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른바 ‘3-5-2’ 작전을 사용하기로 했다. 축구가 아닌 IT 분야에서다. 중국 정부가 모든 부처와 공공기관에 외국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3년 내 없애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0년에 중국 각 부처와 공공기관 컴퓨터들의 약 30%, 2021년에는 50%, 2021년에 나머지 20%를 교체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로 인해 이 계획에 마치 축구에서 쓰는 포메이션을 연상하는 ‘3-5-2’란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FT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 내 컴퓨터 하드웨어 약 2000만~3000만대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FT에 따르면 해당 명령은 올해 초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의해 내려졌다. FT는 기밀사항인 이 명령을 2곳의 중국 사이버 보안 회사 직원 등 익명의 소식통에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3-5-2’ 정책은 지난 2017년 통과된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중국 내 정부 각 부처와 핵심 인프라 운영자들이 ‘안전하고 통제가능한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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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FT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이 당장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 기관들은 현재 데스크톱 컴퓨터를 대부분 중국 레노보의 제품을 사용 중이다. 레노보는 미 IBM의 PC 사업부문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레노보 데스크톱 컴퓨터의 속을 들여다보면 프로세서 칩은 미국 인텔, 하드 드라이브는 삼성전자가 만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국산화가 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중국에서 만든 자체 운영체제(OS)인 ‘기린’이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비교하면 여전히 기능에 한계가 많기 때문이다. 또 정부 차원의 이 같은 국산화 지시가 민간 기업에까지 이어지긴 어렵다. FT는 “막대한 교체 비용으로 인해 민간 기업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5&aid=0002958884&date=20191209&type=1&rankingSeq=4&rankingSection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