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에이드는 주방가전을 폭넓게 다루는 브랜드다. 작게는 전기 주전자와 블렌더에서부터 크게는 냉장고와 오븐, 요즘 유행하는 인덕션과 식기세척기까지 취급한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가정에서 사용하기 좋은 전기오븐으로, 용량이 크고 기능이 많아 다양한 요리에 도전해 볼만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제품이다. 모델명은 5KCO211EBM이며 2021년 3월 초 현재 다나와 최저가는 25만 원 상당.
키친에이드 5KCO211EBM는 토스터 오븐을 크게 부풀린 것 같은 외관을 하고 있다. 사이즈는 430*210*343mm로 전자레인지보다 약간 큰 편이라 놓을 장소를 조금 타는 편이다(가로세로 및 뒤쪽으로 최소 10cm 이상 이격해 사용할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실제로 차지하는 공간은 더 커진다).
구성품은 오븐 본체, 구이용 선반, 코팅 팬, 오븐 선반, 부스러기 트레이, 설명서, 도어 홀더로 필요한 건 다 갖췄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추가로 팬에 깔 유산지를 구비해 둔다면 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 절약을 노려볼 수 있겠다.
기본 형태는 통상적인 상하 도어식 전기 오븐으로, 전면 문을 당겨 열면 안에 조리 공간이 넓게 자리잡은 방식이다. 오븐 선반은 조리 목적에 따라 열선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2가지 슬롯 중 하나에 끼울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상단 : 육류/토스트/고기에 적합, 하단 : 제빵/요리에 적합) 선반 위에 오븐 팬과 필요시 그릴용 선반을 추가로 올려놓아 사용할 수 있다.
TIP) 도어는 따로 건들지만 않으면 혼자 덜컥 열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고정되나, 장기간 사용하지 않거나 따로 보관해 둘 필요가 있을 때에는 기본 제공되는 도어 홀더를 축 부분에 끼워두길 권장한다.
도어 아래에는 모드 다이얼과 시간/온도 조절 다이얼, 시작/취소/해동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조절 다이얼은 버튼처럼 누를 수도 있는데, 원하는 모드를 선택한 상태에서 다이얼을 돌리면 온도가 조절되고 한 번 누른 다음 돌리면 조리 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각 모드마다 최적 온도와 시간이 프리셋처럼 지정되어 있긴 하지만 재료의 양이나 종류에 따라 조금씩 조절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시간/온도 조절 기능은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먼저 [베이킹] 모드를 통해 소시지빵을 구워보았다. 사전 설정은 175도에서 30분 굽는 것이며 온도와 조리 시간은 시작 전이나 조리 도중 변경할 수 있다. 다만 반죽을 40도에서 속성 발효시키는 과정이 있는데 이에 도움이 될 만한 기능이 전기오븐에 없어 상온에서 장시간 발효를 거친 다음 굽거나 낮은 온도로 예열한 뒤 잔열이 남은 오븐에 반죽을 넣는 식으로 변칙(?) 발효를 해야 했다. 40도 발효 모드까지 지원하는 일부 오븐에 비해 제한되는 느낌이라 다소 아쉬웠던 부분.
개인적으로 가장 편하고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피자 모드였다. 21L라는 용량에 비해 팬 면적이 엄청 넓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냉동 피자를 구우려면 먼저 반으로 잘라야 했지만 요즘 에어프라이어용으로 나오는 작은 피자라면 이 오븐에도 그대로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피자는 프리셋 온도/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게 잘 구워졌으며, 안에 튀는 것도 없기 때문에 굉장히 깔끔하게 한 끼 식사를 마련할 수 있어 좋았다.
대용량 전기오븐에 거는 로망 중 하나가 바로 통삼겹 오븐구이다. 칼집 송송 낸 삼겹살을 넣고 바싹 구워낸 것은 수육이나 보쌈과는 또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생삼겹살 기준 [로스트] 모드의 프리셋(180도에서 60분)대로 한 번 굽고, 진한 수육 색깔이 된 삼겹살을 다시 넣어 230도에서 10분 더 구웠더니([직화] 프리셋대로 구워도 좋을 듯) 겉바속촉 맛있는 통삼겹구이가 탄생했다. 도어 창을 통해 고기가 구워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하게 구워지거나 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잘 느껴진 활용 예였다.
요즘 데우는 주방가전 트렌드는 에어프라이어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5~7L 정도로 부족한 분야에서는 아직 대용량 전기오븐이 충분한 메리트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1인 가정이라면 토스터용 소형 오븐을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여러 주방가전을 다양한 크기로 사용해 본 경험으로는 "주방가전은 인원수에 무관하게 일단 거거익선"이라는 의견을 관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토스터, 냉동피자, 오븐치킨, 제빵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기 좋은 키친에이드 전기오븐은 덩치가 약간 크지만 그만큼 활용도를 극대화한 주방가전으로 추천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