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경계가 사라진다면, 가장 먼저 찾아올 변화는 무엇일까. 화면 속 은하가 현실로 밀려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익숙했던 공간에서도 전혀 다른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평범한 햄버거 매장이 별세계의 관문이 되고, 소소한 식사가 우주 여행의 티켓이 된다면 어떨까.
2025년 봄,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붕괴: 스타레일’과 맘스터치의 이색 콜라보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에서 은하를 구현해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서울 DDP점은 가장 짙고 선명하게 그 우주를 담아낸 곳이었다. 일회성 이벤트로 보기엔 아쉬울 정도로 완성도 높은 현장, 직접 다녀온 날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본다.
현실 속 접점, ‘Touch the Light’ 이벤트 개막
2025년 4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은하 판타지 RPG ‘붕괴: 스타레일’과 국민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가 손을 잡고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Touch the Light’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콜라보는 1차(4월 30일 ~ 5월 13일)와 2차(5월 21일 ~ 6월 3일), 총 두 개의 시즌으로 나뉘며, 그에 따라 증정 굿즈의 종류도 다르게 구성돼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콜라보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포토카드(총 4종 중 1종 랜덤)와 마그넷 코롯토(총 2종 중 1종 랜덤)를 함께 받을 수 있다. 단순한 사은품이 아니라, 고퀄리티 인쇄와 디테일로 무장한 굿즈들이라서 수집욕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이 때문에 ‘풀세트’를 목표로 여러 번 방문하거나 커뮤니티에서 교환을 시도하는 팬들도 많다.
매장에서 제공되는 메뉴는 지점마다 다르다. 맘스터치 매장에서는 ‘황금의 휴일 세트’(싸이버거, 빅싸이순살, 콜라)가, 맘스피자에서는 ‘미미미트 세트’(와우미트 피자, 치즈감자)가 준비되어 있다. 이 메뉴를 주문하면 실물 굿즈 외에도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딤 코드가 함께 제공되며, 이를 통해 ‘프로필’, ‘휴대폰 배경화면’, ‘레시피’ 등의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방문 외에도 앱 주문이 가능하지만, 모든 매장에서 굿즈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므로 반드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공식 카페와 SNS를 활용한 이벤트도 병행 중이다. 세트 메뉴 인증샷을 커뮤니티에 업로드하거나, 정해진 해시태그를 포함해 트윗을 공유하면 경품 추첨 대상이 된다. 이름처럼 ‘빛을 터치하는’ 행위 하나로, 현실과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구조다.
현실과 우주의 경계, DDP점에서 열린 체험의 문
서울 도심 한복판, 평소라면 패션과 전시로 북적일 DDP의 지하 공간이 그날만큼은 다른 차원의 기운으로 가득 찼다. 붕괴: 스타레일과 맘스터치가 꾸며낸 테마 매장 ‘맘스터치 LAB’은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특별한 장소로, 단순한 팝업이 아닌 실제 은하 판타지 RPG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예약을 마치고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자, 입구 앞은 이미 탐험을 기다리는 개척자들로 줄이 이어져 있었고, 마치 우주선 탑승을 앞둔 듯한 긴장감과 설렘이 공기 중에 감돌았다.
2025년 5월 4일은 특히 특별했다. ‘Golden Special Day’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깜짝 이벤트가 예고되어 있었고, 오후 2시 타임에 방문한 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입장 직후 진행된 룰렛 이벤트에서는 다양한 스타레일 굿즈가 걸려 있었고, 필자 역시 뽑기에 참여했지만 결과는 ‘띠부씰’ 하나. 살짝의 아쉬움이 밀려오던 찰나, 무대를 대신한 음식 수령대 앞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타레일 팬이라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바로 그 목소리. 게임 속 아글라이아 캐릭터의 성우가 실제로 현장에 등장해 직접 세트 메뉴를 나눠주는 이벤트가 펼쳐진 것이다. 정체가 밝혀지자 매장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뒤덮였고, 감동과 놀라움이 동시에 퍼졌다. 단순한 음식을 넘어서, 스타레일 세계 속 인물이 현실로 걸어 나와 관객과 교감하는 순간이었다.
또한, 해당 시간대에는 아글라이아와 트리비 캐릭터를 완벽하게 재현한 코스프레팀도 함께 등장했다. 세트를 받고 즉석에서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포토존 주변은 줄이 길게 늘어섰고, 조명이 켜지지 않아도 그 열기는 충분히 뜨거웠다. ‘오늘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올 정도로, 그 현장은 일상의 연장이 아니라 이벤트 그 자체였다.
맘스터치에서 제공한 음식도 그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싸이버거와 빅싸이순살은 익숙한 조합이었지만, 그날만큼은 별도의 의미가 더해져 ‘성지 음식’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음식보다 인증샷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메뉴는 사진 촬영이 끝난 후에야 겨우 입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또 하나의 연출처럼 자연스러웠다.
모으는 재미까지, 스타레일 굿즈 수집 작전
단순히 매장에 방문해 음식을 먹는 것으로 끝나는 이벤트였다면, 이토록 뜨거운 반응은 없었을 것이다. 진짜 스타레일 팬들의 마음을 자극한 건 바로 ‘랜덤 구성’의 굿즈였다. 포토카드 4종과 마그넷 코롯토 2종. 이 여섯 가지를 모두 손에 넣으려면 운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전략이 필요했다. 특히 포토카드는 4종 중 1종 랜덤 지급이라 중복 가능성이 높고, 풀세트를 완성하려면 최소 네 번 이상은 같은 메뉴를 반복해서 구매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이 시스템을 빠르게 파악한 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다녀온 DDP 테마 매장만 해도, 원하는 포토카드가 나오지 않은 이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굿즈를 꺼내 교환을 시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낯선 사이지만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팬들끼리의 유대감이 그 순간을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말없이 꺼낸 굿즈 하나에 상대방도 조용히 다른 종류를 내밀며 웃음을 짓는 모습은, 마치 우주적 교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하게 기대하긴 어렵다. 일반 맘스터치 지점에서는 콜라보 참여자와 일반 고객이 섞여 있어, 같은 메뉴를 반복 주문하거나 굿즈 교환을 시도하는 것이 눈치 보이는 상황도 많다. 그래서 지역 선택도 굿즈 수집의 중요한 전략 포인트가 된다. 예를 들어, 도심 한복판의 매장일수록 방문객이 많고 굿즈 소진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물량 여유가 있는 외곽 지역 매장을 선택하거나 평일 오전 시간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맘스터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부 ‘맘스피자’ 매장에서도 같은 이벤트가 진행되며, 제공되는 굿즈는 동일하지만 메뉴 구성과 운영 방식이 약간 다르다. 이 점을 활용해 서로 다른 지점을 번갈아 방문하거나, 앱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루트를 짜면 훨씬 효율적으로 굿즈를 모을 수 있다. 특히 몇몇 직영점은 네이버 예약과 픽업 주문을 지원하며, 사전 예약자에게 추가 혜택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어 공략 대상 1순위로 손꼽힌다.
결국, 이 이벤트는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가’보다는 ‘얼마나 스마트하게 움직였는가’가 승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굿즈 수집은 단순히 결과물을 얻는 것을 넘어서, 팬들 간의 자발적인 교환과 정보 공유,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추억이라는 거대한 덤을 남긴다. SNS와 공식 카페를 적극 활용해 필요한 구성을 교환하거나 협력하면, 무리 없이 풀세트를 완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마지막 미션, 우주를 노래하라 맘터송 챌린지
스타레일과 맘스터치의 콜라보가 남긴 마지막 조각은 그저 수집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짜 끝판왕은 바로 ‘맘터송 챌린지’다. 단순한 참여형 이벤트가 아니라, 유저가 스타레일 세계의 일부가 되어 직접 무대에 오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전할 수 있다.
먼저 오프라인 참여는 DDP 테마 매장을 포함한 맘스터치 직영 11개 지점에서만 가능하다. 해당 매장에서는 사전 예약자에 한해 ‘맘터송’의 앞부분을 부르고, 촬영한 영상을 SNS에 해시태그(#맘터송챌린지)와 함께 업로드하면 이벤트 응모가 완료된다. 현장에서 부끄러움과 싸우며 노래를 불러야 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한정 굿즈도 보상이 된다. 참여자에게는 한정판 콜라보 포스터가 무료로 증정되며, 이는 현장에서만 받을 수 있는 리워드이기도 하다. 참여 기간은 5월 13일까지로, 기간 내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온라인 루트도 열려 있다.
온라인 참여는 6월 3일까지 가능하다. 전체 곡을 자유롭게 커버한 영상을 업로드하면 되고, 제출 방식은 오프라인과 동일하다. 물론 온라인 참여는 맘터송 전체를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 더 까다롭지만, 자신만의 창의성을 더할 수 있는 여지가 넓다. 노래 실력보다는 열정과 표현력이 평가 기준이 되는 만큼, 누구든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다.
챌린지는 총 5개 부문으로 시상이 이뤄진다. 가장 주목받는 ‘빼미 픽! 상’ 수상자에게는 아이폰 15가, ‘울트라 빼미상’ 수상자에게는 갤럭시 S25 울트라가 제공된다. 여기에 PS5 디지털 에디션, 싸이버거 10개와 와우미트피자 1개 세트, 그리고 빼미 인형까지, 각 부문에 따라 실속 있는 경품이 준비되어 있다. 우주를 노래한 자에게 진짜 보상이 주어진다.
돌이켜보면 이 이벤트의 핵심은 햄버거도, 굿즈도, 사진 한 장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단지 접 포인트일 뿐, 진짜 목적은 우리 각자가 은하 판타지 RPG ‘붕괴: 스타레일’의 세계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작은 의식이었다. 현실 속에서 잠깐 열린 그 우주적 공간은 그날 그 순간, 그곳에 있었던 모든 이들에게 오래 기억될 착륙지였다. 이제 남은 건 하나, 다음 이벤트가 우리를 어느 별로 데려갈지 상상하는 일뿐이다.