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고픈 아키타 츠루노유 온천(秋田 鶴の湯 溫泉)

혼진(本陣) 에 묵었더랬지~!

들어가며...

이 글은 몇 해 전에 아키타로 여행을 다녀온 후, 과거에 운영하던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 가운데 츠루노유 온천 부분만 다시 쓴 것입니다.

교육 및 역사 문제를 대하는 일본의 행태가 괘씸한 것이, 한일 관계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긴 하나 다시금 한일관계가 전향적인 국면을 맞이하고, 또 여러 여건이 허락된다면 제일 먼저 다시 가고픈 곳이기에 짧게나마 다시 츠루노유 온천에 관한 글을 써 봅니다.

몇해 전, 아키타秋田로 여행 간 적이 있다.

아키타의 여러곳을 다녔는데, 일본인들이 가고 싶어하는 유명한 온천 가운데 하나라고 하는 츠루노유(鶴の湯) 온천에서도 하루를 묵었었다.

우리에게는 오래전 '아이리스'라는 드라마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고, 그 영향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꽤 많았던 곳이기도 하다. No재팬 운동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어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키타 지방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업이었다.

츠루노유 료칸에 묵지 않는다 할지라도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의 주요 경유지 중 하나가 이곳에서 짧게나마 온천욕을 즐기는 코스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내가 묵었던 때에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꽤 많이 다녀갔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 다시한번 가려고 했었는데 직항이 없어져 버렸기도 했고, 한일 관계도 영 엉망이어서 가려던 계획을 접었고~ 그후 코로나까지 겹쳐 몇 해 째 미루고 있다.

코로나도 잦아들고, 한일관계가 조금 더 괜찮아지면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는다.

사실 아키타는 츠루노유 말고도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 그리고 또 다른 유명한 온천들도 많은데, 쌀이 유명한 고장이어서 그런지 내게는 '맛있는 사케가 많은 곳'으로 기억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ㅎㅎ(현재는 술을 끊었지만, 당시엔 술을 정말 좋아했더랬다!)

아키타에는 당시에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곳이 있어서 가게 된 것이었는데, 간 김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된 것이고, 일본인들도 어지간해선 예약하기 힘들다는 츠루노유 온천의 혼진(本陣, 본진)에 묵는 호사도 누렸더랬다.

본진은 약 150년이 넘은 건물로, 일본인들의 예약도 쉽지 않은 곳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예약을 하면 현대식의 1~2호관에 묵게 되는데, 나도 처음엔 자리가 없어 현대식 료칸에 예약을 하게 됐었다. 하지만, 혼진에 묵고 싶다고 예약할때 말했었고, 혹시 예약 취소가 발생해서 자리가 생기면 연락달라고 했었다.

그렇게 예약을 해놓고 한참이나 지나서 ~~ 정말 운 좋게도~~ 예약을 취소한 사람이 있어 자리가 났다는 연락이 왔고, 본진에 묵을 수 있게 됐었다.

신칸센 타고, 다른데 묵었다가 간이 열차 타고, 버스 타고~ 뭐 그렇게 찾아간 츠루노유 온천.

만약, 츠루노유(鶴の湯) 혼진(本陣)에 묵게 되신다면... 문은 열어두지 마시기를...

츠루노유 온천은 일본인들도 쉽게 오지 못하는 관광지인데다 혼진은 그들도 TV를 통해서만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내부가 정말 궁금한 모양이더라.

문 열어놓고 문앞에서 햇살 쐬고 있으니까 '좀 봐도 되는지~' '사진 찍어도 되는지~'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1~2호관, 신본진, 신동관? 등의 객실에는 냉장고도 있는걸로 아는데, 혼진에는 냉장고가 없다. 그래서 쌓여있던 눈을 작은 대야에 퍼 와서 당장 마실 맥주를 넣어뒀다. 그리고 밤에 마실 맥주는 혼진 뒤쪽에 안보이는 곳 눈 속에다 숨겨놨더랬다. ㅎㅎ(내가 갔던 때에는 혼진 개별 객실에 냉장고가 없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맥주는 자판기도 많으니 굳이 사갈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그 시기엔 맥주도 좋아했고, 꽤 많은 양을 들이붓던 때이기도 했기에 송영버스를 타기 전에 마트에서 맥주를 왕창 사 가지고 갔더랬다.

저녁은 아키타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기리탄포와 생선 그리고 몇가지 지역 전통 음식을 줬는데, 원래는 구운 생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인데도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숯불에 구운 생선이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따뜻하게 데운 사케와 잘 어우러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키타는 쌀이 유명한 고장이어서 그런지 맛있는 사케가 정말 많았었다)

츠루노유 온천 료칸, 혼진은 낭만으로 묵는 곳!!

(겨울에 가신다면~) 전기 난방기를 밤새 돌려도 자다보면 좀 추울 것임~!

내가 갔던 날에 아키타 지역에 눈이 많이 왔는데, 노천탕에서 온천을 즐기고 있던 중에도 눈이 조금씩 내려서 정말 복 받은 날이었다 싶더라. 눈을 맞으면서 온천을 즐기면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니...산 속에 숨겨진 비탕이라는 말의 의미를 절감할 수 있었다.

츠루노유 온천은, 낮에는 (앞서 말했듯이) 패키지 여행의 경유지로 온천을 즐기러 오신 관광객들과 온천 손님들이 많아 북적인다면, 밤에는 투숙객 외에는 온천을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고요함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노천탕은 남녀 혼탕이니 함부로 카메라를 들이대지 마시길... 밤과 새벽에 사람이 없다 싶어도 구석 구석에 온천을 즐기고 있는 분들이 계셨다.

탕에 사람이 없는 순간에 사진을 찍는 분들도 꽤 계시던데, 소심한 사람인지라 노천탕은 사진을 못찍겠더라. (혼탕이어서 괜히 카메라 들고 갔다가는 치한 취급 받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 -_-;;) 노천탕 사진이 없어서 홈페이지 사진으로 대신한다.

오래전 사진들 뒤적이다가 써본 츠루노유 온천 여행기. 

머지않은 날에 다시한번 갈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