이 많이 남았던 여타 제품들과 다르게, 기본적으로 6ms, 픽셀 오버드라이브 적용시 4ms의 응답속도를 보여주어, 초당 144Hz 주사율로 출력할 때 잔상을 느끼기 힘들어지는 수치인 7ms 미만의 값을 기록하였습니다.
그 외에 게이밍 모니터가 필요로 하는 크로스헤어 OSD 표시기능, RGB LED, 색감 조정 등을 기본적으로 내장하여 보다 편리하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RGB LED의 밝기는 괜찮은 편이나 표시영역이 한쪽에 치우쳐져 있기에 고르게 모니터 뒤를 밝히지 못한다는 것이 옥의 티입니다. 또한 표준 감마 곡선(Gamma 2.2) 대비 암부 계조가 단순히 부스팅된 것을 넘어 들쑥날쑥하여, 어두운 테마의 게임이나 영상에서 제작자가 의도한 비주얼을 제대로 살리기 힘들다는 점도 감점 요인입니다. 캘리브레이터가 있다면 이 단점은 간단히 해소할 수 있습니다만, 디자이너나 사진/영상 관련 취미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캘리브레이터를 갖춘 사람은 드물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은 사전에 제조사에서 고려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부 계조 문제는 매우 어두운 영역 일부에만 한정하여 나타나기 때문에, 공포 게임이나 영화 등 특정 장르를 즐기는 사용자거나 영상 품질에 민감한 전문가가 아닌,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피부로 체감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CircuitBoard의 결론입니다.
이 제품을 살 것 같은 사람들
1. 기존에 MSI 게이밍 라인업을 보유한 사람, 특히 GP/GS/GT 시리즈 노트북 및 AEGIS 사용자
2. GeForce RTX 및 Radeon Vega/VII/57xx 시리즈 사용자
박스는 두께 0,5cm 가량의 두터운 박스에 담겨져 있습니다.
커브드 모니터인 만큼 두께 2cm 이상의 큼직한 스티로폼에 패널이 싸여 있으며, 그 위로 각종 케이블, 설명서, 스탠드 구성품 및 액세서리가 들어 있음이 확인됩니다.
보통 MSI 제품 디자인의 특징을 꼽으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화려함만을 생각하시는데, 이번 Optix 시리즈의 경우 좀 더 정제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후면은 eSports 경기장이나 PC방 등에서의 사용도 고려한 듯 좀 더 임팩트 있는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곡선으로 완만하게 헤어라인처리된 상부, 회로 무늬가 새겨진 하이글로시 재질의 중간, 그리고 무광 블랙의 하단까지 서로 다른 마감으로 처리되어 있어 단조로운 느낌이 없습니다.
스탠드 윗부분에는 MSI 로고가 부착되어 있군요.
우측에는 MSI에서 Mystic Light라고 이름붙인 RGB LED 바와 디퓨저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모니터 뒤에 밝은 색의 벽이 있다면 은은하게 모니터 주변으로 빛이 퍼지기 때문에 RGB LED를 내장한 MSI 컴퓨터나 주변기기들과 함께 사용하여 튜닝 효과를 손쉽게 누릴 수 있습니다.
MSI에서 함께 제공한 AEGIS 게이밍 PC와 함께 매칭해 보았습니다. AEGIS PC에도 Mystic Light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Optix 모니터와 함께 매칭하면 멋진 연출이 가능합니다.
Mystic Light의 경우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LED 효과를 고를 수 있는 유틸리티를 제공하기 때문에,
원하는 효과를 골라 PC와 모니터, 주변기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모니터에 LED 효과를 적용하려면 기본제공되는 USB Type-A 케이블로 모니터와 컴퓨터를 연결해야 하며, 별도의 커스커마이징을 제공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MSI Optix 모니터는 HDMI 2.0 2개와 DisplayPort 1.2, 3.5mm 헤드폰 출력 포트, USB 2.0 다운스트림 포트 2개와 1개의 USB Type-A 업스트림 포트를 갖고 있습니다. USB 2.0 다운스트림 포트는 업스트림 포트를 이용해 컴퓨터와 모니터를 연결했을 때 사용할 수 있으며, 각각 키보드와 마우스를 꽂아 사용하기 편하게끔 되어 있는 게 특징입니다.
보다 정확한 성능 측정을 위해, Spyder5Elite 컬러리미터 방식의 모니터 캘리브레이터를 모니터에 부착, 색재현력과 밝기, 감마 곡선 등을 측정합니다.
Optix MAG271CQR은 VA 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여러 디스플레이에서 표준처럼 사용하는 RGB 서브픽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PPI는 약 108.
MSI Optix MAG271CQR은 sRGB 95%에 근접하는 색재현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제조사 주장 수치보다는 다소 낮지만 콘텐츠를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치입니다. 단, 사진이나 영상 제작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아래에서 다룰 내용 때문에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습니다.
sRGB 색역과 비교한 Optix MAG271CQR의 색역입니다. Red - Yellow - Green에 해당하는 영역의 재현력은 표준보다 살짝 떨어지는 반면, Cyan - Blue - Magenta에 해당하는 영역의 재현력은 표준 대비 다소 강렬합니다. 화이트포인트 역시 표준대비 Cyan 방향으로 살짝 치우쳐 있습니다. 이는 전문가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LCD 모니터에서 관찰되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Optix MAG271CQR은 암부가 표준대비 부스팅된 감마 커브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블랙이 실제보다 살짝 들떠 보이게 되며, VA패널의 특징인 3000:1에 달하는 명암비에도 불구하고 실제 명암비는 이보다 다소 낮습니다.
게이밍의 경우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물의 경계를 표현할 수 있어야 목표물을 더 잘 포착할 수 있기에 이렇게 암부가 부스팅된 특징이 환영받을 만합니다. 다만 콘텐츠 제작용 모니터의 경우 표준을 준수하여 콘텐츠를 제작하여야 하기 때문에, 색재현력이 좋다고 해서 이 모니터를 게이밍과 콘텐츠 제작 모두에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캘리브레이터로 감마 커브를 감마 2.2 표준에 맞게끔 교정한 결과입니다.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원본 대비 좀 더 표준에 가까운 대각선의 형상을 볼 수 있습니다.
정적 명암비는 ANSI 기준 1247:1을 기록하였습니다. 암부 부스팅 때문에 VA패널들이 일반적으로 갖는 3000:1 ~ 4000:1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만, 그렇다 해도 상급 IPS 패널과 유사한 수준의 명암비를 보입니다.
HCFR로 측정한 감마 커브(노란색 실선) 역시 표준(흰색 점선)보다 암부와 중간 계조 전반에서 부스팅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경우 명암비는 떨어지지만 어두운 영역에서 목표물을 더 잘 포착할 수 있다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다만 가장 어두운 부분(0~4)의 경우 일관되게 0nit에 매우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모니터의 극암부 계조가 손상되어 검은색 표현이 다소 풍부하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어두운 테마의 영상을 감상할 때 다소간의 위화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가장 밝은 부분(252-255)의 경우 표준보다 조금 더 밝게 표현되지만, 계조 표현이 망가지지는 않습니다. 콘텐츠 감상에는 큰 무리가 없겠습니다.
시야각은 상하좌우 약 45도 각도에서 측정한 결과 제법 우수한 편입니다. 단 곡률이 있는 모니터이기에 좌/우 시야각 테스트의 경우, LCD 패널의 각도에 따라 카메라와의 입사각이 달라져 원본 대비 색이 차이가 나니 이 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Optix MAG271CQR은 모니터 뒷면의 조이스틱으로 조작할 수 있는 OSD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국어 UI가 적용되어 있으며, 밝기, 명암은 물론 색온도나 FreeSync, 조준용 UI 등 고급 기능들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게임 모드의 경우 총 4종의 추가 프로파일(위)을, 기타 모드에서는 3종의 추가 프로파일에 맞추어 모니터 화면을 재구성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렇게 재구성할 경우 특정 장르의 콘텐츠를 감상할 때 유리합니다.
색온도는 3가지의 옵션을 제공합니다. Optix MAG271CQR 역시 OSD 기능에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위한 색온도 조절 항목이 있는데, 이 기능을 활용하여 화이트밸런스를 표준에 가깝게 교정할 수 있습니다.
응답 속도의 경우, PXW-FS5 카메라로 화면 중앙부의 Gray to White, White to Gray 지점을 960fps로 녹화하였으며, 계측 결과 기본 설정에서는 6ms, 픽셀 오버드라이브 기능 활성화시 4ms가 측정되었습니다. TN패널의 응답속도와 비슷하면 여전히 어느 정도의 격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게이밍 모니터에 탑재되는 VA패널이나 IPS패널의 경우 3~5ms 응답속도를 주장하지만 실제 계측시 응답속도가 대부분 7~10ms 언저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1ms의 응답속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 픽셀 오버드라이브 활성화시 응답속도가 상당히 개선되지만, 전압 변동으로 인해 검은색 잔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면 품질을 우선시하는 사용자라면 이 기능은 끄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Optix MAG271CQR은 최대 144Hz의 주사율로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60Hz의 일반 모니터와 비교했을 때 약 2.4배 더 부드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실제로 4배속 슬로우모션으로 촬영한 결과를 보면 60Hz와 144Hz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드러운 움직임이 재생되면 목표를 포착하거나 추적할 때에도 뚝뚝 끊기지 않아 더욱 자연스럽게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조준점을 옮긴다던지 하는 대응이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